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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살았는데…. 살면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뭘 얻겠다는 게 관심사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내가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까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저한테 주어지는 거다는 생각에 변함없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4일 오후 대구 경북대 대강당에서 열린 '안철수 교수가 보는 한국경제' 강연에서 자신의 대권 출마설과 관련 "사회발전에 도구로 쓰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다수 의사 반영

 

안 교수는 "지금 이 시기부터 2018년까지가 고비"라며 "정파와 이념을 떠나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진보와 보수가 아닌 화합을 강조했다. 또 "존엄은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국가가 국민에게 존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청년 일자리, 지역 불균형, 복지 등을 존엄이라는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후보와 관련해서는 "제일 중요한 게 진정성 내지는 실현의지"라며 "당리당략에 흔들릴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실행의지, 진정성이 있는가를 바라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 후보들이 선거에서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고 문제 제기하는 것도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철학과 방향을 제시하고 설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메니패스토 경쟁 바탕 위에서 상대에 대한 비판이 이루어지면 많은 사람이 떳떳하게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사람 한 사람이 시민의식을 가지고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투표에 열심히 참여해야 조직화한 소수 이익집단의 의사대로 움직이지 않고, 분산된 다수 개인의 의사가 반영된다"고 말해 젊은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이에 "우리 사회의 자원과 가치를 배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을 뽑는데, 별로 생각 없이 찍으면 안 된다"며 "개개인이 시민의식을 가지고 치열한 고민을 하고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날 강연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 실업률 문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문제 등 세 가지 주제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정부는 성장보다 일자리 창출에 전념해야

 

안 교수는 "대기업 발전이 국가 경제 발전이라는 믿음 아래 정부가 대기업의 약탈행위를 방조했다"고 비판하고 "우리보다 경제성장의 출발이 늦은 중국도 조화사회를 아젠다로 잡고 균형을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깨달음이 늦은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안 교수는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아니라 일자리 몇 개를 더 만드느냐에 정책 목표를 세우는 게 맞다"며 "기업은 성장하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역할분담을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 실업률이 3.5%로 OECD 평균보다 낮지만, 취업 포기자, 가정 주부, 대학생, 군인 등이 포함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자영업자 660만 명, 비정규직 600만 명 등 고용의 질이 낮은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또 "인구가 감소하는 2018년까지 6년간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세대 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을 60세까지 늘리고 일하는 시간을 줄여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등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해 "대기업만 있는 경제는 외부에 위험이 노출되면 국가도 한꺼번에 쓰러질 수 있다"며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한 축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글의 예를 들며 구글은 자기가 하려고 하는 사업을 벤처기업이 더 잘하면 많은 돈을 주고 사는데 우리나라는 돈을 주고 사지 않고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독점계약을 맺어 싼 가격에 일을 시킨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경북대 총학생회와 경상대학 김형기 교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장소도 당초 경북대 4합동 강의동 108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강연 3시간 전부터 수용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수백 명의 학생이 몰려 학교 측과의 협의를 통해 대강당으로 변경했다.

 

안철수 교수 강연 소식에 2500여 명 몰려

 

장소가 변경됐다는 소식을 들은 학생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약 200미터를 한꺼번에 달려나가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경북대 대강당은 2100석인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학생들이 몰려들었으며 통로에도 주저앉는 등 2500여 명이 몰렸다.

 

한편 경북대강당 앞에서는 대구 KBS 노조원이 '김인규 OUT' 현수막을 펼쳐 들고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교 지부장은 "정권에 빼앗긴 방송을 수신료를 내는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공영방송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성원을 부탁했다. 청년당 학생도 피켓을 들고 '반값등록금 실현'과 투표 참여를 호소했으며, 녹색당 당원들은 "우리도 사찰 해 줘"라며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이목을 끌었다.

 


태그:#안철수, #경북대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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