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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예술적 영감

미륵산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미륵산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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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유치진(1905~1974)
시인 유치환(1908~1967)
서양화가 전혁림(1916~2010)
음악가 윤이상(1917~1995)
소설가 김용익(1920~1995)
시인 김춘수(1922~2004)
소설가 박경리(1926~2008)

문화예술에 대한 문외한이라고 해도 한 번씩은 이름을 들어봄직한 이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미 기사의 제목에서 독자들은 알아차렸을 터이다. 모두 통영을 고향으로 가진 예술가들이다. 하나같이 일대를 풍미했으며, 각 영역에서 최고의 경지를 이룬 이들이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있으니 바로 시인 백석(1912~1996)이다. 백석의 청년 시절 연모하던 통영의 여인이 있었으니 그가 남긴 '통영'에 관한 시 수 편이 아직도 파릇하게 전해온다.

동피랑에 가면 삐뚤빼뚤 정감 있는 글씨체로 백석이 지은 '통영(統營) ― 남행시초(南行詩抄) 2'가 담벼락에 적혀 있다.
 동피랑에 가면 삐뚤빼뚤 정감 있는 글씨체로 백석이 지은 '통영(統營) ― 남행시초(南行詩抄) 2'가 담벼락에 적혀 있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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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불가사의한 영적 에너지라도 있는 것일까? 그렇다. 통영에 들어서면 그것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만하다. 잔잔하다 못해 호수처럼 고요하기까지 한 평화로운 바다, 너무 멀면 외롭고 너무 가까우면 번잡한 듯 그 앞바다에 떠 있는 섬들, 그리고 이 남쪽 끝까지 내려와 삶을 일구었던 옛사람들. 바다로 나가 물질을 하던 뭍으로 나가 호미질을 하던 평화로운 바다와 팍팍했으나 정겨웠던 시절들이 그들의 예술적 영감을 키워냈을 것이다.

동피랑, 골목길의 추억

동피랑 마을 입구
 동피랑 마을 입구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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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궁전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삐뚤빼뚤 이어진 골목길과 제 멋대로 지어진 남루한 집, 그 언덕배기 담벼락에 형형색색 벽화들이 하나둘 그려지면서 동피랑은 통영의 새로운 명물이 되어가고 있다. 동피랑 마을 꼭대기의 동포루 복원을 위해 철거 예정이었던 마을이 소박한 벽화들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동피랑 마을. 낡은 집을 그대로 살린 벽화
 동피랑 마을. 낡은 집을 그대로 살린 벽화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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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앉아 계산기를 두들기는 사람들이야 헌 것을 허물고 새 것을 지어 그 이문을 따지겠지만 헌 것에 든,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사연들을 계산할 리 만무하다. 그 오랜 사연들이 색색이 옷을 갈아입고 이집 저집 담벼락에 드러났다. 멋대로 이름을 붙이자면 그것은 골목길 리얼리즘이고,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예술이다.

동백 60리 산양일주도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양일주도로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양일주도로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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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도는 통영 남쪽에 치우쳐 있지만 통영 관광의 중심이다. 통영은 50개의 유·무인도를 품에 안고 있는데, 미륵도는 그 중 가장 섬이다. 지금은 미륵산 정상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통영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이 미륵도를 한 바퀴 도는 약 24㎞ 일주도로를 산양일주도로라고 하는데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과 바다마을을 연결하는 이 길을 통영 사람들은 '동백로'라고도 부른다. 건설교통부(지금의 국토해양부)가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동백나무와 함께하는 꿈의 60리길이다.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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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일주도로를 가다보면 적당한 높이에 미륵도 서쪽을 조망할 수 있는 달아공원이 있다. 따로 입장료가 없는 국립공원 관리 지역인데 산책 삼아 올라가볼 만하다.

미륵산 케이블카

미륵산에서 바라본 바다. 맑은 날에는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
 미륵산에서 바라본 바다. 맑은 날에는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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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시간이 짧거나 노약자가 포함되어 있다면 미륵산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통영 앞바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1975m)의 케이블카로 상부 정류장에 도착하면 약 400m 길이의 산책 데크가 미륵산 정상까지 설치되어 있다. 미륵산 정상에 서면 거제도와 한산도, 매물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며 맑은 날에는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

통영 중앙시장
 통영 중앙시장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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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통영에 왔다면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길이 483m의 해저터널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인 제승당, 통영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중앙시장 등도 둘러보면 좋다.

통영의 먹거리

통영 청정해역이 길러낸 횟감
 통영 청정해역이 길러낸 횟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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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물론 신선한 횟감이다. 물론 청정해역이라 자연산도 많지만 양식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바다가 먼 대도시에서 먹는 양식 횟감의 식감이 떨어지는 것은 장거리 이동 중 물고기가 받는 스트레스가 한 원인이기도 하다. 당연히 신선도와 식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다리쑥국을 빼놓을 수 없다. 봄도다리라는 말이 있듯이 봄에는 도다리 쑥국이 깊은 맛을 자랑한다.

통영의 대표적인 음식인 멍게비빔밥
 통영의 대표적인 음식인 멍게비빔밥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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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하며 시원한 향의 멍게 비빔밥 또한 이 고장에서 참맛을 볼 수 있다. 맨 김밥에 오징어 조림과 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충무김밥 역시 이 고장 명물이다. 각종 조미료와 소시지로 맛을 낸 김밥에 익숙한 입맛이라면 다소 심심할 수 있으나 '충무김밥'이 거의 고유명사처럼 불려서 전국에서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 묘한 중독성이 있는 셈이다. 그 중독성은 담백함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찾아가는 길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통영 IC에서 빠져나간다. 서울 강남을 기준으로 통영 IC까지는 약 370km이다.

부산 방면에서 출발한다면 가덕대교와 거가대교를 이용하여 거제도로 들어온 후 통영으로 가는 게 좋다. 부산역 기준 약 85km이다.


태그:#통영, #동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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