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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오전 울산 장생포 앞다다에서 목격된 참돌고래떼
 10월 5일 오전 울산 장생포 앞다다에서 목격된 참돌고래떼
ⓒ 울산 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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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 남구 장생포 앞바다에서 잇따라 수백에서 수천 마리의 고래떼가 발견돼 이를 구경하러 온 전국 관람객들이 탄성을 지르고 있다.

울산 장생포 기점 8.5마일 해상에서 지난 5일 오전 10시 30분경 참돌고래떼 500여 마리가 발견됐고, 앞서 지난 8월 10일 오전에는 장생포 기점 10.8 마일 해상에서 사상 최고 마리수인 참고래떼 5000~6000마리가 발견돼 주목 받기도 했다.

이같은 고래떼 발견은 올해 22번째로, 남구청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관경선(고래바다여행선)에 탑승해서 운항 중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래떼는 매번, 매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구청은 지난 2009년부터 고래바다여행선 운항을 시작했고, 올해는 81회를 운항하면서 22회에 걸쳐 합계 4만여 마리의 고래를 목격했다. 지난 8월 초에는 4일 연속 고래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고래떼 발견은 지난 8월 13일 이후 모습을 감췄던 고래떼가 다시 울산 바닷가로 나온 것으로, 고래를 만나기 위해 고래바다여행선을 탑승한 전국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장생포 앞바다에는 왜 고래떼가 오나

10월 5일 관람객들이 고래바다여행선에서 울산 장생포 앞바다를 지나는 참돌고래떼를 구경하고 있다
 10월 5일 관람객들이 고래바다여행선에서 울산 장생포 앞바다를 지나는 참돌고래떼를 구경하고 있다
ⓒ 울산 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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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울산 남구 장생포 앞다바에서 고래떼가 자주 목격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우선은, 이 곳에 고래의 먹이가 되는 멸치, 정어리, 고등어 떼가 종종 형성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이 지역이 고래의 천국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장생포 바다와 연결된 태화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선사시대 유적지인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가 나온다.

울산 울주군 언양면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는 신석기시대 말기에서 청동기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200여 점의 사람·동물·배·그물 등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 바다짐승 80여 점 중 대부분이 고래 혹은 고래와 비슷한 그림들이다.

이를 통해 선사시대 사람들이 반구대에서 태화강을 타고 장생포로 나와 고래잡이를 했다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울산 장생포는 과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고래 남획이 극심해 지난 1986년 포경(고래잡이)이 금지되면서 장생포의 명성도 점점 잊혀져 가고 있지만,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한 때 장생포는 고래잡이로 주민들이 높은 수입을 올리면서 부촌으로 불렸다. 이 때문에 아직도 '장생포에서는 동네 개도 입에 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전래돼 왔다. 아직도 장생포에는 수십 곳의 고래고기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남구청은 지난 2005년 5월 제 57차 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가 울산에서 열린 것을 기념해 그해 5월 31일 장생포 해양공원 내에 대지 6946m², 건물 면적 2623m²(지상 4층) 규모의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을 개관했고, 2009년부터 고래관광선을 운항하는 등 고래도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울산 남구 장생포 해양공원에서는 매년 5~6월경 울산고래축제가 열린다.

특히 울산 남구청은 '고래과'를 신설해 남구를 고래도시로 적극 부각하고 있다. 남구청 고래과는 "지난 2009년부터 운항중인 고래바다여행선은 올해 특히 높은 고래발견률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총 승선객 6668명 중 2245명이 타도시에서 온 외지 관광객으로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래바다여행선은 관광객들을 위한 운항뿐만  아니라 장생포 항에 정박할 때에도 각종 이벤트를 위해 시설물을 대여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고래잡이 허용을 추진하다 거센 반발에 부딪힌 데서 알 수 있듯, 울산에서는 고래잡이 및 고래고기 식문화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장생포 주민 및 고래고기 애호가들 사이에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주민들과 일부 울산시민들은 '고래고기도 전통음식이다'는 논리로 고래잡이 일부 허용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환경단체는 멸종위기에 있는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며 일체의 고래잡이를 반대하고 있다.


태그:#울산 남구 장생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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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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