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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주로 중생대(中生代) 때에 살았다. 중생대는 지금부터 6500만~2억 2500만 년 전을 말한다. 그 이후 공룡은 지구에서 사라졌다.

 

공룡이 살던 그 무렵 한반도는 계속 들썩이고 있었다. 산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땅이 되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비슬산에서 세계 최대의 암괴류(岩塊流) 유적- 둥글둥글한 바위[岩]덩어리[塊]들이 계곡들을 타고 흘러내린[流] 돌강(江)의 흔적이 2km나 이어져 있고, 땅속 저 깊숙한 곳에 있던 산(山)만한 화강암 바위(岩) 덩어리(tor, 바위산)들이 꼭대기 제일 높은 곳에 턱 올라앉아 있는 유적-을 볼 수 있는 것도 당시 한반도 땅덩어리가 아래위로 온통 뒤집혔기 때문이다. 물론 한반도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백두대간(大幹)도 이때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수십 km에서 수백 km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호수들이 곳곳에 수도 없이 생겨났다. 대구시가 발행한 <대구시사(市史)>가 중생대 후반인 백악기 무렵 '대구 시역(市域)은 내륙 호수 상태였다'고 적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의성 일대도 공룡들의 놀이터인 호수 지대였다. 공룡들은 무수한 발자국을 여기저기 남겼고, 제오리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큰 공룡의 발자국은 우리나라의 공룡발자국 중 제일 먼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호수가 형성되던 무렵 화산(火山)도 함께 폭발했다. 의성군 금성면 일대의 아름다운 명산 금성산이 우리나라 최초의 사(死)화산이었다는 이야기도 결국은 의성 일대에 화산 폭발이 있었으며, 그래서 땅의 모양이 대대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금성산이 흑요석(黑曜石)으로 뒤덮인 것도 화산 폭발이 남긴 유적이다. 회색이거나 검기 때문에 오석(烏石)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 화산석(石)은 반쯤 투명한데다 빛깔이 아름다워 장식품으로 많이 쓰이는데, 부수면 조개처럼 날카롭게 갈라지는 성질이 있어 싸움을 할 때의 무기로도 이용되었다. 금성산 일대에서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것은 바로 흑요석의 날카로운 파편(破片)을 말한다.

 

화산이 가라앉고, 한반도가 뒤틀리는 난리도 대략 1만2000∼1만3000년 정도 전에는 멈추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계속된 땅덩어리의 엎치락뒤치락은 그전까지 있었던 많은 호수를 도리어 땅으로 만들기도 했고, 강물을 타고 쌓인 흙들이 호수를 메우기도 하면서 공룡들은 살 터를 잃고 사라져갔다.

 

경상북도 홈페이지를 따르면, 경북 지역에서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것은 '1980년 칠곡군 석적면 중동 유적이 처음'이다. 그 이후 '안동과 청송, 의성 금성산 일대, 포항, 상주 등에서도 구석기 유물이 발굴되었다.' 경상북도 홈페이지는 의성에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음을 확인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상북도 홈페이지는 도내에서 구석기 유물이 발굴된 사실을 밝혀둔 바로 아래에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에 적어두었다고 해서) 경북 지역에 살았던 구석기인들을 우리의 조상으로 보는 견해는 아님'이라는 말을 덧붙여 두고 있다.

 

왜냐하면 '구석기 시대를 살던 인류는 우리 민족은 물론이고 현생(現生) 인류와 직접 관계가 없는 인류(서의식 강봉룡 공저 <뿌리 깊은 한국사 샘이 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반도에서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도 <뿌리 깊은 한국사 샘이 깊은 이야기>는 적절한 가르침을 준다.

 

지금 우리 민족이 사는 한반도에서는 50∼60만 년 전의 구석기 시대 유물이 발견되는 등,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수많은 유적과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이는 우리 강토가 아주 까마득히 오랜 옛적부터 인류 서식(棲息)에 매우 적합한 땅이었음을 뜻한다. (중략) 한반도에서 발견한 구석기 시대 유물과 유적을 <국사> 교과서 처음에 소개하는 이유가 단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오래전부터 살기 좋은 땅이었다고 말하려는 데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두는 편이 좋을 듯하다.

 

어쨌든 의성에서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것은 그만큼 이 땅이 사람 살기에 아주 좋았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경상북도 전체로 볼 때 사방으로 산에 둘러싸인 한가운데에 납작한 접시처럼 편편하게 들어앉아 있는 분지(盆地) 모양의 의성과 안동 땅은 높이가 낮아 낙동강이 휘굽어 흐르고, 그 결과 넓은 평야가 있어 옛날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기에 아주 좋았던 것이다.

 

약 1만 년 전, 지구의 인류는 빙하기가 끝나기를 기다려 좀 더 따뜻한 곳을 찾아 활발하게 옮겨다니기 시작한다. 이때 등장한 인류가 신석기인들이다. 구석기인들은 물에서 고기를 건져먹고 나무에 매달린 과일을 따먹었지만, 신석기인들은 식량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구석기인들은 돌을 뜯거나 쪼갤 때 생기는 날카로운 것들을 무기로 썼지만, 신석기인들은 돌을 갈고 가다듬어 칼과 창, 활을 만들어 사용할 줄 알았다. 이 신석기인들이 지금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의 조상이다.

 

학자들은 신석기인들이 우리나라에 살기 시작한 것을 대략 5000∼6000년 무렵부터로 본다. 그러나 '신석기 후기부터 도내 전역에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알 수 있으나 이들을 오늘날 경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직접 조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경상북도 홈페이지 공식 견해다. 이 신석기인들이 신라를 건국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태그:#의성제오리공룡, #의성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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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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