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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보위원의 '안철수 대선 불출마 협박' 논란을 계기로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사이에 '반 박근혜' 공동전선이 구축됐다.

민주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안철수 원장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선 후보 단일화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7일 최고위원회에서 '새누리당 공작정치를 위한 이명박 정권 불법사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장에는 3선의 우윤근 의원, 간사에는 송호창 의원을 임명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을 '안 원장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불법 사찰'과 '뒷조사로 캔 정보를 이용한 정치공작'으로 보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를 동시에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안철수 공동전선... 국정조사 추진하나

지난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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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원장에 대한 불출마 협박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유신의 망령과 박정희 독재정권의 모습을 보는 그런 내용이었다"며 "민주국가에서는 이런 일이 어떤 경우에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국회 내에서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송호창 의원도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사건은 국기문란, 헌정질서 파괴에 해당되는지 여부의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의혹을 해명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있고, 아니면 특별검사를 이용하는 방안 등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원장 측도 민주당이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한 것에 대해 "국회에서 진상이 규명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사실상 민주당과 안 원장 측이 '불출마 협박' 의혹에 대해 공동보조를 맞추기로 하면서 향후 대선 후보 단일화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민주당 진상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우윤근 의원과 문재인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고 송호창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안 원장이 지지 선언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도 "(안 원장에 대한) 사찰 여부를 규명하다 보면, 제기되고 있는 안 원장의 이런저런 의혹들도 함께 규명될 수 있을 것"(백기승 공보위원)이라며 국정조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실제 국회에서 안 원장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뤄질 경우, 안 원장 측과 민주당의 공조는 더욱 긴밀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 민주당이 요구해온 입당이나 후보 단일화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권 차원이든 새누리당 차원이든 안철수 원장에 대한 뒷조사와 정치공작이 이뤄진다면 안 원장 측이 민주당 도움 없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동 대응에 나서게 되면 사실상 정치적으로 한배를 탄 것이나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단일화 기대감... '안철수에 당 대선후보 묻힐라' 우려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6일 오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순회경선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6일 오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순회경선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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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대가 못지않게 우려도 적지 않다. 이번 '안 원장 불출마 협박' 사건이 정치권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경우, 안 그래도 흥행이 되지 않고 있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장 지난 6일 열렸던 광주·전남 대선후보 경선은 안 원장 측의 기자회견 때문에 여론의 이목에서 멀어졌다. 대선을 100여 일 앞두고 박근혜 대 안철수의 대결 구도가 집중 부각될 경우, 민주당 대선 후보의 존재감이 위축될 수 있다.

또 민주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여 공세를 주도할 경우, 당내 대선 후보보다 장외에 버티고 있는 안철수 원장에 더 목을 매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도 부담이다. 때문에 당 내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인데 송호창 의원이 왜 금태섭 변호사 기자회견에 참석했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사건은 여러 우려에도 민주당이 반드시 대응에 나서야 할 사안"이라며 "다만 당 지도부가 대선 주자들이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고 앞으로 발생할 변수들을 잘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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