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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선 통합진보당 수원 권선 예비후보
 윤경선 통합진보당 수원 권선 예비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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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을 한 시의원'이었다고 자부하는 윤경선 전 수원시의원이 이번에는 '밥값을 확실하게 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면서 4·11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역구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이며, 소속정당은 통합진보당이다.

윤경선 예비후보가 '밥값을 했다'고 자신있게 주장하는 데는 근거가 있다. 8대 수원시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윤 예비후보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우수의정활동 모범상,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수원시지부 선정 최우수시의원상 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데 당연히 밥값을 해야 한다"고 윤 예비후보는 주장하지만, 실제로 '밥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더 많다. 선거에 출마할 때는 유권자들의 표를 얻으려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지만 당선된 뒤에는 개인의 잇속을 챙기거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의원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기초의원이든, 광역의원이든, 국회의원이든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윤경선 예비후보를 지난 25일, 권선구 구운동 한 시민단체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 예비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 갑작스레 부친상을 당해 장례를 치르느라 힘들었는지 핼쑥한 모습이었다. 몸무게가 2kg쯤 줄었다고 했다.

서울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한 윤 예비후보의 이력은 특이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성수여중 교사가 되었으나, 1년도 다 채우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야학교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학에 입학한 뒤 구로공단에서 야학교사로 활동했던 그이는 졸업을 하고 교사가 된 뒤에도 야학을 계속했고, 결국 그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교사가 아닌 야학교사를 택한 딸의 결정을 부모가 반대하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2박3일간 어머니께 기절하도록 맞았다. 아버지는 내가 가지고 있던 책을 모조리 불태웠다"고 윤 예비후보는 그때를 회상했다. "대학을 중도에 그만두려고 했으나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졸업을 했지만, 야학교사의 길은 포기할 수 없었다"고 윤 예비후보는 말했다. 

"야학교사 한다고 죽도록 맞았다"

그렇게 첫 단추가 꿰어지면서 윤 예비후보는 가난한 이웃들이 더불어 평등하게 사는 사회를 꿈꾸면서 시민단체 활동을 했고, 정당 활동까지 영역을 넓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수원시의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의원으로 출마했으나, 50표 차이로 낙선했다. 이후 지금까지 수원 열린학교 고색동 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장, 호매실고등학교 혁신학교 추진위원회 대표 등으로 활동해왔다.

-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 풀뿌리 생활정치, 이웃과 함께 하는 정치처럼 소박한 정치는 잘 할 자신이 있는데 국회의원은 다르다. 그래서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권선구는 지역현안이 너무 많다. 그것을 꼭 해결해야 하는데, 출마를 밝힌 후보들을 보니 그 일을 나처럼 열심히 제 일인양 잘해낼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작년 11월에 출마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그 일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해결해야 하는 지역 현안이 무엇인가?
"수원 비행장 폐쇄 문제와 수인선 지하화다. 수원에 군용비행장이 있는데, 이곳을 폐쇄해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소음공해에 엄청나게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 한가운데 군용비행장이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수원 딱 한 군데밖에 없다. 또한 수인선은 수원과 안산을 잇는 광역전철인데, 지상으로 설계되어 있어 엄청난 소음공해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지하화해서 지역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 예비후보는 "수원의 영통이나 장안처럼 지역 현안이 없는 지역이라면 출마할 결심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지역이라면 굳이 자신이 나설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 국회의원이 지역 민원 해결사는 아니지 않나?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권선구의 현안 문제는 지역민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주거권 문제다. 50년 이상 비행장 소음에 시달린 주민들에게 전철 소음공해까지 겪게 하는 건 문제가 있다. 게다가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에 분뇨처리시설까지 들어서 있기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뿐이 아니다. 교통이 불편하고, 학교도 별로 없고 밤길도 어둡다. 소외된 지역이다. 이런 상황이 달라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것이다. 권선구 지역사람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수원비행장은 이전을 요구하다가 폐쇄 요구로 바뀌었다. 이유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하라는 건 지역이기주의밖에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우리 지역의 혐오시설을 다른 지역에 떠넘기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폐쇄를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이 발전해서 꼭 비행장이 수원에 있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요격거리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공군기지로 시설을 이전, 확충한다면 폐쇄가 충분히 가능하다."

수원 비행장 폐쇄문제, 죽기 전에 반드시 해결하겠다

윤경선 통합진보당 수원 권선 예비후보
 윤경선 통합진보당 수원 권선 예비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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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선 예비후보는 수원 비행장 폐쇄문제는 자신이 죽기 전에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지금까지 10년 이상이나 비행장 문제에 매달려왔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여 년 전부터 진보적인 사람들이 무상급식이나 무상 의료 등을 주장해왔다. 당시만 해도 말도 안 되는,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달라지지 않았나. 무상급식을 실제로 하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노력하면 변화한다. 비행장 폐쇄문제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니, 할 것이다."

- 다른 공약은 없나?
"청년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 대학생들을 보면 불쌍하다. 청춘을 즐기지 못하고 스펙 때문에 고통을 받지만, 막상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

-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지 않나?
"재벌 중심의 경제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그리고 지역화를 통해서 경제와 사회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지역의 생활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처럼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가 지속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정치가 서민들에게 '밥'을 먹여주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윤경선 예비후보는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을 보호, 육성할 수 있는 법안들이 만들어져야 하며, 이명박 정부가 만든 재벌관련 악법들을 철폐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하고, 그 때문에 통합진보당에서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통합진보당이 서민들을 제대로 대변하는 정당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선거운동을 하면서 무엇이 가장 어려운가?
"통합진보당을 알리는 게 어렵다. 민주노동당 등 3개의 정당이 통합해서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분이 많다. 민주통합당과 통합한 것으로 아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우리 당을 알리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윤경선 예비후보는
학력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졸업

경력
수원여성회 대표
수원오산화성지역 일반노동조합 위원장
수원시의회 의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강사)
수원진보연대 상임대표
수원시 친환경급식운동본부 대표
수원 열린학교 고색동 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장
호매실고등학교 혁신학교 추진위원회 대표
칠보산청소년방과후지역아동센터 대표
통합진보당 권선구 공동위원장
- 야권연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어떤 입장인가?
"총선만이 문제가 아니다. 대선까지 길게 봐야하기 때문에 야권연대는 꼭 필요하다. 나는 총선보다 대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총선에서 잘 되어야 그게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정권을 바꿔야하지 않나. 이대로는 안 된다."

윤 예비후보는 총선 야권연대를 하려면 경선이라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무조건 전부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승자독식의 구조가 될 것이며, 그렇게 되는 건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는가?

"정당지지율로 배분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그게 국민의 뜻을 가장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원시의원으로 활동할 때 '싸움닭'이 되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성실한 의정활동을 했다는 윤 예비후보가 국회에서 다시 '싸움닭'이 되어 '밥값'을 제대로 하는 국회의원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답은 유권자의 몫이다.


태그:#4.11?총선, #윤경선, #통합진보당, #권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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