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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굳게 닫힌 대문안쪽에서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대한지적공사 직원들이 측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굳게 닫힌 대문안쪽에서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대한지적공사 직원들이 측량작업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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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강남 대저택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시형씨는 2008년 전 재산이 3650여만 원이라고 신고했고 직장생활 3년차에 불과하다.

9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시형씨는 지난 5월 13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지하 1층(85.51㎡), 지상 2층(1층: 1백10.78㎡, 2층: 70.76㎡) 규모의 단독 주택을 10억1775만 원에 매입했다. 이곳은 이전까지 한정식집으로 쓰였다.

특이한 점은 이 일대 땅, 즉 내곡동 20-17 외 2필지를 대통령실이 시형씨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시형씨가 이 주택이 들어선 내곡동 20-17번지 외 2필지의 토지 일부 지분을 매입한 지 12일이 지난 5월 25일 이 땅의 나머지 지분과 주변 8필지를 40억 원에 모두 매입했다. 구입 비용 40억 원은 대통령실이 지난해 12월 '직전 대통령 경호 시설 건립 부지 매입비' 항목으로 올해 배정 받은 예산 40억 원의 규모와 일치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7번지(528㎡, 160평) 토지의 경우 시형씨가 8분의 5(100평), 대통령실이 8분의 3(60평)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30(62㎡, 19평)의 경우도 시형씨가 62분의 36(11평), 대통령실이 62분의 26(8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20-36번지(259㎡, 79평)도 시형씨가 259분의 97(30평), 대통령실은 259분의 162(49평)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다.

등기부등본의 '거래가액'과 개별공시지가에 따라 계산해 보면 시형씨는 각각의 토지를 매입하는데 모두 7억4225만 원 정도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등기부등본에 거래가액이 나와있지 않은 20-17번지 땅의 경우 개별공시지가(㎡ 당 194만원)를 적용할 경우 매입 비용은 6억4000여만원에 이른다. 등기부등본상 거래가액을 보면 20-30번지 땅은 2200만 원, 20-36번지 땅은 8025만 원이다.

주택 구입 비용까지 고려하면 시형씨는 내곡동 부동산 구입에 17억6000여만 원을 들인 셈이다. <시사저널>은 이곳 일대 땅을 이명박 대통령 퇴임 후 거주하게 될 '내곡동 사저'라고 칭하면서 "부지는 시형씨(17억6020만 원)와 대통령실(40억 원)이 모두 57억6000여만 원 정도를 '갹출'해서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이용할 사저라면 이 대통령이나 김윤옥 여사의 명의로 매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시형씨, 땅·건물 구입 사실 인정... 지분공유 관련 답변 거부

하지만 더 큰 의문은 시형씨가 17억 원대에 달하는 부동산 매입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느냐다. 시형씨는 지난 2008년 3656만2000원이라고 신고한 이후 2010년까지 3년째 '독립 생계 유지'를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시형씨는 5월 13일 내곡동 부동산을 매입한 후 한 달 후인 6월 15일 어머니 김윤옥씨 소유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29-13번지(대지 349.6㎡)를 담보로 농협중앙회 청와대지점에서 7억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 돈으로 부동산 구입 자금 일부를 충당했다하더라도 나머지 10억원4000여만원을 어디서 마련했는지는 의문이다.

시형씨는 2008년 7월 매형 조현범씨가 부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1년여 만인 2009년 11월 퇴사했고, 2010년 8월 다스에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해 현재는 다스 기획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년 남짓한 직장생활로 10억여 원을 벌어들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내곡동 주택 구입 비용을 공시지가가 아닌 실거래가를 적용할 경우 부동산 구입 비용은 더 늘어난다.

청와대 사저 이전 공식화..."매입 자금은 대출과 친인척으로부터 빌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굳게 닫힌 대문안쪽에서는 대한지적공사 직원들이 측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굳게 닫힌 대문안쪽에서는 대한지적공사 직원들이 측량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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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새 사저 마련을 위해 내곡동 부지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 자택이 있는) 논현동 일대 땅 값이 평당 3500만 원 가량으로 지난해 배정된 경호시설용 부지매입 예산 40억 원으로는 100여평 밖에 살 수 없고, 주변 필지가 대부분 200~300평으로 묶여 있어 현실적으로 구입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외아들 이시형씨. 사진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기념촬영 모습.
 이명박 대통령의 외아들 이시형씨. 사진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기념촬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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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땅 일부 필지가 시형씨와 대통령실의 공유지분 형태로 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해당 필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이 있어 건축법상 지적분할이 곤란해 건축물 철거 후 지적분할을 조건으로 공유지분 형태로 매매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지난달 29일 단독주택이 철거된 후 지적분할을 위한 행정처리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또 토지와 주택을 구입한 비용으로 11억2000만 원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시형씨가 논현동 자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5억2000만 원은 이 대통령의 친인척으로부터 빌렸다"고 밝혔다.

특히 사저를 시형씨 명의로 구입한 것에 대해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나 김윤옥 여사가 구입할 경우 위치가 노출되 건립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대통령이 매입 당사자로 알려지만 호가가 2~3배 높아져 부지 구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전례가 있었다"며 "이 대통령은 사저 완공 후 시형씨로부터 직접 매매형식으로 납세 등 적법 절차를 통해 매입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이시형,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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