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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 지부(이하 연합뉴스 노조)가 오는 17~18일 정치부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한다. 불신임 투표 결과는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저녁 발표된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 13~14일 이명조 정치부장 불신임 건의안 발의를 위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편집국 소속 기자직 조합원 172명 가운데 126명(73.3%)이 발의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단체협약 14조는 공정보도를 위해 '제작국에서 불공정 보도 사례가 빈발할 경우 기자직 조합원 재적 과반의 발의와 재적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해당부장의 불신임을 건의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투표결과에 따라 인사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회사는 투표결과를 최대한 존중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노조 "정치부장, '독재자', '쿠데타' 단순한 팩트마저 감추려 해"

<타임>지 아시아판 최신호 표지.
 <타임>지 아시아판 최신호 표지.
ⓒ <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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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노조가 이명조 정치부장의 사퇴를 요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7일 나온 <타임>지 아시아판 인용보도. 오는 17일자 <타임지> 아시아판 표지 모델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표지 제목은 'THE STRONGMAN'S DAUGHTER'였다. 새누리당은 이 제목을 '강력한 지도자의 딸'로, 연합뉴스 정치부는 '실력자의 딸'로 해석했다.

당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Strongman'의 해석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타임>지 국내판(미국판)에는 'Strongman' 보다 명시적인 의미인 'The Dictator's Daughter(독재자의 딸)'이라는 제목이 실린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관련기사 : 새누리의 '발번역', strongman이 '강력한 지도자'?) .

연합뉴스 노조 공정보도위원회(공보위)는 정치부의 '실력자의 딸' 해석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공보위는 10일 이명조 정치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데 이어 14일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보위는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는 롱맨 영영사전을 보면 strongman의 뜻을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폭력이나 협박을 쓰는 정치인이나 지도자'라고 해설하고, 가장 방대한 뜻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콜린스 코빌드 사전에선 '통치 방법이 종종 폭력적이거나 비도덕적일 수 있음에도 국가에 대한 엄청난 힘과 장악력이 있는 남자 정치인'이라고 돼있다"면서 "'실력자'는 'strongman'과 달리 가치중립적이거나 다소 긍정적인 단어"라고 지적했다.

공보위는 "정치부는 대선 초기 '5.16 쿠데타'를 그냥 5.16으로만 표기했다가 공보위의 지적을 받았다, 이후에도 공보위는 노사합의로 진행되는 대선보도 점검회의를 통해 꾸준히 여당 편향적인 보도를 지적했음에도 정치부장은 되려 '노조가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반응했다"면서 "'독재자', '쿠데타'라는 역사적 평가가 끝난 단순한 팩트마저 감추려 하는 정치부장의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14일 보고서에는 이외에도 이명조 정치부장의 '낯 뜨거운 박비어천가', '국정원 댓글조작 늑장보도'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치부장 "노조, 박 후보 관련 기사에 무리하게 점검의 초점 맞춰"

강훈상 연합뉴스 노조 사무국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노조가 파업을 해제하면서 사측과 합의를 했던 것이 매주 노사 대선보도 점검회의를 하자는 것이었고, 충실히 이행이 됐다"면서 "파업 전보다는 (보도가) 나아지기는 했지만 국민의 눈에, 조직원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니까 이러한 집단적인 의사가 표출이 됐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그동안 정치부장에게 수차례 지적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번 <타임>지 기사 보도가 조직원들의 공분을 일으켰다"면서 "이명조 정치부장은 18일 저녁 (불신임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것을 두고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절차적으로 진행을 하다 보니 대선 전날 투표를 마감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공보위의 문제제기에 이명조 정치부장은 지난 11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공보위의 비판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왜곡한 처사"라며 "공보위가 정치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새누리당 관련 기사 내용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것 자체가 외부에서 볼 때 정치공세로 비친다"고 반박했다.

이 부장은 앞서 지난 11월 대선보도 점검회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노조의 문제제기는 박근혜 후보 관련 기사에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점검의 초점을 맞춰 기사의 논조에 영향을 미치려하는 것이라고 정치부는 판단할 수밖에 없다" "노조의 지적은 정치부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의도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서면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태그:#스트롱맨, #연합뉴스, #STRONGMAN, #대선보도,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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