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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본관 야경<사진출처 인천대학교 홈페이지>
 인천대학교 본관 야경<사진출처 인천대학교 홈페이지>
ⓒ 인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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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국회의 국립인천대 법인화 결정이후 인천 전역에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렸지만 실상은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는 정부도 인천시도 마땅한 재정지원 대책을 내놓지 않아 인천대가 당장 분필 한 자루도 못 사는 형편이라는데 기인한다.

김용민 인천대 교수협 회장은 16일 <인천일보> 기고를 통해 인천대의 암울한 재정현실을 성토했다. 김 교수는 인천이 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적 인프라를 제공받지 못해왔음에도 이번 국립인천대 결정 또한 정부와 시의 중상모략이 빚어낸 참극이라는 비판이다.

"정부 지원?... 인천시에 빚만 더욱 얹힌 것"

김 교수는 이번 국립인천대 전환으로 국립대가 없었던 인천 지역의 설움을 푼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인천시와 교과부가 약속한 법인화 양해각서 때문에 당장 재정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형편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지적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시는 인천대 법인화 지원계획으로 5년간 300억의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2018년부터 동액 규모로 재정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원하는 300억에는 시가 2016년부터 상환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지원이 아니라 빚"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통과된 국립인천대 법인 전환 관련 법률 28조를 보면, 국가는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를 국제경쟁력을 갖춘 거점대학으로 육성하고, 국립대학법인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양해각서만을 의지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법적 구속력도 별로 없는 양해각서를 내세워 인천대 지원에 그토록 부정적인 교과부는 도대체 이 조항을 알고 있는 것인가"라며 "국제경쟁력을 갖춘 거점대학으로 육성할 아무 의지도 없으면서 인천대를 왜 국립대학법인으로 만들었는지 난해하기만 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법이 분명하게 요구하는 재정적 의무를 버젓이 무시하고 있는데, 교과부가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는 법인화란 이런 것인가?"라며 당장 재정지원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국립인천대, 반값등록금은커녕 폭탄 등록금 등장?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국립대학법인에 찬성한 지역의 정관계 인사들도 재정지원 대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종용했다. 그러며 김 교수는 "국립대학법인에 걸맞은 예산을 기획재정부가 책정하지 않으면, 법인 인천대는 그야말로 출범하자마자 난파하는 것이다"라고 한 뒤 "반값 등록금은커녕 '폭탄 등록금'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고등교육과 학생을 볼모로 벌이는 비교육적인 흥정을 즉각 중단하고, 관계부처인 시, 교과부, 기재부는 법과 약속을 지키는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초 인천연대와 인천대 총학생회는 국립인천대 법인 전환은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다며 국비지원의 명확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결국 법인화는 대학을 시장경쟁 논리에 밀어 넣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논리가 반영된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정책"이라며 법인화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한편, 지난 11일 인천대는 오는 17일 지급할 교직원 급여와 강사료 지급을 위해 백방으로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시는 국립인천대 전환이 결정되자 지금까지 매년 지원하던 430억 원의 전입금을 올해는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시켰다. 10조로 늘어난 시의 재정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대의 상황은 더욱 처참했다. 인천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대학은 교수와 일반 직원 임금, 기타 운영비로 사용 중인 '인천대 특별회계' 통장에 70억 원이 남아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에 비해 올해 인천대가 사용해야 할 인건비와 운영비는 450억 원에 달한다.

인천대는 하반기 수업료로 270억 원을 받을 예정이지만, 당장 수업에 사용할 기자재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시의 적극적인 재정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태그:#국립인천대, #법인화, #재정위기, #폭탄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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