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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어머니와 함께 텃밭에 김을 매며 땀을 흘리던 기억이 아른거린다. 그때 김매기를 끝내며 풀을 모아 쌓아두던 어머니는 '좋은 거름이 될 거라며'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텃밭을 시작하면서 잠시 기억에서 잊혀졌던 김매기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하루 10cm씩 풀이 자란다는 요즘 제초제를 치지 않는 유기농 밭은 온통 풀밭이다. 여름철 김매기는 유기농을 시작한 농부들에게는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아무튼 여름철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이 풀이 훌륭한 농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텃밭선생님 심화학습이 지난 25일에 금산 간디학교에서 있었다. 심화학습에서는 여름철 김매기로 발생한 풀을 활용하여 비료를 만드는 실습을 진행했다. 실습을 위한 준비물도 간단했다. 부엽토와 물 그리고 풀이 재료의 전부였다. 이번 실습은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공동으로 진행했다.

실내에서 간디학교와 농장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 설명중인 임종근 간디학교 선생님 실내에서 간디학교와 농장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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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학습에 참여한 10여 명의 텃밭선생님은 실습 재료 준비를 위해서 보석사(간디학교 뒷산)에 올라 부엽토를 직접 걷어왔다. 낙엽으로 난방을 하던 시절에는 부엽토를 구하기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너무나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산에 올라 낙엽을 걷어내자 검은 부엽토가 너무나 많이 있었다. 땅이 얼마나 건강한지 거의 한 자(33cm) 정도 되는 지렁이가 서식하고 있을 정도였다. 몇 년간 켜켜이 쌓여온 낙엽들은 자연스럽게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어 좋은 부엽토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30분여 만에 몇 자루의 부엽토를 얻을 수 있었다. 부엽토는 자체로도 좋은 거름이 되기 때문에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다면 텃밭에 직접 뿌려도 매우 좋다.

건강한 부엽토를 직접 채취중인 텃밭선생님들의 모습
▲ 부엽토 채취중인 텃밭선생님 건강한 부엽토를 직접 채취중인 텃밭선생님들의 모습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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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만 30cm정도 되는 매우 큰 지렁이였다.
▲ 부엽토에서 놀라나온 지렁이 길이만 30cm정도 되는 매우 큰 지렁이였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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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엽토 채취를 마치고 간디학교 농장으로 내려왔다. 농장에서는 두둑에서 자라고 있는 풀을 낫으로 베어 풀을 모았다. 짧은 시간만에 많은 풀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재료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비료를 만드는 실습을 진행했다. 이름하여 '풀액비'이다. 일반적을 풀을 쌓아놓고 발효를 기다리게 되면 오랜시간이 필요하다. 어릴적 어머니가 쌓아놓은 풀은 최소 1년이후의 농사를 계획하고 설계를 하신 것이다.

통에 풀과 흙갈색의 부엽토를 함께 섞고 설명중인 모습이다.
▲ 풀액비 제작중인 모습 통에 풀과 흙갈색의 부엽토를 함께 섞고 설명중인 모습이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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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풀액비'는 3주면 완성된다. 가져온 재료인 풀을 꾹꾹 눌러서 통에 넣고, 풀 양의 10% 정도의 부엽토를 넣는다. 그리고 물을 자작하게 채우면 끝이다. 이렇게 해서 뚜껑을 덮어놓고 3주를 기다려면 풀은 사라지고 검은색의 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풀액비다. 부엽토의 건강한 미생물들이 풀을 발효시켜 주면서 건강한 비료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부엽토 대신 EM을 넣거나 김치국물이나 발효요구르트 등을 함께 넣어주면 좀 더 빠르게 발효 시킬 수 있다.

이렇게 발효된 풀액비는 10L 물에 약 200cc 정도 희석해 토양이나 작물에 뿌려주면된다. 빠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덧거름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작물에 피해를 주는 풀을 잘 활용한다면 좋은 거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장마철 자란 풀을 제초제로 싸그리 죽이기보다 번거롭지만 김맨 풀로 다시 작물을 키워보는 기쁨을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기를 바래본다.


태그:#대전환경운동연합, #텃밭선생님, #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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