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위 사진은 월요일 저녁 홍대 재즈클럽 문 글로우에서 펼쳐진 공연장면이다. '한국 재즈 1세대' 신관웅씨(맨왼쪽)가 피아노 세션으로 연주했고, 가운데 재즈보컬리스트 김효정씨가 열창을 하고 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는 송남현씨(오른쪽)이 맡았다.
▲ 홍대 재즈클럽 문 글로우 공연 장면 위 사진은 월요일 저녁 홍대 재즈클럽 문 글로우에서 펼쳐진 공연장면이다. '한국 재즈 1세대' 신관웅씨(맨왼쪽)가 피아노 세션으로 연주했고, 가운데 재즈보컬리스트 김효정씨가 열창을 하고 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는 송남현씨(오른쪽)이 맡았다.
ⓒ 장원봉

관련사진보기


며칠 전 잘 아는 선배와 전화통화중 '재즈바 한번 가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실은 '재즈는 마니아가 아니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음악'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멈칫하다 겨우 대답하고 주초에 만나기로 했다.

약속한 그날 홍대 앞에서 선배와 만나 '문 글로우'(Moon glow)라는 재즈클럽을 찾았다. 홍대거리는 월요일(17일) 저녁임에도 호프집, 일본식 주점, 와인바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그런데 웬 걸? 찾아간 재즈클럽은 불야성 같은 밖과 달리 넓은 홀에 달랑 세 테이블만 손님들이 앉았을뿐 썰렁했다.

역시 재즈라는 장르가 대중음악과는 거리가 먼 탓일 거라는 생각을 먼저 해봤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K-POP은 후크송이라 가사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스트레스도 풀고 즐기는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재즈는 난해하다. 가령 예술의 전당에서 관람했던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이 그렇다.

썰렁한 재즈음악, 마치 발레공연같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다뤄진 베토벤, 베르디,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는 눈과 귀에 익숙하니까 덜 지루하지만 호두까기 인형은 음악은 둘째 치고, 발레라는 장르를 이해 못하면 뭐라고 표현하는지 알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재즈공연도 특유의 분위기만 생각하고 듣기에는 부담스럽다. 일반인들에게 재즈음악이란 "한번 들어는 봤다"고 말할 수 있는 일회성이다.

그런데 그날 재즈클럽 문 글로우에서 공연하던 네 명의 뮤지션들은 왠지 쉽게 받아들여졌다. 스윙, 비밥처럼 재즈 고유의 색깔이 아니었다. 이들은 대중들이 아는 영어로 된 팝송 혹은 프랑스 샹송이 아닌 포르투갈어 가사에 브라질의 삼바 리듬이 가미돼 좀 더 폭넓게 표현했다고 해야할까?

이를테면 이국적인 표현력이 강해진데다 템포 또한 요새 유행하는 K-POP처럼 빠르거나 느리지도 않은 채 적당한 박자를 가미해 대중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경쾌한 스타일 말이다. 퓨전재즈에서 좀 더 확대된 셈이다.

김효정과 브라질리안 재즈 뮤직프로젝트

2001년부터 재즈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한 재즈보컬리스트 김효정은 지난 해 국내 유명퓨전재즈그룹 워터칼라(Watercolor)와 브라질리안 뮤직 프로젝트그룹 '어너더 시즌'(Another Season)을 결성하고 1집에 이어 올 11월 2집을 내놓을 계획이다.
▲ 라이브 공연장에서 열창하는 재즈보컬리스트 김효정 2001년부터 재즈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한 재즈보컬리스트 김효정은 지난 해 국내 유명퓨전재즈그룹 워터칼라(Watercolor)와 브라질리안 뮤직 프로젝트그룹 '어너더 시즌'(Another Season)을 결성하고 1집에 이어 올 11월 2집을 내놓을 계획이다.
ⓒ 김효정

관련사진보기

"어 누구죠? 잘하는데요?" 내가 묻자 선배가 이 카페 매니저인 이은석씨에게 공연자들의 프로필을 물었다. 가수는 국내에서 실력파로 알려진 재즈보컬리스트 김효정씨란다. 세션으로는 문 글로우 재즈클럽 주인이자 대한민국 재즈 1세대인 신관웅씨가 피아노를, 드러머는 국내마니아들이 인정하는 구본준, 그리고 콘트라베이스 송남현씨다. 그리고 공연중 불렀던 노래들은 브라질의 삼바, 보사노바를 재즈음악에 접목한 음악이란다.

듣다보니 더 궁금해졌다. "브라질 음악을 재즈에 접목했다니 그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정말 몰라서 물어봤다. 일반적으로 재즈음악하면 연상되는게 담배 연기가 자욱한 미국 뉴올리언스 촌구석 선술집에서 흑인할아버지들이 트럼펫과 낡은 피아노, 드럼 그리고 걸죽한 목소리로 노래 한자락 불러주는 그런 느낌 아닌가?

선배가 대신 대답해줬다. "네가 이 공연을 듣다말고 흥미롭게 반응하는 그게 브라질 음악과 재즈의 접목인 거지." 그러고보니 이날 공연에서 소개된 노래들은 경쾌한 느낌을 주면서 마치 칠레 와인 맛처럼 무겁지 않은 반면 바디감이 유지된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K-POP속에 넣고 싶은 브라질리안 퓨전재즈

김효정은 지난 2001년부터 국내 재즈공연무대에서 활동해왔다. 지난해 퓨전재즈그룹 'Watercolor'와 공동으로 브라질리안 음악 프로젝트 그룹 '어너더 시즌'(Another Season)을 결성 1집 앨범 'Nosso tempo feliz'(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를 냈다. 앨범 수록 곡들도 대중들이 쉽게 접하게끔 재즈의 메인인 비밥과 스윙 외에 펑크, 라틴 음악 등 다양한 스타일들이 한데 어우러져있다. 한편 이들은 오는 11월 2집을 발매 한다. 

국내 유일의 재즈공연축제인 자라섬 국제 재즈패스티발이 올해로 8살이 됐다. 그럴즈음 전국에 크고 작은 공연장에는 재즈마니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럼에도 일반사람들이 재즈음악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공연도 홍대앞 '문 글로우', 대학로 '천년동안도' 그리고 이태원 '올 댓 재즈' 등 몇몇 재즈클럽에서 볼 수 있다. 홍대의 그 흔한 클럽들에 비하면 숫자도 얼마 안된다. 

그럼에도 최근 프로젝트성밴드로 출발한 브라질리안 재즈그룹 '어너더 시즌'은 이미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음악계의 신성으로 올라선 K-POP처럼 일반인들이 좋아할 만한 장르 등을 접목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음악 서바이벌프로 '나는 가수다'에서 한동안 잊혀졌던 록가수 임재범씨가 부활하고, 록뮤직이 다시 부각된 것처럼 국내 유일의 브라질리안 재즈그룹 '어너더 시즌'과 보컬리스트 김효정씨 등 더 많은 뮤지션들이 국내 재즈음악 대중화에 기여해주길 바란다. 이어 얼마 전 미국 빌보드 차트에 신설된 K-POP차트에 진입할 날을 기대해본다.


태그:#퓨전재즈, #어너더 시즌, #김효정, #브라질, #K-POP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