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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는 것이 늘 즐겁다고 말하는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아름다운 행궁길에서 만난 박선우(여 35세)
▲ 박선우 세상을 사는 것이 늘 즐겁다고 말하는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아름다운 행궁길에서 만난 박선우(여 35세)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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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만나다가 보면 괜히 기분이 좋은 사람이 있다. 특별한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딱히 그 해답을 얻기가 어렵다. 그래도 좋은 것은 사람을 수도 없이 만나고 다녀야 하는 직업이니, 이왕이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100-1. 아름다운 행궁 길 안에 자리한 <호두야자>. 전사 인쇄를 하는 전문업소를 운영 중인 박선우(여·35)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처음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마치 오래도록 알고 지낸 사람 같다고나 할까? 편안하게 사람을 만드는 재주라도 있는가 보다.

전사 인쇄 전문업소 <호두야자> 운영

박선우가 운영하는 전사인쇄 업소인 호두야자
▲ 점포 박선우가 운영하는 전사인쇄 업소인 호두야자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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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부터 시작을 했다는 전사인쇄. 안에는 각종 기념품들이 놓여있다
▲ 점포 내부 지난해 6월부터 시작을 했다는 전사인쇄. 안에는 각종 기념품들이 놓여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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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찾아간 '아름다운 행궁 길'에는 전통을 추구하는 작가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흔히 '공방(工房)'을 운영하는 작가들이다. 그런데 박선우씨가 하는 전사인쇄는 전통은 아니다. 하지만 꼭 전통이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물인 전사인쇄에 전통문양을 이용한다면 굳이 전통과 현대를 가를 필요가 있을까?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연신 웃는다. 아마 그 웃음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저는 즐겁게 살아요. 원래 금융권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6월 1일부터 행궁 길로 들어와 이 작업을 시작했어요. 이런 작업이 재미있어요. 사람들도 만나고요"

자신의 사진으로 직접 제작했다는 기념뭎
▲ 전사인쇄 자신의 사진으로 직접 제작했다는 기념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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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넣어주면 가장 좋아한다고
▲ 기념품 아이들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넣어주면 가장 좋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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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매 순간이 재미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 한다. 공방 길의 걱정도 하고, 행궁 길 축제에 대한 의견도 이야기한다. 밤이 되면 다른 지역보다 특히 어두워진다며 그런 기사도 좀 써 달라고 한다. 주차장이 많이 있으니 많이 오시라고…. 취재하러 갔다가 많은 부탁만 받은 셈이다. 전사인쇄는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란다. 우선은 컴퓨터를 잘 다루어야 하는데 '워드'만 익혀서는 안 되고, '그래픽'을 익혀야 한다는 것.

"전사인쇄를 배우는 과정은 한 1년 정도 배워야 해요. 물론 전문가가 아니라면 6개월 정도만 배워도 되지만요. 기계가 열을 올려야 하는데, 200도를 넘어야 하기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전문성을 가져야만 하죠. 아이들에게도 체험하게 하고 싶지만 정말 위험해요"

일일이 알아듣기 좋게 설명을 하다가 직접 시연도 해 보인다. 이런 일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내 중심상권이 있는 곳보다는 수입이 덜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으니 그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한다.

일을 하다가 보면 보람된 일도 많아

전통문양을 넣어 햔대와 전통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한다
▲ 전통 전통문양을 넣어 햔대와 전통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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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박선우씨는 자신이 하는 일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는 아직 1년이 안 되었지만, 그동안 참 많은 일을 당했단다.

"한 번은 어느 분이 오셔서 티셔츠 앞뒤에 '사랑해'라는 말을 넣어 달래요. 그런데 값을 좀 깎아달라고 하면서요. 이유를 물었더니 부인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 부인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손해를 보고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그일 뿐만이 아니다. 남은 숨기려고 하는 것조차 숨기지를 않는다. 당당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을 살면서 사람들이 굳이 숨겨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호두야자>라는 점포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물어보았다.

"'호두야자'라는 식물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그 식물을 키우면서 이 다음에 제가 가게를 하게 되면, 상호를 꼭 그 이름을 붙이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이름을 호두야자라고 붙였어요. 소원이 하나 이루어진 것이죠. 아마 다음에도 제가 소원을 하게 되면 꼭 이루어질 것 같아요"    

전시인쇄를 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 박선우
▲ 실연 전시인쇄를 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 박선우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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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기계를 다루어야 한다고 설명을 한다
▲ 전사인쇄 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기계를 다루어야 한다고 설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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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까지 기분이 좋게 만들어 준다. 행궁 길 점주들 사이에서도 '기분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고 주변사람들이 귀띔을 해준다.

"사진 잘 나온 것 있으면 한 장 가져오세요. 만들어 드릴게요."

이참에 사진 한 장 잘 찍어 전사인쇄를 해서 입고 다녀야 할까 보다. 아마도 그 옷을 입고 다닌다면 나도 긍정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는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인터넷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아름다운 사람, #박선우, #전사인쇄, #호두야자, #수원 행궁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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