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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주변지역에 대한 3차 환경조사가 지난 2월 29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앞서 민관공동조사단에서 부영공원의 환경오염이 심각해 폐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부평구가 이를 외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공동조사단은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캠프마켓 주변지역의 토양 오염조사를 진행 중이다. 캠프마켓 외곽경계로부터 반경 100m 이내 245개 지점에서 721건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이번 3차 환경조사는 부영공원과 디아르엠오(DRMO: 군수품 재활용센터) 시설 부지 주변지역이 집중 조사 대상이다.

 

"부영공원 환경오염 심각, 폐쇄 필요"

 

문제는 공동조사단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부영공원의 환경오염이 너무 심해 폐쇄한 후 조사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음에도 부평구가 이를 외면했다는 데 있다.

 

공동조사단에 참여하는 서울대학교 이동수 교수는 "2008, 2009년 환경조사에서 부영공원의 환경오염은 기준치를 넘어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폐쇄 후 조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주민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 취지"라며 "구청에서 말하는 '결과를 보고 폐쇄하자'는 입장은 앞뒤가 바뀐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의 지적대로 부영공원의 토양 오염은 심각한 것으로 이미 확인됐다. 2009년 실시된 캠프마켓 주변 지역에 대한 2차 환경조사에서 부영공원의 토양은 석유계총탄화수소(TPH)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서 부영공원 A구역에선 석유계총탄화수소와 벤젠(Benzene)이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인 800mg/kg을 훨씬 초과한 9814(mg/kg)까지 검출됐다. 오염 면적이 1620㎡이며, 부피가 23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아르엠오 시설 주변 지역인 산곡4동 경남4차 한신아파트 주변 지역의 경우도 석유계총탄화수소와 방향족탄화수소, 구리, 납, 아연 등의 중금속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의 경우도 석유계총탄화수소는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인 500mg/kg보다 32배 높은 1만 6309mg/kg까지 검출됐다.

 

더욱이 디아르엠오 시설 부지는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에 의해 공개된 1992년 미 공병단에서 실시한 환경조사 결과 자료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가 환경오염 기준치의 24~94배 검출됐고, 자동차 배터리 등이 매립됐다'고 언급된 지역이다.

 

1997년 12월 당시 에드원 오시바 미 공군 대위가 미 공군대학에 제출한 321쪽 분량의 논문 '주한미군의 유해 폐기물 지역 복구 문제 연구'에 따르면 미 극동 공병단이 1992년 캠프마켓 환경조사에서 토양 오염 여부를 분석할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가 최대 47.1g/kg(4만7100mg/kg) 검출됐다. 당시 조사에서 캠프마켓 토양의 4.7%가 기름과 '그리스'였던 것으로 조사돼, 과거 캠프마켓 기지로 사용된 부영공원과 디아르엠오 시설 부지 등의 환경오염 우려가 높았다.

 

부평구 "검사 결과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폐쇄할 것"

 

하지만 당시 부평구는 "캠프마켓 이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전 후 캠프마켓과 주변 지역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양 복원계획을 미뤘다.

 

이동수 교수는 3월 2일 <부평신문>과 한 전화 통화에서 "캠프마켓 담벼락 인접 지역인 부영공원 등은 토양오염 대책 기준을 초과했다"며 "두 차례 조사 결과가 대책 기준을 초과한 만큼, 공원 폐쇄 후 환경조사가 실시됐어야 했다"고 밝혔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3차 조사에서도 토양 오염이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공무원은 "폐쇄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샘플링 조사 후 크로스체킹 전에 결과를 보고 (부영공원 폐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폐쇄 결정은 토양 조사 시 구멍이 막힐 수 있는 우려와 주민 건강문제가 따른다"며 "결과가 위험하다고 나오면 주민들에게 쓸 수 있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부영공원을 많이 쓰는 야구인의 동의를 얻을 것이며, 공동조사단이 조사를 계속 참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부영공원, #석유계총탄화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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