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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차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황우여 당 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차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황우여 당 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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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신임 새누리당 당대표가 정치적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5월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부터다.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러닝메이트로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그는 친박(박근혜게)과 쇄신파의 지원 아래 결선투표에서 친이(이명박계) 쪽 '안경률-진영'조에 90대 64로 크게 이겼다.

본인 스스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당선소감문도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뜻밖의 승리였다.

'친박+쇄신파' 지지로 지난해 5월 원내대표 당선

처음에는 무색무취에 추진력도 약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곧이어 '어당팔'('어수룩해 보이지만 당수가 8단)이라는 별명이 힘을 얻어갔다. 친박과 쇄신파를 등에 업은 그의 당선을 분기점으로 새누리당은 MB 색깔을 지워나간 것이다. 이후 국가장학금 제도로 바뀌었지만, 당시 최대 이슈였던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여론을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고, 추가 감세 철회를 끌어내기도 했다. 권한대행이기는 하지만 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직접 참배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재의 새누리당) 총재가 15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선대위의장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할 때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함께 정치권에 들어온 그는 17대 국회 전반기 때는 교육위원장으로서 당시 열린우리당이 핵심사안으로 추진한 사립학교법 개정안 저지를 주도했다. 2009년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계 최경환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출마했으나 친이계 핵심인 안상수 전 당대표에게 패배하기도 했다.

'평의원 박근혜'와 회동 뒤 '수첩대표' 비아냥 듣기도

계파색이 약했던 그는 지난해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박근혜 위원장의 영향력 안으로 확실히 들어왔다.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이던 지난해 5월 19일 평의원 상태인 박근혜 위원장과 비공개로 만난 뒤 박 의원장의 발언을 수첩에 적어와 그대로 읽은 건 그 상징적인 사례였다. 회동장소도 박 위원장이 정한 장소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는 "아무리 상대가 박근혜고 (자신이) 대표 대행이라고 해도 집권당 대표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렸다"며 '수첩대표'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이번에도 당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문제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과 같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비박 대선주자 쪽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엄정하게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지도부를 맡기에 적절한 것이냐"(이재오 의원)는 반발이 나왔다.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차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황우여 당 대표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차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황우여 당 대표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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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는 이한구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 이어 황우여 의원이 당대표, 친박핵심인 이혜훈 의원이 차점자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등 '박근혜 친위체제'가 완성됐으나, 이 틀이 실제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가 당선 기자회견에서 받은 첫 질문이 친박계 일색 지도부인데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친이계 심재철 의원만 빼고는 최고위원회와 원내대표직을 친박이 싹쓸이한 데 대해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때 당 조직이 흔들리면서 이명박 후보 쪽에 패배한 경험 때문에, 모든 내부 변수를 제거해 꽉 틀어쥐고 가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중심으로 일사불란? 이회창 때도 그게 잘 안 됐다"

이 같은 '박근혜 친위체제'에 대해 비박 대선주자들은 격하게 비판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은 지난 13일 "(밖에서는) 황우여 전 원내대표를 환관이라고 지칭하는데, 환관으로 지적된 사람들이 반응도 없고 조용하다"며 "(그렇다고) 인정한다는 거냐 뭐냐. 그렇게 (대응) 안 해도 대선에서 이긴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 위원장 주변이 그만 쳐다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는 비판이자 '친박'에 둘러싸여 있는 박 위원장을 겨냥한 비판이기도 하다.

역시 대선주자로 나선 김문수 경기지사도 "이렇게 1인 정당처럼 운영하면 결과는 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을 앞두고 일사불란하게 가려는 생각일 수 있는데, 이회창 전 총재 때도 겪어봤지만 일사불란이 잘 안 된다. 앞서가는 듯 하지만 투표함 열어보면 패배였다"며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다단한데, 일사불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9일에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승리의 성과를 내고 5개월만에 임무를 내려놓은 박근혜 위원장은 6월 초쯤 가능한 현역의원이나 거물급 인사를 제외한 단출한 대선캠프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태그:#황우여,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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