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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7일 기름유출사고 당시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습
 2007년 12월 7일 기름유출사고 당시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습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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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만 자원봉사자와 태안주민들의 힘으로 다시 제 모습을 되찾은 만리포해수욕장. 하지만, 사고 5년째를 맞는 지금까지 피해주민은 피해배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9일 유류특위가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한낱 희망이 생길까.
▲ 다시 제 모습을 되찾은 만리포... 하지만 123만 자원봉사자와 태안주민들의 힘으로 다시 제 모습을 되찾은 만리포해수욕장. 하지만, 사고 5년째를 맞는 지금까지 피해주민은 피해배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9일 유류특위가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한낱 희망이 생길까.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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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주민들에게 아직도 끔찍한 악몽으로 남아있는 태안원유유출사고를 대선주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선진통일당이 지난달 12일 의원총회를 통해 충남 태안지역의 현안해결과제인 '유류피해 대책 특별위원회' 설치를 당론으로 결정한 뒤 성완종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잇따라 방문해 유류피해 해결을 위한 특위 구성에 협조를 구하는 등 국회 개원에 즈음해 '태안유류유출사고'가 제19대 국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민생투어에 나서는 등 대선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선주자들도 앞 다투어 태안을 방문하고 있어 유류유출사고 5년을 맞은 태안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등 여야 3당이 유류유출사고의 해결을 위한 '유류특위' 구성을 통해 피해민들의 피해배보상과 사고당사자인 가해기업 삼성의 무한책임,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의지 등을 내세우며 특위를 운영했지만, 결국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치부된 바 있어 제19대 국회에서의 특위설치에 대해 태안주민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대선 예비주자들도 잇따라 태안을 방문하고 있지만, '민생투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워 수박 겉핥기식 방문에 오히려 피해민들의 감정만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대선주자들 태안 방문은 했지만....

지난 4월 23일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이후 6일 현재 예비후보에 등록한 대선주자는 모두 9명. 이 중 새누리당이 정몽준, 이재오, 임태희, 김태호 후보 등 4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통합당이 손학규, 문재인, 정세균 등 3명, 무소속이 2명이다.

이 중에서 예비후보 등록 이후 태안을 방문한 후보는 이재오, 정몽준 후보 2명이다. 그러나, 예비후보에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대선출마 선언을 하거나 할 예정인 후보까지 합치면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과 박근혜 의원까지 모두 4명이 태안을 다녀갔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문재인 최고위원이 지난 1일과 2일 대전과 세종시 등 충남지역을 방문하는 일정 속에서 태안을 방문해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에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개원으로 인해 일정이 취소되면서 방문이 무산된 바 있다.

이렇듯 국회와 대선주자들의 관심이 태안에 쏠리고 있지만, 태안을 방문한 대선주자들은 5년간이나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유류유출사고 해결책에 대해 뚜렷한 해법은커녕 언급 조차 하지 않는 등 정치적 해결을 바라는 태안 피해주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태안을 방문한 대선주자들의 유류유출사고에 대한 태도를 정리하면  박근혜 '묵묵부답', 안상수 '적극 관심', 이재오 '관심 표명', 정몽준 '관심 부족' 등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지난 제19대 총선당시 태안을 찾은 박근혜 의원
 지난 제19대 총선당시 태안을 찾은 박근혜 의원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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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부답 박근혜] 대선주자 중 민생투어의 형식은 아니지만 가장 먼저 태안을 방문한 이는 박근혜 의원. 박 의원은 제19대 총선이 한창이던 지난 4월 3일 서산·태안 지역구에서 총선 후보로 나선 새누리당후보의 지지연설을 위해 태안을 방문했다.

박 의원은 불법사찰, 세종시, 야당의 FTA폐기와 제주해군기지 중단 등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작 태안의 핵심 현안인 기름유출사고 해결에 대해서는 피해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언급도 없이 현장을 빠져나가 실망만 안겨줬다.

특히, 이날 박 의원이 방문한 현장에는 강풍 속에서도 피해주민 모임에서 현수막을 들고 나와 '유류유출사고'라는 단 한마디를 기대했지만 태안을 떠나는 순간까지 박 의원의 입을 통해서 이 한마디를 들을 수 없었다.

[적극관심 안상수]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태안을 방문한 대선주자는 전 인천시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 지난 4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경선후보로 등록해 끝까지 뛰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는 안 후보는 지난 5월 10일 유류유출사고의 중심지인 만리포와 인근 모항항을 방문해 피해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나마 안 후보는 태안을 찾은 대선주자들 중에는 태안(이원면) 출신답게 피해 현장에서 피해주민들과 심도깊은 대화와 함께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점이 눈에 띤다.

이날 피해주민들은 안 후보에게 ▲유류피해 이후 관광객 급감에 대한 조속한 대책 마련 협조 ▲조속한 피해보상 ▲유류피해기념관 건립 등 상징화 사업 조기 마무리 ▲국도32호선 확포장 공사 예산 확보와 조기 사업 마무리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재오 의원 방문 당시 각계각층에서 참석해 해결되지 않은 기름유출사고의 조속한 해결 노력을 호소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는지 몰랐다고 말해 관심밖의 일인 것처럼 비춰졌다.
▲ 가로림만 사진을 선물받은 이재오 의원 이재오 의원 방문 당시 각계각층에서 참석해 해결되지 않은 기름유출사고의 조속한 해결 노력을 호소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는지 몰랐다고 말해 관심밖의 일인 것처럼 비춰졌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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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표명 이재오] 후보가 태안을 방문한 이후 10여일 만인 5월 21일 이재오 예비후보는 특임장관 시절이었던 2010년 10월 방문 이후 1년 반만에 다시 태안을 찾았다.

태안을 방문한 횟수나 시기를 보면 얼핏 태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보이지만 지난 5월 방문에서는 "(기름유출사고가)아직도 해결 안됐는지 몰랐다"고 할 만큼 태안의 최대 현안에 대해 모르는 모양새였다.

이날 이 후보는 태안지역신문인 <태안신문사>와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를 잇따라 방문하며 유류피해 이후 진행상황과 사정결과 등에 대해 청취한 뒤 ▲정부의 특별환경복원 중장기 예산 지원 촉구 ▲유류피해 관련 정부의 각 부처 추진사업 일원화 ▲지방도 603호선 이원 만대~안흥선 국도승격 ▲당진~태안간 고속도로 신설 ▲대통령의 태안지역 방문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이날 방문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는 이유와 헌법개정 등 행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출사표만 역설했고, 유류유출사고 조속 해결에 대한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은 채 태안에서의 민생투어를 마쳤다.

태안 소원면 법산리를 찾아 어민들과 바지락 캐기를 하고 있는 정몽준 의원.
 태안 소원면 법산리를 찾아 어민들과 바지락 캐기를 하고 있는 정몽준 의원.
ⓒ 정몽준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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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부족 정몽준]선 후보 가운데 최근에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태안을 찾았다. 정 의원이 태안을 방문한 건 지난 6월 13일로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달리 정 의원의 태안방문은 서산·태안 새누리당 당직자들만 인지했을 뿐 지역주민들은 거의 알지 못했다.

당시 극심한 가뭄으로 모내기도 못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서 관심도는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태안을 방문한 정 의원은 소원면 법산리 갯벌서 바지락 캐기, 태안읍 인근 모텔서 숙박한 뒤 이튿날 아침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답게 태안중학교를 찾아 조기축구회 동호인들과 축구경기를 가졌다. 이후 서산으로 이동해 현대서산농장과 충남도민체전운동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태안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결국 일정을 봤을 때 정 의원은 태안에 와서 태안 최대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태안을 방문한 대선주자들을 전체적으로 평가해보면 결국 지난 17대 대선 당시처럼 대선 홍보물의 홍보용 모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태그:#태안원유유출사고,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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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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