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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시민정치 콘서트-우리는 유권자다'에 패널로 출연한 김헌태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과 조국 서울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사진 왼쪽부터)가 '18대 대통령 선거를 맞는 유권자와 진보진영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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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는 '선 정치혁신'을 내세우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는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이야기한다. 미친 짓이다. '치킨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끝까지 간다고 하는데, 둘 다 죽는 일이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의 말이다. 그는 "안철수 캠프에서는 정치개혁에 대한 기준을 내놓지 못하고, 문재인 캠프는 '무소속 대통령 불가능하다'면서 '끝까지 가겠다'고 한다"며 "이 두 가지를 안 하는 게 정치혁신이다, 어떻게 공동의 연합정부를 만들고 어떤 정책을 내세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가 열렸다.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 등이 주최한 이 콘서트는 대선 과정에서 유권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전국 순회 일정이 잡혀있다.

토론자로 나선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태인 원장, 한홍구 성공회대 역사학과 교수,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유권자가 나서 야권 후보 단일화와 민생 문제 해결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단일화 안 되면, 작은 차이로 인수위 때 깨진다"

토론자들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못하면 무조건 진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것도 아니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조국 교수는 "단일화는 정권교체의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홍구 교수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박근혜 후보는 21일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초적인 팩트 자체를 틀렸다, 저 지경인 박근혜 캠프를 상대로 지기도 힘들다"면서도 "단일화하면 무조건 이기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율이 중요하다, 시민들로 하여금 정수장학회 문제 등이 내 문제라고 확실히 느끼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민연합정부론을 제안한 김헌태 교수는 "두 사람이 중국집에서 단일화에 합의하고 손 잡고 나오는 모습은 옳지 않다"며 "정책 콘서트와 같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서 정치연합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단일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작은 정책 차이로 대선 전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 (단일화가) 깨질 수 있다"며 "연합군을 만들어 준비된 집권의 모습을 보여주고 정책을 통일시키는 것이 최상의 선거 전략이다, 시민연합정부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태인 원장은 시민연합정부를 만들기 위해 유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월에 일주일 동안 100만 명의 시민이 모여서 단일화를 하고 열 가지 정책을 확실히 하라고 요구하면, (단일화를 하도록)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국 교수는 '묻지마 단일화'는 대선 승리 이후 정권을 매우 위태롭게 만드는 폭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연합정부를 통해 두 후보가 함께하고 누구도 패하지 않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집권 후 경제민주화를 이루고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후보뿐만 아니라 유권자도 결합해야 한다"고도 했다.

조 교수는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선에서 지는 쪽은 승리한 후보의 선거 운동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게 될 것이다, 항상 할퀼 준비를 할 것"이라며 "결국 집권 1년 후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가진) 절반의 지지자가 빠질 경우, 기득권세력의 공격에 무너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조국 "하늘에서 누가 내려와 모두 해결해준다는 생각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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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패널로 출연한 김헌태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과 조국 서울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사진 왼쪽부터)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못하면 무조건 진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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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시민정치 콘서트-우리는 유권자다'에 참석한 시민들이 패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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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가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정치혁신의 구체적인 모습을 두고 토론자 간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김헌태 교수는 정치혁신 요구가 나온 것을 두고 "한국정치나 민주통합당이 정작 싸워야할 것에는 싸우지 않고, 기득권을 지키는 데 싸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정치 혁신의 길은 시민들의 직접 참여라고 입을 모았다. 조국 교수는 기성 정치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과 누군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인 메시아론을 경계했다. 그는 "'정치하는 놈은 모두 도둑놈'이라는 정치 허무주의는 수구보수 진영이 원하는 관념"이라며 "시민들이 정치영역에 관심을 갖고 나서면 된다, 좋은 정치와 정치인이 필요하다, 하늘에서 누가 내려와서 해결해준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태인 원장은 "정치혁신은 2008년 촛불집회처럼 시민들이 6개월 동안 서울광장에 나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민들은 믿고 찍어줘도 다시 광장에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시민들이 참여해 정부를 만들고, 그 정부가 지배세력의 공격을 받으면, 내가 지킬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홍구 교수는 "정치개혁은 근본적인 1인 1표제의 회복이다, 300석의 국회에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사람은 적어도 30명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민이 나서 후보들에게 민생 문제 해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홍구 교수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적용받고, 최저임금도 올라야 한다"며 "그래야 투표하면 내 삶이 그래도 뭔가 하나는 나아지겠구나'하는 생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인 원장은 "이미 국민들은 협동조합, 반핵, 생태 대전환, 가계 부채 해소 등을 원한다는 답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김헌태 교수는 "4대강 문제나 인천공항 매각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 너무 많아 국민 분노를 조직할 수 있다"며 "민생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콘서트에서는 젊은 세대가 등장해 자신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성주 경제민주화2030연대 대표와 김영아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장은 청년 문제 해결이 대선의 주요한 의제로 떠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