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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최종병기 활'을 통해 신두리사구가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며 태안군이 제공한 사진.
▲ '보존이냐 홍보냐' 태안군의 딜레마 지난해 영화 '최종병기 활'을 통해 신두리사구가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며 태안군이 제공한 사진.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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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살린 <최종병기 활>. 박해일, 류승용, 문채원이 출연한 이 영화의 엔딩 장면 촬영지가 바로 태안의 자랑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신두사구다.

<최종병기 활>은 촬영 당시 신두사구에서 말을 달리는 씬을 촬영해 천연기념물에 대한 보호의식이 없다는 이유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비난을 산 바 있다.

특히, 당시에는 촬영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영화사가 비난을 받았다.

환경단체 관계자가 태안군청 누리집에 올린 MBC 드라마 ‘무신’ 촬영 모습. 그는 천연기념물 신두사구 촬영과 관련해 군에서 허가한 사실이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 천연기념물에서 말타기 촬영? 환경단체 관계자가 태안군청 누리집에 올린 MBC 드라마 ‘무신’ 촬영 모습. 그는 천연기념물 신두사구 촬영과 관련해 군에서 허가한 사실이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 태안군청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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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또다시 신두사구에서 말타기 촬영이 감행됐다. 이번에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드라마 <무신>. 노예에서 고려 무신정권 최고권력에 오른 김준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무신> 팀은 이번달 초 신두사구 일원에서 촬영하면서 신두사구 보호구역내에서 말타기 장면을 촬영했다. 그러나, <무신> 촬영분은 <최종병기 활>과 달리 이번 촬영 전 태안군과 신두사구 관리 주체인 푸른태안21에도 통보된 상태에서 감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천연기념물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해당 관공서와 민간단체에서 구두로 허가를 해 줬다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태안군청 누리집에서는 이를 꼬집는 문의와 비난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14일 누리집에 글을 남긴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12일 MBC TV <무신>이라는 드라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말을 타는 장면 등이 방영되었고, 말미에 태안군청도 자막으로 나오는 것을 보았다"며 "문화재청에 문의해보니 '이런 사안은 문화재청 허가 사항이나 아무런 내용도 모른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혹시 태안군청이 이 사안과 관련해 방송 관계자나 문화재청과 협의한 사실이 있는지 알고 싶다"고 문의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날인 15일에도 신두리 해안사구의 생태계 보전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푸른태안21협의회를 향해 "반교육적이며, 사구식물을 훼손하도록 방기한 것으로 여겨지는 태안군이나 문화재청을 상대로 문제 제기할 의향은 없는지 문의한다"고 공격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한 누리꾼은 "<무한도전>이나 뉴스 등 다 파업하고 드라마, 예능 PD들이 MBC 바로세우기로 지금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는데 <무신> 팀은 그런 거엔 관심 없는가보다"라며 "제목이 <무신>이니 역사적 현실이 아니고 가공의 극 같은데 그런 극에 신두리 사구 단체이용권 줘도 되나"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태안군, "경미한 촬영으로 간주, 협의해 준 것"

태안 신두리 해수욕장과 신두사구에서 촬영된 '무신'의 촬영분이 지난 12일 전파를 탔다. 하지만, 천연기념물인 신두사구에서 촬영돼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속 멀리 현대식 건물도 보인다.
▲ 역사드라마에 현대식 건물이? 태안 신두리 해수욕장과 신두사구에서 촬영된 '무신'의 촬영분이 지난 12일 전파를 탔다. 하지만, 천연기념물인 신두사구에서 촬영돼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속 멀리 현대식 건물도 보인다.
ⓒ i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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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누리집에 비난글이 올라오자 태안군은 22일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 제35조 1의 3항에 의거 국가지정문화재를 탁본 또는 영인하거나 그 보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촬영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게 되어 있다"고 법적 근거를 밝혔다.

이어 그는 "신두리 해안사구 관할군인 태안군과 문화재청으로부터 관리 위탁단체인 푸른태안21에서는 경미한 촬영으로 간주, 협의해 주었으나 촬영팀에서 협의없이 말타는 행위를 촬영하고 있어 관리단체에서 현장 시정조치 하였다"며 "앞으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서 등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군 관계는 "MBC의 요청 당시에는 신두사구 보호구역 밖에서만 촬영하라고 승인했는데, <무신> 팀이 협의없이 사구 안에서 촬영을 강행한 것"이라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담당 PD 고발과 관련해서는 "고발은 하지 않았고, 푸른태안21에서 담당 PD에게 자인서를 받았고, 사안이 경미해 구두경고를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고 말했다.

말타기로 인한 사구훼손 우려와 관련해 그는 "향후 신두사구는 풀을 걷어내 사구를 사구처럼 조성할 예정이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이를 위한 사업비도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신두사구, #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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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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