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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로맨스 타운>의 한 장면
 드라마 <로맨스 타운>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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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다이어트를 결심하는데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고도 비만인으로 살아가는 것 역시 백화점에서 옷을 구입한다거나 사람이 많은 엘레베이터를 탈 때를 제외하면 별로 불편한 일은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개성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이 나를 떠올릴 때 '비만함'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는 것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에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 다이어트를 결심했던 2010년 8월 말의 체중이 126kg. 183cm의 키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당시의 나는 분명 고도 비만이었다. 일단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체중을 줄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비만했던 탓에 여러 종류의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늘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방법① 단식] 20일 만에 20kg 뺄 수 있지만, 몸은 더 나빠져

20일 정도 단식원에 머물면서 단식원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면 20kg에 가까운 체중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단식 기간에 빠지는 체중은 대부분이 수분과 골격근육으로, 정작 빠져야 할 지방의 소모는 얼마되지 않는다.

단식이라는 극한적인 상황에 몰린 신체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든든한 에너지원인 지방의 분해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결국 체중 자체는 줄었지만 전반적인 근육과 지방의 비율은 더 나빠지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뀌는 단점이 있다.

단식 기간이라는 위기 상황을 인식한 몸이 에너지 소모를 줄여서 기초 대사량을 낮추는 것 역시 요요현상(다이어트의 부작용)의 큰 원인이 된다.

[방법② 원푸드 다이어트] 체중 줄지만, 신장과 간 손상 온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인 '빅토리'의 한 장면.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인 '빅토리'의 한 장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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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음식만 먹어서 살을 뺄 수 있다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배고픔을 참지 않아도 살이 빠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실제로 먹고 싶은 만큼 식사를 해도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원푸드 다이어트는 비유를 하자면 의복을 생산하는 공장에 옷감만 공급을 해주고 실은 공급하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실을 공급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 급한 대로 옷감에서 실을 뽑아내서 쓰는 식의 입시 방편으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의 속도대로 원활하게 옷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몸은 특정 영양소가 모자랄 때 해당 영양소가 든 식품을 선정해서 요구하지 않고 '공복감'이라는 하나의 신호만을 보낸다. 한 가지 식품만을 계속 섭취하는 것으로도 공복감을 해소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는 몸의 큰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고 신장과 간의 손상을 불러올 수도 있다.

체중이 줄어든다는 안도감과 영양 불균형에 따른 공복감 때문에 원푸드 다이어트 기간에는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늘어난 위장 역시 요요현상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방법③ 다이어트약] 각종 부작용 참고해서 선택해야 한다

시중에는 여러 종류의 다이어트 식품 및 약이 유통되고 있지만 성장 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 같은 신체에 큰 부작용을 주는 약물이 포함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의사에게 진단 받는 다이어트 약은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호르몬의 분비량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식욕을 억제시켜 준다. 또 하나는 먹은 식품에서 지방의 흡수를 막아서 체외로 배출 시키는 약이다.

두 개 다 모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우울함 등의 부작용이, 후자의 경우 배변 장애의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한 후 꼭 필요한 경우에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로 체중이 줄었을 때 빠진 체중에는 지방뿐 아니라 체수분과 근육 역시 포함되어 있다. 10kg을 감량했다 하더라도 체지방은 2kg만 준 경우보다는 5kg을 감량하고 3kg의 지방을 줄인 경우가 더 성공적인 다이어트다.

웨이트 트레이닝 병행 다이어트가 가장 이상적

이렇게 여러 실패의 경우와 주변의 충고를 종합해서 이번 다이어트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이 요법을 함께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일정 부분까지 줄기 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살을 빼는데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이는 다이어트를 단순히 줄어든 체중량으로만 평가하는 데서 오는 오해다. 근육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면서 지방만 줄이는 방식의 다이어트가 요요현상이 가장 적은 이상적인 다이어트다.

당시의 일반적인 하루는 다음과 같았다.

오전
7시 : 기상
7시 10분~ 8시 40분 : 아침 운동(등산 또는 산책)
8시 40분~ 9시 10분 : 출근 준비 및 아침 식사(잡곡밥, 소금 없이 구운 김, 양념하지 않은 멸치 볶음, 소금 없이 구운 달걀 프라이)

오후
1시 : 점심 식사(야채 샐러드, 삶은 감자 1개, 바나나 1개, 닭가슴살 1개)
4시 : 간식(바나나 1개, 견과류 약간)
7시 : 퇴근 및 오후 운동(웨이트 트레이닝)
9시 : 저녁 식사(삶은 감자 1개, 달걀 흰자 2개)

다이어트 식단은 칼로리와 염분 그리고 인공 감미료를 낮추면서도 영양소는 골고루 섭취하여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맞춰서 짰다. 그러나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던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헬스 클럽에 있는 관장님과 여러 코치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고 잘못된 부분은 옆에서 세세히 지적해 주기조차했다.

매일 매일 단순화된 하루 하루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배고픔보다는 외로움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떠들썩하게 등산을 가거나 함께 축구를 할 때의 즐거움이 아닌 혼자 묵묵히 운동을 해야하는 외로움.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는 평소의 생활 패턴을 바꿔서 퇴근 후 운동만 하고 집으로 향하는 외로움 역시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저녁 식사나 술자리를 함께 하자고 하는 전화를 거절하는 것 역시 무척이나 곤욕이었다.

126kg→98kg... 요요 왔지만, 다시 시작한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인 '빅토리'의 한 장면.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인 '빅토리'의 한 장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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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든 하루 하루였지만 매일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조금씩 좋아지는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학창 시절 사두었다가 작아서 입지 못했던 옷을 다시 꺼내 입는 다거나, 이전 같으면 포기했을 아슬아슬하게 떠나려는 타이밍의 버스를 전력 질주해서 올라탔을 때 느꼈던 짜릿함은 다이어트 기간의 신선한 활력소가 되었다.

그렇게 힘겨운 7개월을 보낸 후 나는 꿈에 그리던 두자릿수 체중에 도달할 수 있었다. 126kg→98kg. 아직 비만임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그래도 백화점에서 내 몸에 '맞는 옷'이 아닌 어울리는 옷을 살 수 있었고, 만원 엘레베이터를 탔을 때 경보음이 울려도 엘레베이터 내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리는 일도 조금씩 줄어들어 있었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끝내고 8개월. 현재는 요요현상으로 105kg까지 체중이 늘어있는 상황이다. 금욕 기간이 끝나고 난 이후의 헤이해짐과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의 잦은 술자리가 큰 원인이다.

하지만 나는 좌절하지 않고 '평생 관리를 해야 한다'는 헬스 클럽의 문구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면서 새롭게 다이어트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이번 목표는 고속버스를 탔을 때 옆 좌석의 손님이 불편해하지 않을 정도로 슬림한 몸매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태그:#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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