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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중앙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내곡동 수사 질문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중앙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내곡동 수사 질문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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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곤욕을 치렀다.

최 지검장은 지난 8일 기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전원 무혐의로 끝난 '내곡동 사저 의혹'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검찰이 대통령 일가로 불똥이 튀는 것을 염려해 땅 매입 실무자의 배임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최 지검장의 이 발언에 대해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무소속 서기호 의원은 최 지검장에 대해 "그나마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내곡동 사저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잘못됐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50%만 솔직한 것 같다, 솔직하게 (불기소 처분은) 누구의 지시가 있었는가, 한상대 총장 아닌가"라고 따졌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 지검장 발언에 여러 평가가 있다, '양심선언', '실언', '면피성 발언' 등등이다"라며 "검찰 수사는 문제가 많은 수사"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발언이 보도된 뒤 한상대 검찰총장이 최 지검장에게 '너 요즘 언론에 많이 나더라'라고 했다던데, 어떤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 지검장은 쏟아지는 질의와 질타에 장황하게 해명했다. 핵심은 자신의 발언 진의가 기자들에 의해 왜곡됐다는 것. 다음은 최 지검장의 해명을 중심으로 한 일문일답이다.

[일문일답]
서기호(무소속, 이하 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이번에 내곡동 사저 사건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일가를 배임의 귀속자로 규정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기소를 안 한 걸로 보면 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사실이 있는가."
최교일(서울중앙지검장, 이하 최) "그런 취지 발언은 아니고, 내가 기자실 가서 40분 동안 그런 취지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그렇게 보도가 됐다."
"그 질의응답이 다음날 거의 모든 언론에 주요하게 보도됐다. 그러면 허위보도라는 것인가."
"그 경위를 시간을 주시면 자세히 설명하겠다."
"그게 허위라면 기자들 명예훼손 고소해야 하는것 아닌가."
"발언 취지가..."
"본인 발언의 취재가 왜곡돼서 보도됐다면, 정정보도를 청구하든가, 기자들을 명예훼손 고소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거 안했는가."
"그렇다."
"앞으로도 할 계획 없는가."
"현재로서는 생각이 없다."
"그러면 결국 그 보도가 진실이라는 것 아닌가."
"내 발언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본인의 발언이 왜곡됐다고 주장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왜곡됐다고 하면 정정보도를 청구하거나 고소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사실관계가 뒤집어져야 국민들이 볼 때도, 기자들이 잘못 썼구나, 판단을 하지, 그런 계획도 없고 정정하려는 노력도 없는 상태에서 왜곡됐다고만 이야기 하는 것은 국민들이 믿지 않는다. 차라리 할 말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다음 두 번째. 정말 그나마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내곡동 사저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잘못됐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곡동 사저 문제는 국민적 의혹이 있어서 특검이 시작됐다. 이 특검에 정당성이 부여된 상황인데, 그런데 아쉬운 점은 최교일 지검장이 아주 솔직한 분인 것 같은데 50%만 솔직한 것 같다. 기왕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김에 본인 스스로가 부담스러웠던, 배임죄로 기소하기 부담스러웠다는데, 그래서 불기소하게 된 것이 윗선 어디에서 강력한 지시를 받아서 그런 것인지, 이 부분도 솔직하게 밝혔어야 한다. 자, 솔직하게, 누구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는가."
"수사팀에서 판단한 것인지, 누구의 지시도 없었다."
"검사 동일체 원칙이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이 불기소 처분을 할 때는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을 것 같다. 지시가 없었나."
"없었다."
"한상대 총장의 지시가 없었다? 국민이 믿겠나."
"이 사건 처리를, 저 스스로도 수사팀에 지시한 사실이 없다."
"이 자리에 많은 후배 검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많은 검사들이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분들은 정권에 잘보이는 수사를, 정권에 잘보이는 기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승진 안 한 분들 많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지검장은 이런 내곡동 사저 적당히 덮어주고, 또 정연주 사장 건은 무리하게 기소하고 해서 서울지검장까지 올라온 것 아닌가."
"답변하겠다. 정연주 사장 사건 수사할 때 당시 검사장이 나와 수사팀을 불러놓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와 차장은 이 사건 결정에 어떤 견해도 밝히지 않겠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인데, 민감한 사건일수록 원칙적으로 처리해라. 수사팀에서 사건을 잘 검토해서 결론을 올리면, 어떤 결론을 가져와도 수용하겠다. 아무 부담 갖지 말고 수사해라.' 그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내곡동 사건에 대해서 지난번에 이야기할 때 15분간 기소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국감준비를 해서 내용을 상세히 알고 있다. 그래서 15분 동안 이야기를 쭉 했는데, 그때 앞에 앉은 기자들의 질문이 그랬다. 15분간 이야기를 했는데, 다 듣고 한마디 한 질문이, '아, 대통령 일가를 봐주기 위해서 불기소 했다는 그런 말이시죠?' 내가 거기에 딱 한 단어로 대답했다. 그 한 단어로 대답한 것이 '그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15분동안 설명을 했는데 기자들의 질문이 '청와대를 봐주기 위해 불기소 했다는 그말이시죠?' 해서 내가, 사실 더 이상 말을 하기가 싫었고, 더 이상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겠다 싶었다. 내가 사실 그 자리에서 '한 15분동안 설명했는데 어떻게 그런 식으로 질문을 하냐' 이런식으로 대응을 했어야 하는데, 내가 밥 사는 자리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누구하고 논쟁을 한다든지 누구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고, 또 누가 이야기하면 대부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내가 더이상 이야기하기 싫어서 한마디, '그래' 했는지, '그렇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마디 하고, '이런 식으로 기사 쓰지 마라' 하고, 그리고 내가 한 말이 '국감에서 내가 이런 식으로 답변하면 안되겠다 이렇게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떠났는데...."
"그 정도면 충분히 답변 한 것 같다. 15분간 설명했는데 마지막 한마디 답변에서 그 답변을 기자들이 오해했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 마지막 한마디에서 진심이 나온 것이다."

김학용(새누리당) "서울중앙지검장, 상당히 많은 시간을 이야기했는데 전후좌우를 다 자르고 그 부분만 해서 곤욕을 치르는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시간 충분히 줄테니)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답변해달라."
"처음 말 한 것처럼 15분 정도 설명했다. 일이 잘못되려다보니까, 그리고 내가 국감 공부를 많이 하는 바람에 내용을 상세히 알게 됐고, 원래 기자들과 회식을 예상 안했는데 기자들의 요청이 있어서 그 직전에 있게 됐고, 또 특검이 시작되니까 자연히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공부를 많이 해서 이야기를 쭉 했다. 쭉 하던 중에 (내곡동 사저를 매입한 청와대) 실무자는 이렇게 해서 (기소가) 안되고, 이시형씨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어서 안되고, 그런데 이게 전부 다 처벌을 못하면 여론의 비난이 예상되지 않냐, 그래서 수사팀에서 실무자들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검토했다. 거기서 이시형씨는 아무리 검토해도 처벌 할 수가 없다. 도대체 관여를 안했으니까. 법리상 아무 문제도 할 수가 없으니까, 처벌을 할 수 있으면 실무자 쪽인데, 그래서 기소 가능성을 검토해봤지만 어렵다고 결론이 났다. 그래서 다 어렵다고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실무자에 대한 검토를 해봤는데, 이시형씨라는 이익의 취득자를 처벌 못하는 상황에서 법리적으로 실무자를 기소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안맞다, 이런 식으로 내 이야기가 쭉 진행됐는데, 기자가 '결국 대통령 일가 눈치를 봤다 그말이네요?' 그래서 내가 말이 안나왔다. 나는 딱 한마디로 대답하고 더 이상 설명을 안했다. 내가 한마디 한 것이 '그래' 했는지 '그렇다'고 했는지, 솔직히 용어는 기억은 안난다. 그리고나서 '기사 쓰지 마라, 기사 쓸 거 아니지', 그러고 나서 '국감장에서는 이렇게 대답 안해야겠다', 그리고 나서 자리를 떠났다. 나는 이것이 기사화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사무실로 왔는데, 기사를 그런 식으로 쓴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다시 기자실로 내려가서 40분동안 설명했다. 어떻게 내가...."

박영선(법사위원장, 민주당) "그 정도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검장 일문일답은 언론사의 정보보고가 되어있다. 기록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참고하라. 국감 공부를 너무 많이 하셔서라..."




태그:#최교일, #내곡동,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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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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