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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비박계 경선 참가자 4인과 함께 오찬회동을 하고 있다. 박 후보는 "경선이 끝난 만큼 네 분께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도록 힘이 돼주고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근혜 후보, 김문수 경기도지사, 황우여 대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비박계 경선 참가자 4인과 함께 오찬회동을 하고 있다. 박 후보는 "경선이 끝난 만큼 네 분께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도록 힘이 돼주고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근혜 후보, 김문수 경기도지사, 황우여 대표.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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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선승리를 위해 함께 가자는 뜻으로 정리됐다. 말 그대로 '화기애애'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24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비박 경선주자 4인의 오찬 내용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의 말대로 "박 후보의 최측근이 공천장사를 했다"면서 연일 박 후보를 때리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싸우면서 정든다"며 손을 내밀었고, "우리가 한 배를 탄 것인지 의심된다"던 김태호 의원은 "경선 때 한 얘기들은 박 후보님 미워서 한 얘기가 아니다"며 웃었다.

'승자'인 박근혜 후보도 "매일 뵙다가 며칠 만에 뵙게 되니 이산가족 재회 같다"며 반겼다. 무엇보다 박 후보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이 되주시고 도와드리길 부탁드린다"며 비박 주자들의 협조를 공식적으로 부탁했다. 경선 내내 '가계부채 해결'을 강조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게는 대선을 대비해 꾸려지는 '국민행복위원회' 안에서 가계부채 관련 분야를 맡아달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정치를 하러 들어오신 목적이나 경선 등 모든 과정이 개인보다 국민에게 더 편안하고 삶이 좋아지도록 하는 국민 행복을 위해 한 것 아니냐,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행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정권 재창출을 해야 우리가 약속드린 것을 다 실천하고 국민이 바라는 바를 이뤄드릴 수 있으니깐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노무현·김대중 묘소 참배, 용기 있고 생각 맑지 않으면 못한다"

비박 주자들도 박 후보의 요청에 적극 화답했다. '국민행복본부' 합류 요청을 받은 안 전 시장은 "하우스 푸어가 매일매일 이자 걱정을 하고 중산층이라는 개념도 희박해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본인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답했다. 또 "대학생층은 우리에게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박 후보께서 팀을 만들어서 부딪쳐보시라"고 조언했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식사 자리는 경선 때 쏟아진 얘기를 박 후보가 다 끌어안고 가겠다는 표시의 자리 아니냐"면서 '미스터 쓴소리' 역할을 계속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2040세대의 유권자가 상당히 많고 중요하니 앞으로도 박 후보께서 더욱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런 얘기들을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앞으로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해 제가 가진 네트워크도 있으니 좋은 말씀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 지사는 박 후보의 최근 행보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금 후보로서 잘 하고 계신다, 특히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인사하신 것은 참 잘한 일"이라며 "거리가 있다고 알려진 쪽을 먼저 찾아뵙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고 생각이 맑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칭찬했다.

김 지사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지사직으로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도와줄 것은 다 도와드릴 것"이라며 "여러 부분에서 마음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 자리에 함께했던 황우여 당대표 역시 "경선 기간 중 네 후보가 제안한 공약들을 당에서 모아 잘 반영토록 하겠다"면서 "서로 바쁘더라도 가끔 모임을 갖고 중간 중간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이재오, 정몽준 안 만나고 대선 본선 갈 수 있겠나"

한편,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여부 등 경선 규칙 갈등으로 인해 경선에 불참한 이재오·정몽준 의원과의 만남 여부가 주목된다.

'당내 비박'의 대표격인 이들을 대선 전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친박 김재원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다양한 의견이 있고, 다양한 앞으로의 논의과정이 있겠지만 말씀드린 대로 참여할 수 있으면 모든 분들이 참여하는 그런 캠프가 돼야 한다"면서 "다만, 서로 신뢰를 회복할 다양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박 후보도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정당을 만들어 후보를 선출하는 그런 과정은 국민이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해서는 대의에 따른 것"이라며 "대의를 위한 생각을 공유한다면 얼마든지 같이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선캠프에 참여했던 한 당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재오, 정몽준 의원을 만나지 않고 (본선에) 갈 수 있겠나"라며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처음부터 (박 후보가) 사람들을 만나는 일정은 이번 주 내로 끝내기 힘들 것으로 봤다, 그동안 묵혔던 숙제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며 "이번 주 소화하지 못한 종교 지도자들 예방 문제나 당내 중진, 고문들과의 만남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재오·정몽준 의원 측은 일단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정몽준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재오·정몽준 합류에 대해) 친박 쪽 입장도 엇갈려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쪽 입장이 제대로 정리돼야 우리도 답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미국 랜드연구소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뽑아준 것이고, 새누리당이 잘 돼야 하기 때문에 (대선승리에) 기여할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새누리당이 튼튼한 보수정당으로서 우리 정치에 뿌리내렸으면 좋겠다"며 '보수정당 정체성'을 거듭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등으로 상징되는 '박근혜 노믹스'에 대한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이재오 의원은 지난 22일 귀국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중요한 게 당내 민주화"라며 "당내 민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태그:#박근혜, #김문수, #비박, #이재오,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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