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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대선후보의 '인혁당 발언' 논란에 대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브리핑 직후 홍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박근혜 후보와 조율되지 않은 '사과'였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대선후보의 '인혁당 발언' 논란에 대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브리핑 직후 홍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박근혜 후보와 조율되지 않은 '사과'였다고 설명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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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새누리당 대변인이 박근혜 대선 후보의 '두 개의 인혁당 판결' 발언에 대한 브리핑에 혼선이 있었던 점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사실상 사의를 표했다. 비박계 대변인의 연이은 사퇴라는 점에서 '친박계가 아니면 일하기 힘든' 당내 상황도 드러내고 있다.

황영철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은 14일 "홍 대변인이 공식적인 사의 표명이라기보다는 (박 후보 발언 사과 브리핑에 대한) 자신이 책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물러나야되지 않겠냐는) 뜻을 (황 대표에) 전달하긴 했다"며 "그러나 황 대표는 '그럴 일이 아니다'라고 답하면서 일단락된 것 같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이 사실상 사의를 밝혔지만 황 대표가 '대변인이 물러날 일이 아니다'라는 뜻을 밝히면서 더 이상 홍 대변인이 사표를 제출하는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 실제 사퇴로 이어질지는 홍 의원이 대변인직을 계속해 나가느냐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홍 대변인은 지난 12일 오후 물의를 빚은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두 개의 판결' 발언에 대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브리핑 했다. 그러나 박 후보가 이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사과 여부에 대해 혼란이 생겼다. 

홍 대변인의 사의 표명은 유야무야 넘어가겠지만, 박 후보의 사과 여부를 놓고 혼란을 빚은 것은 친박계 핵심 말고는 박근혜 후보와 신속하게 의사소통을 하기 힘들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문제의 사과 브리핑은 홍 대변인 개인 생각은 아니었다. 이 브리핑은 박 후보의 '두 개의 인혁당 판결' 발언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여러 주요 당직자들과 논의를 거쳐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 내용도 브리핑 전 박 후보 측근에 전달됐지만, 결과적으로 박 후보에겐 전달되지 않았다.

당의 공식 대변인이 대선 후보의 뜻을 확인하기가 쉽지도 않고, 당에서 하는 일이 박 후보에게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은 것. 이 결과로 한 대변인은 '사과한다'는 브리핑을 하고 다른 대변인은 '박 후보가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변인 경험이 있는 한 의원은 "당의 대변인은 한 사람이 맡는 게 맞다. 여러 명이 하게 되면 엇박자가 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당 대변인이 있는 상황에서 박 후보의 경선캠프 대변인이었던 이상일 의원과 조윤선 전 의원을 당 대변인에 추가 임명해 혼선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복되는 비박계 대변인 사퇴... 친박계 아니면 일하기 힘든 상황?

비박근혜계 대변인의 사퇴가 거의 한 달 여만에 재연됐다는 점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장악한 새누리당에서는 더 이상 친박계가 아니면 제대로 일하기 어려운 상황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홍 대변인은 지난달 6일 임명돼 한 달 남짓 대변인직을 수행했다. 전임자는 김영우 의원으로, 비박계 경선 후보들이 '조기문 공천부정'이 불거진데 대해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경선이 파행 위기를 맞자 "그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대변인을 그만뒀다.

김 의원의 사퇴는 경선 파행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 김 의원이 '공천부정에 대해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황우여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와 갈등했던 일도 사퇴의 한 요인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후보 확정 뒤 당의 의사가 박근혜 후보와 몇몇 핵심 측근에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이끌고 있는 5선의 남경필 의원은 지난 12일 박 후보의 '두 개의 인혁당 판결' 발언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동시에 남 의원은 "후보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당의 공식 논의를 통해서 정리된 인식과 입장이 발표되는 방향으로 앞으로 당이 운영돼야 한다"며 "(측근과 보좌진 등) 몇몇 사람들의 사적인 방식에 의해 논의된 것이 마치 공식적인 입장인 것처럼 정리돼 온 걸 이번 계기를 통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홍일표, #박근혜, #사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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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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