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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4일 오후 5시 22분]
 
'한·미 FTA 비준 협조 요청'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하루 앞둔 14일, 민주당은 "우리가 요구한 조건에 응답을 가져오지 않을 거면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대통령의 국회 방문 세부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난주 대통령이 이 문제는 시간 끌 사안이 아니라 판단해 허심탄회하게 말씀 나누고 처리 협조를 요청하려고 했으나, 국회 쪽 사정 때문에 내일(15일) 오게 됐다"며 "이게 (해결의)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여야 원내대표 간에 서명한 내용을 보면 정부가 '10+2'(민주당의 재재협상안)에 대해 통상절차법 처리를 비롯 나머지 내용에 대해 성의를 갖고 합의했는데 이 문제를 진전시키는 게 고려되지 않아 당혹스럽다"며 지난 10월 31일 여·야·정이 체결한 '가합의문'이 무효화된 것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방문, 강행처리 수순 밟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손 대표는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이 온다고 하니 강행처리 수순 밟기 아니냐는 의혹들이 많다, 여론 조성을 위해 방문하는 거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통령이 오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조항 폐기에 대해 갖고 오는 게 있느냐, 이것이 당의 중요한 원칙이고 빈손으로 오면 빈손으로 가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런 상황이라면 오지 않는 게 좋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응답 없는 방문은 정부와 국회 관계만 더 악화시킨다는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지난 10월 청와대에 가서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 입장을 자세하게 말했지만 이에 대한 답이 없다"며 "민주당의 재재협상 요구는 변함이 없다, ISD 외에도 의약품 허가 특허연계조항 삭제 등을 통해 국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입장은 재확인된 바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 정동영·이인영·조배숙 최고위원은 입을 모아 "빈손이면 안 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하와이 동포 간담회에서 '논란이 있지만 (한·미 FTA 비준 처리) 합의는 이뤄질 거라고 말했다, ISD 독소 조항과 관련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회동해 국면 전환을 기대한 국민에게 배신감을 들게 한 언사"라며 "FTA는 국회 방문 같은 깜짝쇼로 처리 될 가벼운 사안이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로운 제안이 없다면 만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투자자-국가소송제(ISD) 폐지 및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 삭제 등의 재협상 약속만이 아니라 한미FTA 비준안을 강행처리 하지 않겠다는 입장 표현도 "새로운 제안" 중 일부로 인정키로 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강행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것도 새로운 제안이 될 수 있겠다"며 "현재로서는 (이 대통령의 방문에) 응하는 것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민주당의 입장은 전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서실장에게 이렇게까지 얘기했으니 대통령께서 한미FTA를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면 안 오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오신다면 다른 저의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어 거기에 맞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민주당이 '성과 없는 방문'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이 '새로운 제안'을 가져올지가 주목되고 있다.


태그:#이명박, #국회 방문,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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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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