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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과 남수단은 '울지마 톤즈 공동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30일 한국과 남수단은 '울지마 톤즈 공동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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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의 수도인 주바에 고 이태석 신부의 이름을 딴 의과대학병원이 생긴다.

30일 남수단과 한국수출입은행, KBS가 체결한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 양해각서에 따르면, 한국과 남수단은 한국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지원받아 남수단의 수도에 '이태석 의과대학병원'을 세우기로 했다.

고 이태석 신부는 분쟁지역인 남수단의 도시 톤즈에서 헌신하다가 49살의 젊은 나이에 선종했다. 이러한 그의 삶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구수환 KBS 피디 연출)에 담겨 로마 교황청 등에서 상영된 바 있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여한 이병두 인제대 의과대학장은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남수단 학생들을 의사로 만들어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며 "오는 3월부터 남수단 학생들이 인제대 의과대에 입학해 공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수단에 '이태석 병원·보건소·학교'가 생긴다

'울지마 톤즈'로 이름붙어진 한국-남수단 공동프로젝트는 민간합동으로 진행된다.

먼저 남수단 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KBS가 주관하고 기획재정부(EDCF, 대외경제협력기금)와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해 남수단의 수도 주바에 '이태석 의과대학병원'을 건립한다. 이러한 지원에는 의료 기자재 공급과 보건·의료분야 마스터 플랜 수립, 병원운영 노하우 전수, 교수진 파견, 의과대학 교육커리큘럼 개발 등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7000만 달러(약 800억 원) 정도가 지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단법인 '이태석 사랑나눔'은 인제백병원과 로타리클럽 등의 후원을 받아 톤즈마을 재건사업을 벌이고, 남수단 오지마을에는 이태석 보건소와 학교 등을 세울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톤즈의 병원을 정상화하고, 한센인 마을에 보건소를 건립한다. 이러한 '민간지원'을 이끌 '이태석 사랑나눔'의 공동대표는 이태석 신부의 친형인 이태영 신부와 정각 스님이 맡고 있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여한 마리아 절바세 야크(Mary Jervase Yak) 남수단 재정경제기획부 차관은 "이 양해각서는 남수단 수도에 이태석 의과대학병원을 설립하고 톤즈를 비롯한 남수단의 오지마을에 보건 및 교육시설을 설립하는 '울지마 톤즈 사업'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는 남수단에서 시작된 이태석 신부의 못다 이룬 위대한 업적을 완성하고, 한국-남수단 양국 국민들의 장기 협력관계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 출범식 행사가 끝난 뒤 김인규 KBS 사장과 마리아 절마세 야크 남수단 재정경제기획부 차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0일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 출범식 행사가 끝난 뒤 김인규 KBS 사장과 마리아 절마세 야크 남수단 재정경제기획부 차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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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톤즈 프로젝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외원조사업 될 것"

'이태석 사랑나눔'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각 스님은 "우리 주변에는 남들을 딛고 일어서는 '냉정한 승자들이 아주 많다"며 "이태석 신부도 반드시 승자이긴 하지만 냉정한 승자가 아니라 '따뜻한 승자'"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따뜻한 승자'로서 이태석 신부의 모습을 배우고 싶다"며 "이태석 신부의 사랑나눔은 자본주의 붕괴로 인해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배워야 할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윤태용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은 "기획재정부에서는 대외경제협력기금에서 장기 저리로 지원하고 보건복지부에서는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유·무상 원조가 병행해서 추진된다"며 "여기에다 국민의 성금과 봉사활동까지 더해짐으로써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외원조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를 기획해 주도해온 구수환 KBS 피디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자원외교는 '강대국이 빼앗아간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어 해당국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며 "반면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는 그런 자원외교에 비해 진정성이 있고, 민관이 함께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구 피디는 "이태석 신부는 한국과 남수단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며 "남수단에 병원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남수단에 한국의 기업들이 진출하는 등 양국간 관계가 급속하게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울지마 톤즈 프로젝트'에 1000만 원을 기부한 구 피디는 지난해 펴낸 <울지마 톤즈, 그 후... 선물>(비아북)에서 "헌신과 겸손 그리고 진정성이 톤즈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이태석 리더십'으로 이름붙인 뒤 한국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리더십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태그:#울지마 톤즈 프로젝트, #구수환, #마리아 절바세 야크, #이태석 사랑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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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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