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예술 작품에서, 흉내 낼 수없는 고고한 분위기.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 (Walter  Benjami)의 예술이론에서 나온 말이다." - <다음> 국어사전.

 

'아우라'를 뜻하는 말이다. 이 말을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 비유했다. 그것도 "형광등 100개를 켠 아우라"라고 했다.  개국 첫날 중앙 종편 <JTBC>, 동아 종편 <채널A>, 매일경제 <MBN> 등 이들 종편은 박 의원 대담을 특집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보도전문채널인 <연합뉴스TV> 박 의원 인터뷰까지, 이들 방송이 30분~1시간씩 방송했으니 종편 개국날은 '박근혜를 위한' 방송 같았다.

 

한 방송사가 취재해 네 방송사가 시차를 두고 '4원중계'하듯 내용도 비슷해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 안에서 견줄만한 대권 주자가 없을 정도로 가장 강력한 후보다. 안철수 교수가 있지만 아직은 여야를 통털어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 공과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집권당 의원으로서 책임은 없는지를 따져 물어야 했다. 당연히 2013년 이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묻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에 이들 종편은 그 상식을 하나같이 묻지 않고, "이성을 사랑해본 적 있느냐"라는 질문에 박 의원은 "제가 본받고 싶은 선배가 있었다. 지나고 나서 보니까 그게 사랑이었던 거 같다"(<채널A>)라는 식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박비어천가' 진수 중 진수로 받아들이고 있는 <TV조선>의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는 <TV조선> 태어나면 안 된다는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 비판을 단적으로 보여준 결정판이었다.

 

<TV조선>은 "형광등 100개 아우라"만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 띄우기도 열심이다. 5일 <한겨레>에 따르면, <TV조선>은 첫날인 1일부터 '잊고 있었습니다'라는 이름의 기획으로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 비는 시간을 채우는 3~5분 길이의 시리즈 영상을 내보내고 있는데 1964년 12월 18일 박 전 대통령 내외가 독일 방문 기간 중 파독 광부들과 만남 자리에서 흘린 눈물을 무려 12번이나 내보낸 것이다.

 

 

'파독광부눈물' 편에는 광부들 앞에서 연설하는 박 전 대통령의 영상을 내보내며 "나라가 못 살아 이국 땅 지하 수천 미터에서 여러분들이 이런 고생을 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땅에서 흘린 뜨거운 눈물, 대통령은 끝내 연설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내용을 내레이션으로 내보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조선일보가 박정희 영웅만들기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안다면 <TV조선>의 박정희 띄우기는 당연한 수순이다. '박근혜 아우라'와 '박정희 눈물', 이 구도는 <TV조선>이 자기존재 이유를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박근혜와 종편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다.

 

박근혜 의원은 하나같이 자기를 띄워주는 것에 감지덕지 할지 모른다. 그럼 이런 모습이 박 의원에게 마냥 좋기만할까. 알듯이 <조중동매> 종편은 '보수방송'이다. 아니 수구방송이라고해도 무방할 정도로 수구세력이 2009년 7월 미디어악법을 날치기 하면서 통과시킨 결과물이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조중동매> 종편을 수구방송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누리꾼들 사이에 "여보, 부모님댁이 종편패널 삭제해드려야겠어요"라는 글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들 종편은 하늘이 두쪽나도 박근혜를 '버리지'않을 것이다. 자신들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종편만으로는 안 된다. 아니 종편이 '박비어천가'를 부르면 부를 수록 중도와 왼쪽에 있는 사람들는 더 멀어질 것이고, 대권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종편도 마찬가지다. 야권은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이명박 정권이 선물은 온갖 특혜에 대한 청문회를 벼르고 있고, 종편에 반대한 수많은 시민들도 야권이 정권을 잡으면 <조중동> 종편 방송허가권을 취소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조중동>이 언론으로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다는 이유다. 결국 "형광등 100개 아우라"는 박근혜와 종편 모두에게 '아우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근혜, #조중동매, #아우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