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 24일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을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계단을 내려오며 동네주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
ⓒ 안홍기 | 관련사진보기 |
총선 첫 지방행보로 부산을 찾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존 동남권 신공항 건설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부활, 영화도시 육성·지원 등 대선공약까지 미리 내놓으며 부산 표심을 다독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우리물산장려운동본부·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 대표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부산에 올 때 (마음이) 무거웠다. (정권 창출에) 힘이 되어주셨는데 많이 도와드리지 못했다"며 "부산 경제 활성화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부산이 발전하려면 이명박 정부에서 국토해양부로 통폐합된 해양수산부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건의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양수산부 부활까지 포함해 해양수산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부서가 꼭 있어야 한다"며 "그런 여러 안을 놓고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해양수산부 부활은 총선공약으로 내거는 것이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총선에도 국가정책에 관한 공약이 있겠지만 이런 부분은 지역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보다는 대선에서 검토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부활을 자신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울 것임을 시사한 것.
박 위원장은 영화의 전당에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부산 영화·영상계 인사들과 한 간담회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도 부산 영화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영화산업이 발전하려면 시나리오부터 후반작업까지 제작과정 전체가 부산에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었다"며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제작인력을 육성하고 제도적 지원 등 3박자가 잘 맞아지도록 새누리당에서 잘 관심 갖겠다"고 약속했다.
총선과 관련된 지방 행보로 처음 선택한 곳이 부산이라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박 위원장이 해양수산부 부활과 영화도시 전폭지원과 같은 구체적인 약속까지 내놓은 것은 여야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의 표심을 어떻게든 다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피난민 마을 돌며 민생 행보... 성난 저축은행 피해자 맞닥뜨려
큰사진보기
|
▲ 24일 오후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 주민들이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서 있다. |
ⓒ 안홍기 | 관련사진보기 |
박 위원장은 이날 민심 행보도 빼놓지 않았다. 이날 오전 동래우체국을 방문, 어려운 환경엣도 꾸준히 봉사를 해 감동 사연의 주인공으로 선택된 집배원을 만난 자리에서 '2015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기존 약속을 재확인했다.
또 영도 신성동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에서 학생 및 졸업생들과 토론회를 하면서 학교폭력 해법과 특성화고 출신의 고졸자 취업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박 위원장은 마지막 일정으로 낙후된 피난민 마을이었다가 산비탈 계단식 주택의 특성을 잘 살린 마을 꾸미기로 부산의 명소가 된 감천동 문화마을을 방문해 주민 300여 명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부산의 험악한 민심과 맞닥뜨리기도 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비상대책위원장 등은 부산영상예술고 간담회 시작 전 박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고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왔다.
이들이 박 위원장을 만나고자 한 이유는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지만, '예외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하는 건 선거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법' 처리에 대한 박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학생들과의 만남을 마친 박 위원장이 나올 길을 가로막기도 했지만 경호원과 경찰의 제지로 목적을 이루진 못했다. 부산 민심 껴안기에 나선 박 위원장이지만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민심은 껴안지 못한 것.
'부산 저축은행 피해'도 부산지역 민심을 형성하고 있는 중요한 요소인데 박 위원장이 만나서 얘길 듣는 게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분들이 지금 너무 격앙돼 있고, 막무가내로 욕설도 하는 등 만나는 것이 적절치 않아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