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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실세'로 알려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지난 2일 오전 '파이시티' 개발시업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거액을 받은 혐의로 대검 중수부(부장 최재경 검사장)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대검찰청에 소환되고 있다.
 'MB정권 실세'로 알려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지난 2일 오전 '파이시티' 개발시업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거액을 받은 혐의로 대검 중수부(부장 최재경 검사장)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대검찰청에 소환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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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해가 안 간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8일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친형이 박 전 차관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판단해 그의 계좌를 뒤지고 있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검찰은 전날(7일)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1억7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박 전 차관을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했다. 박 전 차관은 구속되기 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친형인 박씨 계좌에 10억~20억 뭉칫돈이 입출금?

검찰은 최근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차관의 친형인 박아무개씨의 금융거래내역을 확보했다. 지난 3일 경북 칠곡의 한 농협으로부터 받은 박씨의 금융거래내역도 그 가운데 하나다.

검찰은 이러한 금융거래내역을 바탕으로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총 10억~20억 원의 뭉칫돈이 입출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박 전 차관이 청와대에 입성했던 2008년 무렵 7억~8억 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의 한 핵심측근은 "박씨는 경북 칠곡에서 농약을 파는 농약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농약사가 매출을 얼마나 올린다고 수십억 원의 돈이 입출금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초점은 박씨 계좌에 입출금된 뭉칫돈의 성격에 모아진다. 검찰은 박씨 계좌에서 나간 돈이 박 전 차관의 부동산 구입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뭉칫돈의 실제 주인은 박 전 차관이라는 판단이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007년 5월 서울 용산구 신계동 소재 부동산을 12억여 원에 구입했다. 검찰은 이 부동산 구입자금의 출처를 좇고 있다. 박 전 차관이 박씨의 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관리해 오다 이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인출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008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시절 "경기 일산 집을 판 자금과 형에게 빌린 돈 3억 원으로 구입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친형이 직접 동생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것은 비상식적"

검찰이 박 전 차관을 구속한 뒤 박씨의 계좌추적에 힘을 쏟자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비리 수사가 '박영준 비자금'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차관과 아주 가까운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 계좌에 이어 박씨의 계좌까지 추적하고 있는 것이 비자금 수사의 신호탄으로 비친 것이다.

하지만 친형인 박씨가 자신의 명의로 박 전 차관의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는 것에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언급한 대검의 한 관계자는 "비자금은 친인척이 아닌 제3자에게 맡겨 관리하는 게 보통"이라며 "그런데 검찰이 박씨 계좌를 '박영준 비자금 계좌'로 보고 금융거래내역을 뒤지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박씨 계좌추적을 수사기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향후 수사과정에서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박 전 차관의 진술을 얻어내기 위한 압박전술이라는 것이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일 18시간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지만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지난 2007년 강철원 당시 서울시 홍보기획관에게 전화해 "파이시티 사업이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점만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비리, #박영준, #대검 중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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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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