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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시작 이후 주로 노년층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해온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첫 주말 유세에서 젊은층을 적극 공략했다.  

 

15일 아침 청계산 입구 원터골 느티나무 앞에서 등산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이날의 선거운동을 시작한 나 후보는 이날 오후엔 영등포동 대형 쇼핑몰인 타임스퀘어 안을 돌아다니며 1시간 20여분 동안 선거운동을 했다.

 

전날 노인복지시설 봉사와 재래시장에서 노년·중년층에게 환대받았던 나 후보는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러 나온 청·장년층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받았다. 이날 이 곳을 찾은 노년층들로부터는 더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날 나 후보를 본 청춘 남녀와 주부, 중·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보좌진에게 건네 나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 후보도 이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했고, 나 후보가 먼저 "이리 와서 같이 사진 찍어요"라며 제안한 경우도 있었다. 기자가 세어보니 이날 '나경원 인증샷 찍기'는 30 차례를 넘었다.

 

한 시민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나 후보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라고 건네기도 했고, 나 후보는 "나경원 화이팅!" 등을 외치며 지지의사를 표한 시민들에게는 일일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나 후보는 특히 어린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이나 임신한 여성 등을 보면 "아이가 몇살이에요?" "(뱃 속 아기가) 딸이에요?"라고 물었고, "새로운 서울시장에게 바라는 것을 말해달라"면서 시정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나 후보는 아이들을 일일이 껴안아줬고, 초·중·고등학생들에겐 장래희망을 물어보면서 "이 아줌마가 너희들의 꿈이 꼭 실현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볼게"라고 약속했다.

 

 

'적극 경청' 나경원, '중학교 무상급식' 질문한 시민엔 소극적

 

이날 나 후보는 지지호소 뿐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는데 적극적이었지만 우호적이지 못한 질문에는 이런 자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75세 남성은 나 후보가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는 동안 "급식을 중학교까지도 무료료 하면 안됩니까"라고 목소리 높여 물었지만 나 후보는 이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았고, 이 노인은 나 후보 수행원들에 의해 대열 바깥쪽으로 밀려났다.

 

비슷한 상황은 한번 더 있었는데, 자신을 '박근혜님을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나 후보가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는 동안 "중학생까지는 무상급식을 하고 고등학생들은 선별급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나 후보 측근들이 "사진 찍는 것부터 하고 나서 (답하겠다)"라면서 답변을 미뤘다.

 

이 남성은 '인증샷 찍기'가 끝난 뒤를 기다려 같은 질문을 했지만 이번에는 동행한 동료가 "그런 건 묻지마, 하지마"라면서 이 남성을 제지했다. 대답을 듣지 못한 이 남성은 "나쁜 이야기인 것 같지 않은데 왜 답을 안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너무 수고 많다" 인사받은 박근혜 "선거 끝나면 쓰러지기도 해"

 

나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던 오후 2시 29분 박근혜 전 대표가 쇼핑몰 앞에 모습을 나타냈고, 곧이어 조우한 두 사람은 함께 쇼핑몰 각 층을 다니며 선거운동을 벌였다. 나 후보는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며 박 전 대표에게 감사를 표했고, 박 전 대표는 "오히려 나 후보가 더 수고가 많으시죠. 원래 선거 끝나면 쓰러지기도 하고 합니다"라며 답했다.

 

쇼핑몰은 박 전 대표를 보기 위해 몰려든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고를 막기 위해 쇼핑몰 관계자들이 박 전 대표와 일행이 올라탄 뒤 에스컬레이터 탑승을 한동안 막자, 갈 길을 가지 못한 시민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쇼핑몰 내 대형 서점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개그맨 김병만씨가 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를 5권 샀다. 박 전 대표는 "(오늘) 저녁에 노량진 고시원을 방문하는데,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이 책이 힘이 되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나 후보와 박 전 대표는 30여분 동안 쇼핑몰에서 함께 선거운동을 한 뒤 각자의 일정에 따라 헤어졌다. 박 전 대표는 1시간여를 이 쇼핑몰에 머물먼서 청·장년층에게 인사하고 대화하는 데에 주력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신월동에 있는 재래시장인 신영시장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벌였고, 노량진을 찾아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을 만나 애로를 청취하고 이들을 격려했다.

 

 

어린이 만난 나경원 "뭘 바꿔줄까?" 묻자 "쉬는 시간 늘려주세요"

 

박 전 대표가 신영시장을 방문하는 동안 나 후보는 서울의 관악구 남현동을 찾았다. 청록보육원에서 24명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등 어린이들을 만난 나 후보는 당초 '1일 1봉사' 선거운동 기조에 따라 책 읽어주기 봉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이 봉사를 하진 못했다.

 

어린이들에게 "아줌마는 시장선거 나오기 전엔 국회의원을 했어. 그 전에 판사도 했어"라면서 자신을 소개한 나 후보는 책 읽어주기 봉사 대신 어린이들을 상대로 약 20분 동안 특강을 했다.

 

나 후보는 어린이들에게 "학교에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게 뭐가 있니?"라고 물었고, 아이들은 즉각 "쉬는 시간을 늘려주세요" "체육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한 어린이는 "과학실에 좋은 실험도구가 많았으면 좋겠다. 실험실에서 해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고, 나 후보는 "과학시간에 실험 같은 걸 많이 해봤으면 좋겠는데 모자라지? 체육을 많이 해야 튼튼한 어린이가 되지"라면서 동의를 표했다.

 

나 후보는 "학교에서 체육도 많이 하고, 박태환 선수처럼 수영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고, 한 사람 당 한 개씩 하고 싶은 걸 하는 기회가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이루려면 뭐든지 열심히 하세요. 공부도 노는 것도 열심히 하면 뭐든지 이룰 것"이라고 당부했다.


태그:#나경원, #박근혜, #타임스퀘어,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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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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