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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의회
 대구 달서구의회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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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 한 기초의회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의장실의 소파와 탁자가 권위적이고 낡았다는 이유를 들어 바꾸려 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의회는 2012년도 제1회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회의장의 관리 및 운영' 예산의 명목으로 의장실 노후소파 및 응접탁자 대체 구입비 500여 만 원을 포함시켰다. 당초에는 책장과 책상 등 비품을 전부 바꾸기 위해 1100만 원을 계상했지만 일부 구의원들의 반발로 금액이 절반으로 줄었다.

달서구의회 한 의원은 "내구연한이 지나고 탈색이 된데다 민원인들이 의장을 만나러 오면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바꾸게 됐다"며 "사용연한이 8년인데 12년이나 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지난 11일 의장실 소파 및 응접탁자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흠도 없고 쓰기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회사무처의 한 직원도 "의장실 안에 놓여 있는 탁자와 의자가 권위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민원인들이 찾아오면서 불편을 호소했다"며 "활용도가 극히 떨어지고 내구연한도 훨씬 지나 원형 소파로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달서구의회가 집행부의 요구에는 예산부족과 집행의 시급성 등을 들어 줄줄이 삭감하면서도 시급하지도 않고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 의장실의 멀쩡한 집기 교체에는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예산을 끼워넣기 하듯 얌체짓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달서구청의 한 직원은 "소파의 내구연한이 지났다고 바꾼다면 구청 직원들이 쓰고 있는 책상과 의자의 절반 이상은 바꿔야 할 것"이라며 "아무리 적은 예산이지만 주민들의 혈세인만큼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구의원들도 "흠집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이고 이제까지 쓰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권위적인 모습 운운하는 것은 달서구 주민들을 속이는 말장난"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대구 달서구의회 의장실의 소파와 탁자가 내구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500여 만원을 들여 바꾸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달서구의회 의장실에 놓여있는 탁자와 소파 모습.
 대구 달서구의회 의장실의 소파와 탁자가 내구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500여 만원을 들여 바꾸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달서구의회 의장실에 놓여있는 탁자와 소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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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의회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서도 나눠먹기 밀약설이 현역 의원에 의해 폭로돼 의회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한 의원이 질의에 나서자 집단퇴장으로 본회의를 무산시키기도 했었다.

그런가 하면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한다면서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 상해와 항주, 북경 등지로 관광성 외유를 다녀와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당시 의원들의 일정표에는 항주의 유명 관광지인 서호, 화황공원, 오산, 성황각 등과 북경의 만리장성, 명나라 시대 황제들의 13릉 등 관광지 일색이었다.

이에 대해 달서구 한 의원은 "달서구민들에게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지경"이라며 "긴급을 요하는 추경예산을 집기나 구입하는데 쓰려는 구의회의 행태가 주민들에게 비난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달서구의 한 주민도 "의회의 역할은 지자체를 감시하고 예산낭비를 막자는 것 아니냐"며 "도둑을 지키라고 봅아줬더니 오히려 도둑이 된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적은 예산이라도 주민들의 세금을 쓰는 만큼 신중을 기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태그:#달서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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