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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이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동·청소년이 매일 6명씩 성범죄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까지 포함하면 그 피해자 수는 하루 평균 53명에 달했다.

8월 31일 경찰청과 형사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낸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2054건, 전체 강간·강제추행범죄는 1만9393건 발생했다. 여기서 아동·청소년 범죄는 10.5%를 차지했다.

경찰청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공동발간한 <2011 범죄통계>에 나온 강간·강제추행의 연도별 발생건수
 경찰청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공동발간한 <2011 범죄통계>에 나온 강간·강제추행의 연도별 발생건수
ⓒ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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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는 다른 강력범죄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간·강제추행은 2007년보다 2.4배 증가했고, 성인 대상 성범죄는 1.4배 많아졌다. 같은 기간 살인·폭력 발생 건수는 제자리걸음이었고, 절도나 사기는 20~30% 포인트 많아졌다.

성범죄의 빠른 증가세는 다른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여성가족부의 <2010 성폭력 실태조사>에는 "2000~2008년 사이에 전체 강력범죄는 약 29% 포인트, 강간은 48%정도 증가했다"는 법무연수원 자료가 인용됐다. 조사를 진행한 김재엽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등 연구진은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로 신고율, 적발률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실제로 성폭력 사건이 증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또 외국보다 성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었다. <2011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인구 10만 명당 성폭력 발생빈도는 한국의 경우 32.5명이었다. 가장 수치가 낮은 일본(1.2명)과는 30배 넘게 차이 났고, 미국(28,6명)과 영국(24.1명), 프랑스(16.6명)보다도 높았다.

"실태조사 결과 10만 명당 2887명이 성폭력 겪어... 공식통계의 90배"

여성가족부가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의뢰한 <2010 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나온 2009년 인구 10만 명당 성폭력 발생건수
 여성가족부가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의뢰한 <2010 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나온 2009년 인구 10만 명당 성폭력 발생건수
ⓒ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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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감춰진 성범죄'가 더 많을 것이란 점이다. '인구 10만 명당 성폭력 피해자 32.5명'이란 숫자는 대검찰청의 '강간죄' 통계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다. 하지만 연구진이 전국 성인남녀 2200명에게 지난 1년간 겪은 신체적 성폭력 피해를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는 이보다 90배 가까이 높은 2887.3명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평생 1회 이상 신체접촉을 수반한 성폭력을 경험하는 경우를 계산하면, 그 빈도는 5명당 1명꼴이었다. 특히 여성 10명 가운데 셋은 평생 동안 신체접촉은 물론 성희롱, 음란전화 등 다양한 성폭력 피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피해율은 7.7%였다. 초중고생 1015명을 조사한 결과에선 초등학생 네 명당 1명, 중고등학생 두 명당 1명이 성장과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보고서는 "(이러한 수치들은)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에서 인지하는 성범죄보다 훨씬 많은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는데, 성폭력 피해 신고율은 낮음을 보여준다"며 "성폭력 피해는 누구에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성폭력, #나주,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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