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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복원해 놓은 다카마츠 고분과 무덤 안에 그려있는 청룡과 현무 그림입니다.
 새로 복원해 놓은 다카마츠 고분과 무덤 안에 그려있는 청룡과 현무 그림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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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일본 간사이 지역 나라현 남쪽 가시하라시 부근에 있는 아스카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아스카의 뜻은 안식의 땅이라고 합니다. 아스카는 일본 역사 시대 구분상 나라시대 전으로 백제에서 불교가 처음 일본 땅에 전해지던 538년에서 도읍지를 가시하라궁에서 헤이세이교로 옮긴 710년까지를 말합니다.

아스카 지역에는 옛 무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가끔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이나 벽화 등 흔적에서 옛 한반도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 오래 전 한반도에서 많은 사람이 바다를 건너서 이곳 아스카, 안식의 땅으로 옮겨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 다카마츠(高松) 고분

아스카 역 가까이에 있는 다카마츠 고분은 1972년 조사가 시작되어 전체 모습을 확인하고 부근에 전시관을 마련하여 무덤의 내부 모습을 재연해 놓았습니다. 무덤 안에서 습기로 인한 곰팡이나 열화가 심해서 작년부터 전체를 해체하여 연구소에서 특수 보전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 위쪽은 다카마츠 무덤 서쪽 벽에 그려진 남자 무리와 여자 무리이고 사진 아래는 동쪽 벽에 그려진 남자무리와 여자 무리입니다.
 사진 위쪽은 다카마츠 무덤 서쪽 벽에 그려진 남자 무리와 여자 무리이고 사진 아래는 동쪽 벽에 그려진 남자무리와 여자 무리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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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츠 고분 돌무덤 안에서 여러 가지 귀한 장식품이나 그림들이 나왔습니다. 특히 돌무덤 네 벽에는 응회암에 회반죽을 붙이고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돌무덤 안에는 다시 나무로 된 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돌무덤 뚜껑 즉 천정 부분에는 사방 일 미터 넓이에 28숙을 상징하는 별자리 28개와 한 가운데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무덤 안을 한 우주로 생각하고 한 해 동안 볼 수 있는 모든 별자리의 대표 별자리를 그려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돌무덤 동쪽 벽에는 흰 호랑이와 달 그리고 남녀 무리가 그려져 있고, 서쪽 벽에는 청룡과 해 그리고 남녀 무리가 있습니다. 북쪽 벽에는 현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남쪽 벽에는 주작이 그려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도굴로 훼손이 심해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 무덤의 주인공은 몬무텐노(文武天皇, 683-707)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 이시부타이(石舞臺) 무덤

다카마츠 고분에서 길을 따라서 2.5 킬로미터 쯤 떨어진 곳에 이시부타이 무덤이 있습니다. 이시부타이는 돌무대라는 뜻입니다. 이 돌무대에서 밤에 여우가 여자로 변해 돌 위에서 춤을 추었다고 해서 마을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 밖에 떠돌이 예인들이 이곳을 무대로 사용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시부타이 돌무덤은 원래 봉분이 흙으로 덮여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많은 비에 흙이 흘러내리면서 안에 있던 돌무덤이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무덤은 횡혈식 석실을 가진 방형무덤으로 대략 6 세기 후반 이 지역을 장악한 소가노우마코(蘇我馬子, ?- 626년) 무덤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이시부타이 무덤입니다. 사진 왼쪽은 위에서 본 전체모습이고, 오른쪽은 내부 모습니다. 위에 놓인 돌은 각각 77 톤과 64 톤이라고 합니다.
 이시부타이 무덤입니다. 사진 왼쪽은 위에서 본 전체모습이고, 오른쪽은 내부 모습니다. 위에 놓인 돌은 각각 77 톤과 64 톤이라고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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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부타이 무덤은 1933, 1935년 본격적인 발굴 조사를 했습니다. 현실 길이 7.8 미터, 너비 3.4 미터, 높이 4.8 미터입니다. 이 무덤에는 크고 작은 화강암 돌 30여 개가 사용 되었습니다.

특히 북쪽 덮개로 사용된 돌은 64 톤, 남쪽 덮개돌은 77 톤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곳에 사용된 돌은 모두 2300 톤입니다. 이렇게 많고 무거운 돌을 옮겨서 무덤을 만들 정도라면 당시 이 지역에서 세력을 장악하고 있었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3. 사이부네이시(酒船石)

이시부타이 무덤에서 북쪽으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이부네이시가 놓여있습니다. 처음 이 돌이 발견될 때 돌 위에 새겨진 선이나 둥근 모양으로 보아서 약이나 술, 기름을 만들 때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이부네이시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사진 왼쪽 위는 사이부네이시입니다. 오른쪽 위는 사이부네이시를 이용한 돌 정원입니다. 사진 아래 오른쪽은 사이부네이시 아래쪽에서 발견된 거북이 모양 물그릇이고 왼쪽은 발굴하여 복원된 모습니다.
 사진 왼쪽 위는 사이부네이시입니다. 오른쪽 위는 사이부네이시를 이용한 돌 정원입니다. 사진 아래 오른쪽은 사이부네이시 아래쪽에서 발견된 거북이 모양 물그릇이고 왼쪽은 발굴하여 복원된 모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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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0여 년 전 사이부네이시 아래쪽에서 돌로 물길이 만들어진 정원이 발견되어 이 사이부네이시는 위쪽에서 물을 끌어와서 이곳에서 물길을 갈라서 아래쪽 물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4. 아스카 자료관

  이 불상 머리는 685년 창건한 야마다데라(山田寺)에 있던 것을 1186년 고후쿠지(興福寺) 동금당으로 옮겼다가 나중에 이 절에 불이 나서 손실을 입었으나 머리 부분만 온전하게 보전된 것이라고 합니다. 날카로운 콧날, 둥근 눈썹이 인상적입니다.
 이 불상 머리는 685년 창건한 야마다데라(山田寺)에 있던 것을 1186년 고후쿠지(興福寺) 동금당으로 옮겼다가 나중에 이 절에 불이 나서 손실을 입었으나 머리 부분만 온전하게 보전된 것이라고 합니다. 날카로운 콧날, 둥근 눈썹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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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부네이시에서 북쪽으로 1 킬로미터 쯤 떨어진 곳에 아스카 자료관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아스카에서 발굴된 여러 고고 유물과 불교유물, 건축물, 돌 자료들을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 685년 창건한 야마다데라(山田寺) 터에서 발굴된 벽을 보존처리하여 재연해 놓았습니다.

아스카 자료관 정원에는 이 지역에서 발굴된 돌 유물을 모아놓았습니다. 이들 돌 유물은 백제가 미륵사석탑 등을 비롯하여 돌을 가공하여 많은 석제품을 제작한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아스카 자료관 정원에 있는 여러 모양 돌입니다. 사람이나 원숭이 모습 석상으로 무덤 부근에서 주로 발견된 것입니다.
 아스카 자료관 정원에 있는 여러 모양 돌입니다. 사람이나 원숭이 모습 석상으로 무덤 부근에서 주로 발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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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지역에는 여러 곳에 절터가 남아있고, 기토라 고분 등 수많은 고분이 흩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공주나 부여 등 백제 문화유적지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이 두 지역의 현지조사와 유물이나 자료를 비교 검토하여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백제 역사가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으면 합니다.

  아스카 자료관 앞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먹거리입니다. 우동에 구즈(葛)라고 하는 칡가루가 섞여있습니다. 위 왼쪽 사진 오른쪽에 감나무 잎으로 싼 초밥이 놓여있습니다. 주로 고등어 초밥을 감나무 잎으로 싼 것입니다. 이곳 나라현 특산품입니다. 아래 왼쪽에 있는 것은 구즈모치라고 하는 것으로 여름에 주로 먹습니다.
 아스카 자료관 앞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먹거리입니다. 우동에 구즈(葛)라고 하는 칡가루가 섞여있습니다. 위 왼쪽 사진 오른쪽에 감나무 잎으로 싼 초밥이 놓여있습니다. 주로 고등어 초밥을 감나무 잎으로 싼 것입니다. 이곳 나라현 특산품입니다. 아래 왼쪽에 있는 것은 구즈모치라고 하는 것으로 여름에 주로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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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법> 오사카(大阪) 덴노지(天王寺) 부근에 있는 오사카아베노하시(大阪阿倍野橋) 역에서 긴테츠요시노토큐(近鉄吉野特急)로 갑니다. 교토역에서는 긴테츠로 가시하라진구마에(橿原神宮前)역까지 간 다음 긴테츠요시노토큐(近鉄吉野特急)로 갈아타고 갑니다.

덧붙이는 글 |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아스카(飛鳥), #다카마츠 고분, #아스카 자료관, #사이부네이시(酒船石) , #이시부타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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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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