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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각) 애틀란타 소재 미주 한국TV방송(KTN)에서 '고 장준하 선생과 2012년- 장준하 선생, 그의 아들이 말하다' 라는 주제로 장호준 목사 강연회 및 <백년전쟁> 영화 상영 행사가 있었다.

장호준 목사 강연회 및 <백년전쟁> 영화 상영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장호준 목사 강연회 및 <백년전쟁> 영화 상영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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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부터 백발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  참석자 70여명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든  영화 <백년전쟁> 관람 및 장준하 선생의 삶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학성 박사를 비롯하여 김정호, 한병철 목사 등의 후원 및 사람사는 세상 애틀란타의 주최로 진행된 이 행사는 참석자들의 요청에 의해 새벽 2시까지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소감을 나누기도 했다. 

고 장준하 선생의 삼남 장호준 목사는 전미 순회 강연회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사상계> 1960년 3월호 권두언을 인용했다.

" '4.19 혁명'직전에 쓰여진 권두언에는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부정과 불의에 항쟁을 못할망정 오히려 야합하여 춤춘 일부 종교가 예술가 교육가 학자들의 추태다. 선거 통에 한 몫 보자고 교우의 수를 팔아가면서 쪽지를 들고 돌아다니는 목사 장로따위의 축복을 바라고 그가 높이 든 팔 아래 머리를 숙이고 '아-멘'으로 기도하는 신도들에게 신의 저주가 임 할 것이다. 지조 없는 예술가들이여 너의 연기(演技)를 불사르라. 너의 연기는 독부(毒婦)의 미소섞인 술잔이다. 부정에 반항 할 줄 모르는 작가들이여 너의 붓을 꺾으라 너희들에게 더 바랄 것이 없노라 양의 가죽을 쓴 이리떼 같은 교육자들이여 토필을 던지고 관현의 제복으로 갈아 입거나 정당인의 탈을 쓰고 나서라 너희들에게는 일제시의 노예근성이 뿌리 깊이 서리어 있느니라 지식을 팔아 영달을 꿈꾸는 학자들이여 진리의 곡성은 너희들에게 반역자란 낙인을 찍으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어, 장목사는 " 이 권두언이 쓰여진지 52년이나 지난 지금 아직도 이 권두언이 내 가슴을 '헉'하고 막히게 만드는 것은 52년 전인 1960년이나 52년이 지난 2012년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했고, 또한 앞으로 52년 후 누군가 이 권두언을 읽으면서 나와 같은 '헉'함을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2012년 순회 강연회를 시작" 한 것이라 밝혔다.

행사를 참석한 김정호, 장호준, 한병철 목사 (왼쪽부터)
 행사를 참석한 김정호, 장호준, 한병철 목사 (왼쪽부터)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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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듣는 가족사 및 감춰진 역사적 사실에 감동을 받은 행사 참석자들은 진행자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답을 했다. 한 유학생은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던 장준하 선생이 마른 뼈로 살아나셔서 후세들아 정신차려라 하신다. 의인들이 악인에 의해 죽음을 당한 역사다. 그러나 부활하는 역사가 올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위로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고 늦봄 문익환 목사를 개인적으로 뵌 적도 없다"는 한 여학생은 "문익환 목사님이 꿈에 나타나셨다. 세상의 정의를 기대하지 마라 그러나 너희는 끝까지 정의로와라라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나누어 뒤풀이에 함께한 참석자들을 소름돋게 만들기도 했다.

또, <백년전쟁> 영화감상 후기를 묻는 질문에, 법륜스님 행사때도 참석했었다는 한 유학생은 "<백년전쟁>이라는 영화를 보고 깨달은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겪었던 역사의 사실을 가감없이 그리고 중심을 가지고 바로 봐야한다는 사실"이며 "젊은이들이 깨어있어야 이 나라가 바로 잡힌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미주 사람사는 세상 애틀란타의 이제니퍼씨는 "문익환, 함석헌, 계훈제 선생 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신게 아니라 이번 강연속에서 한분 한분 살아나셔서 역사의 진실을 외치셨다"며 "처음 듣는 이야기도 많았고,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독립군이 되시려 6천리 길을 걸어가신 장준하선생이 독재의 총칼 앞에 펜으로 싸우시다 탄압당하셨는데, 나 역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는 있지만 부족함을 느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미주 사람사는 세상이 만든 행사 안내책자의 초청의 글 속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볼 수 있었다.

"미국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되풀이하는 저주를 받게 된다"…(중략)…고 장준하 선생의 묘소가 폭우로 인해 훼손되어 그 유골이 노출된 사건은 단순히 우연이 아닙니다. 감춰진 역사의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며, 죽은 것처럼 보이는 진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는 필연적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장호준 목사는 "누가 우리 아버지를 죽였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그보다 우리 아버지는 누구를 위해 죽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우리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그보다 우리 아버지가 어떻게 사셨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 내가 시대의 역사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시대의 역사가 내게서 무엇을 원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현장취재



태그:#장준하, #장호준, #역사, #백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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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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