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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이윤 중심의 기존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호혜와 협동 중심의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범정부 차원의 많은 변화와 활동들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유럽발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재정감축 대안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선거시즌을 맞아 트위터·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어서 이런 움직임들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에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는 지난주 신년특집 전문가 대담에 이어, 세계 각국에서 활동 중인 해외 네트워크 필진, 사회적경제 연구진들과 함께 2012년 사회적경제 주요 이슈를 선정해 변화흐름과 동향을 가늠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7가지 열쇳말로 풀어본 '2012 사회적경제', 지금 만나보시죠.

[열쇳말 하나] 유엔, '협동조합의 해' 지정... 한국, 협동조합기본법 통과

2012년은 UN이 공식 지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스페인 몬드라곤, 이탈리아 트렌토, 캐나다 퀘백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사회적경제 운동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UN의 공식행사와 별도로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이미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퀘백에서 열린 '세계사회적경제대회(www.fiess2011.org)에는 기존의 성공사례 외에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제3세계,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이 모여 함께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의 연대와 협력을 결의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추어 2011년 12월 29일, 시민사회단체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협동조합기본법'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자유롭게 설립 가능하고 ▲ 금융·신용을 제외한 모든 산업 부문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는 등 획기적인 변화들이 올해 초부터 가능해져, 많은 변화와 사회적경제 실험들이 가능해졌습니다.

'2012 유엔 협동조합의 해' 엠블렘
 '2012 유엔 협동조합의 해' 엠블렘
ⓒ '2012 유엔 협동조합의 해' 공식누리집(2012.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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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쇳말 둘] 유럽연합, '사회적경제 이니셔티브' 출범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발 국제금융위기와 공공재정적자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유럽연합(EU)은 경제사회위원회 소속 전문가, 시민사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사회적경제 이니셔티브'를 본격 출범시켰습니다.

지난해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논의를 통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이슈와 의제를 도출해 냈습니다. ▲ 성공사례와 정보, 그리고 노하우의 공유 ▲ 자본유입 및 투자유치. 두 가지가 가장 큰 화두인데 이에 대한 주요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유럽사회적기업가정신기금(European Social Enterpreneurship Fund)'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EU에 공식 제안하는 안이 결의되었습니다.

이미 유럽에는 다양한 공공기관, 금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을 활성화하는 기금이나 펀드를 운영 중인데, 이네들을 선별해 공신력 있는 브랜드를 인증, 활동을 독려하고 민간자본 유입을 가속화하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기금 브랜드는 2012년 말 현실화될 예정이라는군요.

[열쇳말 셋] SNS의 힘! '협력소비'

SNS를 활용해 차고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당장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차를 빌려주고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아니면 아예 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곳에서 차를 빌려타고 주차는 내가 가장 마지막에 사용한 곳에 할 수 있다면? 남는 자리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태워주고 다음에는 내가 또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탈 수 있다면?

얼마 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 '짚카(Zip Car)'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몇 년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열풍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돼 화제를 모은 '공유경제와 협력소비'가 올해 본격적으로 한국에 상륙할 전망입니다.

SNS를 통해 세계각국의 회원(친구)들 집에서 이색적인 민박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 BnB)'는 이미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 있지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 중인 벤처 투자자들이 선정한 2012년 10대 핫 아이템 가운데 하나인 '협력소비'.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창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께서 주목해보실 만한 아이템이 아닐까 싶네요.

21세기 공유경제, 협력소비의 출현
 21세기 공유경제, 협력소비의 출현
ⓒ promotional c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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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쇳말 넷] '박원순 펀드'의 성공... 소셜펀딩

전통적인 기부와 모금 분야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유시민 펀드', '박원순 펀드' 성공에 힘입어,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도 '소셜펀딩'('크라우드 펀딩'이라고도 하지요)이 대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사회적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많은 분들이 이 모델을 구상했을 정도로 해외에서는 이미 검증과 확산을 마친 분야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키바(Kiva.org)'와 '킥스타터(Kickstarter.com)' 등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P2P금융'이라는 새 분야를 개척한 '팝펀딩(popfunding.com)'을 비롯해, '업스타트(Upstart.kr)', '펀듀' 등 많은 강소기업들이 활동 중입니다. 다음(다음해), 네이버(해피빈) 등 주요 포털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아름다운재단'과 같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모금전문기관들도 새로 이 분야에 참여를 결정했다고 하네요.

[열쇳말 다섯] 공동체 공헌을 투자 잣대로... 사회책임투자(SRI)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재원마련이 핵심이어서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노력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통적인 기업투자 영역에서도 새로운 변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바로 지역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공헌 여부를 중요한 투자 잣대로 삼는 '사회책임투자(SRI, Social Responsible Investing)' 활성화가 그것입니다.

2006년 유엔의 주도 아래 투자기관과 전문 컨설팅 회사들이 결성한 '유엔사회책임투자원칙(UN PRI)'에 가입한 회원사가 지난해 말 기준 916개를 기록했고 운용자산은 30조 달러가 넘어섰습니다. 독일 등 몇몇 국가들은 한 단계 높은 자체 기준을 설정해 기업의 무분별한 탐욕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여기에 가입했는데, 지난해 투자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계열사 부당 지원과 분식회계를 이유로 대기업 총수들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고 나서는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2011. 10. 10. <한겨레21> 보도).

과연 '착한 자본'들이 기업 체질개선과 '기업 사회혁신'을 견인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요?

[열쇳말 여섯] 사회적기업 육성 2차계획

한국사회적기업 진흥원 누리집. 전수조사와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 진흥원 누리집. 전수조사와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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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회적경제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국가주도로, '인증 사회적기업' 활성화 대책을 중심으로 태동해 발전하고 있는 것이 주요한 특징입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을기업 역시 이와 유사하게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연일 대규모 지원 및 활성화대책이 발표되고 있구요.

지난해 출범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이러한 사회적기업 관련 정책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데요, 올 해 3월 그동안 국가로부터 인증과 지원을 받아온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전수 실태조사에 나서고 경영공시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는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에 따라 시행된 <1차 사회적기업육성 기본계획(2008~2012)>이 올 해 마무리되기 때문인데, 그동안 '인증' 제도와 '육성지원정책' 에 대해 성과와 한계, 대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었던 만큼 1차 계획 평가와 <2차 계획> 수립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열쇳말 일곱] 서울시 사회적경제 생태계

박원순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2012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뉴타운 등 개발계획 대신 사람 중심의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자치구와 연계한 주민 주도 마을 만들기 사업과 마을기업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한 '사회적기업 개발센터'를 설치해, 인건비 중심의 직접 지원책에서 공간이나 네트워크, 마케팅 지원, 교육 등 간접지원으로 전환해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이미 3000억 원 규모로 조성계획을 확정발표한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으로 이러한 활동을 다양하게 뒷받침하고, 민관협력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사업을 '거버넌스(협치)'로 시행한다고 하네요.

시민사회 리더로 다양한 실험과 대안을 고민해온 박 시장의 첫 작품이 얼마만큼의 성과와 한계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덧붙이는 글 | * 도움 주신 분들
- 김정태 모금개발컨설턴트(유엔협회세계연맹, 영국)
- 김정원 객원연구원(희망제작소, 노르웨이)
- 양석원 대표(CO-UP)
- 정리_이재흥 연구원(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 이 글은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http://blog.makehope.org/smallbiz/) 누리집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사회적경제, #희망제작소, #유엔,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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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 협력을 통해 호혜와 우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 블록(New Economy Block)을 만들어 가고, 이러한 경제 주체들 사이의 네트워킹을 통해 사회적경제 생태계(Social Economy Ecosystem)를 조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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