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영님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상임대표가 8월 31일 열린 발족식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유영님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상임대표가 8월 31일 열린 발족식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관련사진보기


"많이 늦었습니다."

3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3층 강당 연단에 선 유영님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상임대표의 첫 마디였다. 그는 "갈 길은 멀고 준비할 것이 많았다"며 "우리가 갈 길은 짧지 않지만, 어느덧 기쁨과 화해의 길, 나와 너의 치유의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기지촌여성인권연대가 공식 발족한 날이었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는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유 대표가 몸담고 있는 두레방과 민변미군문제연구위원회,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단법인 에코젠더, 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 소리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단법인 햇살사회복지회 등이 모인 연대체다. 이들은 지난 2008년부터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왔다. 그들이 4년 끝에 처음 맺은 결실이 바로 기지촌여성인권연대다.

해방 후 주한미군이 들어서면서 기지 주변으로 성매매시장이 형성됐다. 그곳에서 일한 많은 여성들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돈을 벌었고, 가족과 나라를 먹여 살렸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기지촌 여성들은 지난 세월 아파도 아프다 소리 낼 수 없었고, 오랜 세월 혼자서 모든 고초를 겪어내야 했다"며 "지금 그들의 곤궁한 삶이 바로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는 것을 (사회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단체들 4년간 추진한 끝에 출범, "특별법 제정 등 추진할 것"

8월 3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에서 기지촌여성인권연대 발족식이 열렸다.
 8월 3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에서 기지촌여성인권연대 발족식이 열렸다.
ⓒ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관련사진보기


기지촌여성인권연대는 기지촌이란 공간이 한미동맹 속에서 형성된 만큼, 국가가 이곳 출신 여성들의 노후대책을 마련하고 적절한 지원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안김정애 공동대표는 "한국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기지촌 여성 개인 또는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기지촌 성매매 피해여성 진상규명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지촌 여성들의 생애사를 모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이들의 목표다.

이날 발족식 후에는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그린 연극 <일곱집매> 특별 공연도 있었다. '일곱집매'는 미군기지가 들어오기 전 안정리를 부르던 말로 '산에 일곱 채의 집만 있는 작은 마을'이란 뜻이다. 햇살사회복지회가 주최하고 극단 해인과 공상집단뚱딴지가 주관하는 연극 <일곱집매>는 다음달 9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태그:#기지촌 여성, #인권,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주한미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