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문화제가 이번 10월 5~7일로 막을 내렸다. 무예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소리를 공연하며, 시민 환영 퍼레이드와 '화성, 정조의 꿈' 등을 선보였다. 방문객들은 짚신신고 수원화성걷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문화제는 잘 진행되었으나, 문화재의 관리에 허술한 점을 보였다. 화성행궁에 들어가게 되면 곳곳에 '올라가지 마시오' 등의 안내문이 있다. 하지만 곳곳에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소지품들이 널려있고, 심지어 공연 의상을 입어야 했는지 옷가지마저 걸려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축제 관계자로 보이는 분들이 건물 마루에 걸터 앉아 쉬고 계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공연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제공되는 공간이 따로 없었던 것을 보면 의도적인 출입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으로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의식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준다. 문화제 관계자들은 스태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였어야 한다. 탈의실이 없어 옷을 문화재에 걸어놓았을 것이다.
최근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재실'(왕릉에서 제례를 준비하는 공간)에 싱크대 설치하고, 방 안에 전기장판 깔고, 음식도 해먹은 것으로 발견되었다.
문화재 보호에 대한 의식 결여는 제 2의 숭례문 화재사건을 가져올 수 있다. 문화재 손실도 손실이지만, 관광객은 화성행궁을 둘러보다 누군가가 벗어놓은 바지를 본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우리의 문화재를 알리고, 문화제를 더 발전시키려면 문화재를 소중히 여기는 의식과 축제의 진행 과정에 대한 배려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