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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60주년 서울수복 기념 및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지난 2010년 9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특전사 장병들이 특공무술을 선보이고 있다.
 6.25전쟁 60주년 서울수복 기념 및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지난 2010년 9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특전사 장병들이 특공무술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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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김두관 후보가 19일 자신의 대선공약으로 징병제 폐지 및 모병제 도입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대책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 정책의 일환으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선제적 모병제'를 제안했다. 그는 "현대전의 승패는 병력 수가 아니라 첨단기술로 판가름난다"며 "모병제가 징병제보다 효율적이고 강한 군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또 김 후보는 모병제엔 4조 원 정도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며 전체 군을 30만 명으로 줄일 경우 35조원 정도의 GDP 상승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의 공약에 대해 인터넷과 SNS 사용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찬성] '선택의 자유 보장'과 '군 선진화'에 무게

모병제 도입에 찬성하는 측은 대체적으로 '선택의 자유 보장'과 '군 선진화', '경제적 이유' 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아이디 'c**'는 "모병제+시민병제가 답"이라며 "이미 스위스에서 검증된 안전한 제도로 김두관 후보가 주장하는 모병제는 바로 모병제와 시민병제를 결합한 제도를 말하는 것"이라고 모병제 도입을 지지했다.

아이디 '유주***'는 "김두관 모병제 공약은 지금으로서는 현실성이 없어 보이지만 몇몇 사항을 보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현대전에서 더 이상 군 병력 수는 의미 없다. 병력의 질과 무기의 질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군도 60만명이 안 되는 육군의 수로 전세계에 힘을 뻗치고 있는데 우리는 굳이 북한 하나를 상대로 20대 청년 모두를 군대로 징집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위터리안 @soci******은 "종교적 양심,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군대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자발적인 군 생활은 자긍심과 애국심 고양에 더욱 좋을 것"이라며 "공무원급 혜택과 급여를 보장하면 청년실업도 감소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gama**** 역시 "인간의 권리가 비자발적인 형태로 제한 받아서는 안 된다"며 모병제 도입 찬성의 이유를 밝혔다.

[반대] '새로운 사회적 불평등' 양산할 것

반대측의 목소리는 '대안 없는 성급한 공약', '새로운 사회적 불평등 양산', '안보상황을 무시한 처사'라는 우려로 요약된다.

트위터리안 @nang*****은 "모병제는 가난하거나 취업이 되지 않는 젊은이들을 군대로 몰고, 부유한 청년들에게는 아무런 의무도 지우지 않는 결과를 만든다"며 "차라리 현재의 징병제에서 군 시스템을 개선해 장병 월급을 현실화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yoon****'는 "모병제를 실시하면 말 그대로 돈이 있는 사람은 군대 안 가고 대부분 중하 소득계층이 국방을 책임지는 결과가 나오겠죠. 이게 바로 김두관씨가 주장하는 "서민을 위한 99%를 위한 사회"인가요?"라고 반문했다.

@inno*******는 "군대를 첨단화 하면 지금 같은 60만 대군이 필요 없는 건 맞다. 그런데 지금 보병을 대신 할 첨단 장비들이 우리에게 갖춰졌나? 기본 토대도 없이 사상누각을 세우는 격이다"라고 비판했다.

사실 모병제 도입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임기 내 모병제 도입 기반 마련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도 "(남북 간) 군축과 함께 모병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논란 배경에는 '한계에 이른 징병제' 반성 있어

지난 2011년 7월 6일 강화도 해병대 해안소초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희생된 고 이승훈 중사, 고 이승렬 병장, 고 박치현 병장, 고 권승혁 상병의 합동영결식이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 연병장에서 해병대사령부 주관으로 열렸다.
 지난 2011년 7월 6일 강화도 해병대 해안소초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희생된 고 이승훈 중사, 고 이승렬 병장, 고 박치현 병장, 고 권승혁 상병의 합동영결식이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 연병장에서 해병대사령부 주관으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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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모병제 도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국민 개병주의에 기반한 현재의 징병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반성에서 기인한다. 특권층에 만연한 병역기피와 병역면탈, 후진적 병영문화로 한국의 징병제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무엇보다도 군사적으로 징병제의 한계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징집된 병사들이 주축을 이룬 노동집약적 한국군 구조로는 현대전을 치르기 어렵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외교안보전문지 <디펜스 21 플러스> 김종대 편집장은 "징병제라는 이름하에 대규모의 징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운영 면에서는 전사(戰士)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 조직을 유지하는 그 자체에 매몰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 한국군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군에서는 연간 2만~3만 명에 달하는 입실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그 중 70%는 치료를 요하지 않는 정양환자들이다. 일반 병원 같으면 퇴원시키면 그만이지만, 군에서는 완전히 회복되기 이전에 야전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에 군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해 있는 임무수행의 부적격 자원들이다.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대규모의 군 의료진과 병원시설, 의무행정 조직을 필요로 한다.

또 군은 전투와 무관한 군 골프장과 복지시설, 휴양소에 5000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고, 민간에 아웃소싱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인쇄창, 정비창, 보급창 등 창급 기관에 2만~3만 명을 투입하고 있다. 이 외에도 5000여명에 달하는 취사병, 민간 건설회사에 비해 효율성이 지극히 낮은 공병 수만 명 등등 병력 소요는 끝이 없다. 이렇게 되다 보니 현재의 60만 대군중에 실제 전투를 수행할 병력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몸으로 때우는 현재의 소모전 방식으로는 유사시 대량사상이라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우리측 피해가 두려워서 군사적 대응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한 실질적 전투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김 편집장은 "이러한 실질적 전투력은 병력수와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며 "오히려 병력수를 줄이면 병력 관리에 소요되는 돈과 에너지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모병제 논란이 소모적 논쟁으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병력을 감축하고 군을 전문화해야 한다는 대의에 대한 공감대가 먼저 형성되어 한다는 것이 김 편집장의 지적이다.


태그:#김두관, #모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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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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