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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연방 대법원 앞을 행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연방 대법원 앞을 행진하고 있다.
ⓒ Fibonacci Blue,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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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건강보험개혁이 대법원의 합헌 판결을 받았다.

CNN은 28일(한국시각) 미국 연방 대법원이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핵심 조항인 개인의 의무가입에 대해 5대4로 합헌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는 오바마케어는 마침내 대법원의 합헌 판결을 받으며 빛을 보게 되었다. 이로써 3200만 명이 오는 2014년까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애초 오바마케어는 5명의 보수성향 판사와 4명의 진보성향 판사로 이루어진 대법원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위헌 판결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았다.

스티븐 브레이어,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진보성향 대법관이 예상대로 찬성한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성향의 전 로버츠 대법원장이 의외로 결정적인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보수성향이지만 경우에 따라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덕분에 중도로 분류되기도 하면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것으로 주목을 받았던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위헌 판결을 내리며 반대표를 던졌다.

다수 의견을 제출한 로버츠 대법원장은 "의회가 세금을 징수할 권한(power)을 갖고 있는 만큼 건강보험 미가입 시 세금을 강제 징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되자 오바마는 백악관 공식 성명을 통해 "오늘의 판결은 건강보험개혁법으로 더욱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온 국민을 위한 승리"라고 밝히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오바마케어 '탄생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오바마케어는 경제위기, 실업률 극복 등과 함께 오는 11월 열리는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꼽혀왔다. 오바마는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취임 초기부터 줄곧 건강보험개혁을 핵심 공약으로 추진해왔다.

첫 국정연설부터 건강보험개혁을 천명한 오바마는 민주당을 앞세워 2010년 의회를 통과해 입법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브로콜리가 몸에 좋다고 해서 국민의 브로콜리 구입을 의무화할 수는 없다"는 '브로콜리 논쟁'으로 맞섰다.

버지니아주, 플로리다주, 신시내티주 등 26개가 넘는 주(州) 정부에서 오바마케어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소송을 냈고 여론 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자 오바마는 결국 마지막 선택을 대법원에 맡겼다.

결국 9명의 대법관은 치열한 논쟁을 벌인 끝에 오바마의 손을 들어줬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등 역대 대통령들도 도전했으나 실패했던 숙원을 오바마가 이뤄낸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극빈층에게도 보험료 납부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며 이를 빈곤층 의료보장제도(메디케이드)로 확대하는 일괄적 적용은 제한했다.

합헌 판결 받아도 위태로운 오바마케어 

오바마케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연방 대법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바마케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연방 대법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 LaDawna Howard,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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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오바마케어 합헌 판결이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에게 아주 큰 호재가 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오바마는 전날 애틀란타 연설에서 "노인들의 약값을 깎아주는 것, 국민이 아팠을 때 치료비 때문에 파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은(right)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많은 진통 끝에 살아남은 오바마케어는 대선이라는 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비록 오바마케어를 공격하는 공화당의 논리에는 타격을 줬지만 아직 여론의 확답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법원 판결이 오바마케어를 파시즘,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보수층의 표심을 대선에서 더욱 결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오바마와 맞붙게 될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는 같은 날 버지니아 연설에서 "내가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날부터 오바마케어를 폐기할 것(get rid of)"이라고 밝혔고,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역시 논쟁을 계속하겠다고 나섰다.

대법원의 판결로 오바마케어가 힘을 얻었지만 오바마와 함께 계속 살아남을 것인가는 이번 대선을 통해 나타날 유권자의 결정에 달려있다.


태그:#버락 오바마, #미트 롬니, #미국 건강보험개혁, #오바마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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