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1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열리는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정미, 민병렬, 이혜선, 유선희, 이홍우, 천호선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1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열리는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정미, 민병렬, 이혜선, 유선희, 이홍우, 천호선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정확히, 3 대 3의 대결이었다.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6명의 후보자들은 당권파와 궤를 같이 하는 3명과 혁신파와 뜻을 함께하는 3명으로 나뉘었다. 오는 25일부터 치러질 당직 선거에서 이 가운데 5명이 최고위원에 오르게 된다. 어느 측의 후보가 지도부에 더 많이 입성하느냐가 향후 통합진보당의 향방을 가를 핵심변수다.

21일 오후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의 의견은 정확히 반으로 갈라졌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생각부터 달랐다.

당 노동위원장을 맡은 이혜선 후보와 최고위원을 지낸 유선희 후보는 입을 모아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동지를 내모는 것은 더 이상 혁신이 아니"라며 혁신비대위가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을 당기위에 제소한 것을 비판했다. 혁신비대위 집행위원장인 민병렬 후보는 "지난 시기 당을 이끌어 온 분들도 있지만 혁신비대위를 통해 신 패권도 똑똑히 봤다, 모두가 청산 대상"이라며 혁신비대위를 공격했다.

반면, 중앙위사태진상조사위원장인 이홍우 후보는 "야권의 대표가 당권파가 당을 장악하면 야권연대는 없다고 했다, 우리는 과감한 혁신으로 답해야 한다"라며, 대변인직을 역임한 천호선 후보는 "혁신하면 거듭나고 타협하면 무너진다, 혁신의 출발은 혁신비대위의 결정사항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 비대위의 혁신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비대위 대변인인 이정미 후보 역시 "중단 없는 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파 "중앙위 폭력, 심상정이 유발... 폭력사태라는 말 동의 못해"

이들은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에는 뜻을 함께했지만, '야권연대의 방법'에는 이견을 보였다. 유선희 후보는 "야권연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당이 단결해야 한다, 당권파 척결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되는 제명이 중단됐을 때 함께 힘을 모아 당을 정상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천호선 후보는 "지금 당의 모습이라면 누가 연대에 나설지를 생각해야 한다"라며 "강기갑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연대가 어렵다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언급이 적절하지 않지만, 그게 현실"이라고 일갈했다.

가장 첨예한 의견 차를 보인 것은 중앙위원회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혜선 후보는 "중앙위 폭력사태라는 단어에 동의하지 않는다, (폭력 발생의) 인과성을 따져  단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폭력은) 날치기로부터 비롯된 격렬한 항의에서 발생한 일이다, (폭력 행사 당원에 대한) 제명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상정 전 대표가 중앙위에서 만장일치라고 말해 행위를 유발했다"라며 "심상정 대표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여기에 혁신파 측 후보는 발끈했다. 이정미 후보는 "이혜선 후보 같은 문제의식으로는 야권연대가 어렵다"라며 "의장단이 폭행당했는데도 자정 노력이 없다면 어느 당이 함께 가자고 하겠냐, '맞을만하니까 때린다'는 논리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계가 싸워온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홍우 후보는 "회의 진행에 다소 잘못이 있다고 해도 폭력이 용인 돼서는 안 된다"라며 "그 누구도 통합진보당을 지지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천호선 후보는 "폭력사태라고 이름 붙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해서 매우 놀랍다"라며 "(이 후보의 주장은) 내가 부당하다고 느끼면 폭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이혜선, 이홍우, 천호선, 민병렬, 이정미, 유선희 후보.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이혜선, 이홍우, 천호선, 민병렬, 이정미, 유선희 후보.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유선희 "멘토는 이석기 의원, 당이 가야 할 방향에 탁월한 안목"

삶의 멘토를 묻는 질문에서도 답변은 극과 극을 달렸다. 유선희 후보는 "이석기 의원이 멘토"라며 "동지와 사람, 민족을 사랑하는 힘을 가르쳐 준 분이다, 진보당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탁월한 안목을 갖고 있는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다.

천호선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거짓말하지 않고 남에게 들이대는 잣대를 스스로에게 들이댔다는 점에서 정치적 멘토"라며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도 그 두 원칙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역시 양 측의 이견은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당권파 후보들은 선 통합 후 혁신을 말했다. 이혜선 후보는 "혁신은 같이 가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폭력"이라며 "진실을 기반으로 가야하고 당원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사실을 밝히자는 것을 봉합이라고 말하는 것은 또 다른 거짓"이라고 밝혔다.

유선희 후보는 "혁신비대위는 사상 최악의 비대위다, 어떤 세력보다 패권을 부렸다"라며 "동지를 부정하고 당을 부정한 혁신 비대위 소속 비대위원들이 당직 선거에 출마했다, 심판해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혁신파 후보들은 선 혁신 후 통합을 얘기했다. 천호선 후보는 "모든 당원이 함께 가야 하지만 일부 지도자의 반성 없는 패권주의와 타협은 있을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정미 후보는 "당이 단합해야 하지만 봉합은 안 된다"라며 "당의 심장을 가져간 검찰에 맞서 싸우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 혁신을 통해서만 국민의 지지를 얻어 이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김민웅 교수의 사회로 이혜선, 이홍우, 천호선, 민병렬, 이정미, 유선희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김민웅 교수의 사회로 이혜선, 이홍우, 천호선, 민병렬, 이정미, 유선희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태그:#통합진보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