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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4대 강변으로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금강의 경우, 세종시에서부터 금강하굿둑까지 '금강 종주 자전거길'이라는 이름으로 강변, 둑방, 도로를 따라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난 21일 금강 현장을 확인해본 결과, 곳곳의 자전거도로는 끊겨 있거나 유도 표지판이 없었다. 또한, 안전펜스도 없이 차와 함께 달려야 하는 구간도 있어 매우 위험해 보였다.

제방 위로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다.
▲ 부여 황산대교 우안 자전거길 제방 위로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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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대교 우안을 따라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 봤다. 둑방으로 아스팔트가 깔려 강쪽으로 자전거가 서로 교행할 수 있도록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 둑방길에는 자동차가 이용하기도 했다. 자전거도로와 차가 다니는 길 사이는 선으로만 구분이 돼 있을 뿐이다.

반조원배수장 앞에서 자전거길이 해제됐다. 해제만 돼 있을 뿐 다른 안내표지판은 없다.
▲ 반조원배수장 앞 자전거길 해제 반조원배수장 앞에서 자전거길이 해제됐다. 해제만 돼 있을 뿐 다른 안내표지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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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어져 있던 자전거도로는 반조원리 마을 앞 반조원배수장앞에서 갈 길을 잃었다.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던 아스팔트길은 갑작스럽게 끊겼다. 마을길을 따라 내려가야 했는데, 표시가 돼 있지 않아 헤매고 말았다. 표지판이라고는 자전거전용 도로가 해제됐다는 표지판 뿐. 여기서 부터는 차와 함께 '세도로'를 달려야 했다.

안내표지판도 없는 자전거길

금강 좌안으로는 수생태계와 육상생태계를 단절하는 데크용 자전거길이 보인다.
▲ 산을 깎아 데크로 만든 자전거길 금강 좌안으로는 수생태계와 육상생태계를 단절하는 데크용 자전거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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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찾은 자전거도로를 따라 화수리, 사산리, 하황리를 따라 갔다. 맞은 편으로 용머리산과 파진산을 깎아 데크로 만든 자전거도로가 보인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기찻길처럼 보일 수도 있다. 본래 이곳은 수생태계(금강)와 육상생태계(산)이 만나면서 매우 우수한 경관과 생태계를 지니고 있는 곳인데, 자전거도로 인해 단절돼 훼손됐다.

다시 제방을 따라 달려가던 자전거도로는 백강나루에서 멈춰섰다. 여기도 아무런 안내표지판도 없이 다시 차도를 달리게 했다. 진변로를 따라 산을 두르고 나오니 다시 금강 자전거도로가 나온다. 신리에서부터는 제법 자전거도로가 잘 이어져 있다.

백마강교를 건너 백제보에 들렀다가 다시 백제보우안 자전거길로 접어들었다. 이곳부터는왕진리다. 백제 시대, 왕이 다니던 나루터라는 유래가 있어 마을이름이 왕진리로 지어졌다고 한다. 백제보로 인해 더 이상 흐르지 않는 금강을 오른편에 두고 자전거도로를 달렸다. 그러다가 역시 또 원왕진노인회관 앞에서 자전거도로가 끊겼다. 그리고 왕진양수장에서 다시 길이 이어졌다. 역시나 어디로 가야한다는 안내표지판은 보이지 않았다. 동강리를 지나갔다.

준공을 한 달여 앞두고 있지만, 금강변에서는 포크레인이 멈출 수 없다. 동강리 천내교 하류 화단을 만들 것으로 보여지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 아직도 공사 중인 금강변 준공을 한 달여 앞두고 있지만, 금강변에서는 포크레인이 멈출 수 없다. 동강리 천내교 하류 화단을 만들 것으로 보여지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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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2배수장 앞 사면은 크게 유실되고 있었다. 그리고 천내교 아래쪽으로는 화단을 조성하는 공사 중인지 경계석을 박느라 인부들과 중장비들이 무척이나 분주해 보였다. 금강 공사현장을 둘러보며 달리던 자전거도로는 천내 2리 앞에서 끊겼다. 그 후로 공주에 도달하기까지 금강변을 달리는 자전거도로는 보지 못했다. 우안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는 이제 도로를 따라 달릴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길만 부실한 것 아니다

금강 종주 자전거길 사전점검 및 인증제 시범운영을 알리는 현수막이 공주보에 걸려있다.
▲ 금강 종주 자전거길 알림 현수막 금강 종주 자전거길 사전점검 및 인증제 시범운영을 알리는 현수막이 공주보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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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에서는 '금강 종주 자전거길 사전점검 및 인증제 시범운영'이 지난 20일에 있었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4월 22일에 총연장 1757km의 4대강 국토 종주 자전거길이 개통된다. 개통하기 한 달 전에 미리 달려 본 금강의 자전거길은 도통 알 수 없는 미로 같다는 평이다.

중간에 자전거길이 끊겨 있고, 끊긴 길에서는 자전거도로 해제 표시만 나와 있을 뿐 어디로 가야할 지 알려주는 안내표지판은 보이지 않았다. 자전거길이 끊겨 차도의 위험한 갓길을 달려야 하는 구간도 부지기수였다.

이날 함께 부여서부터 공주까지 자전거도로를 함께 점검한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양흥모 사무처장은 "금강 종주 자전거길을 현장에서 둘러본 결과, 종주하고 시민이 이용하는데는 문제가 많다"며 "준공을 앞두고 준비도 다 되지 않은 자전거길로 무리하게 개통과 인증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전거길 뿐만 아니라 모든 4대강 사업이 매우 부실하게 진행되고 성과도 나고 있지 않다"며 "4대강 정비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금강, #자전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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