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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인사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인사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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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대선 사상 첫 양자 TV토론은 장외대결부터 뜨거웠다. 박근혜(새누리당)·문재인(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자들은 TV토론 시작 2시간부터 KBS 본관 앞에서 구호 대결을 펼쳤다. TV토론이 끝난 후, 두 후보가 KBS를 떠날 때도 지지자들은 두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각 후보 쪽 관계자들은 후보 대기실에서 숨죽여가며 TV토론을 지켜봤다. 기자들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긴장된 분위기였다. TV토론이 끝난 후, 양 후보와 관계자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먼저 나온 문재인 후보는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나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끝내 답을 하지 않았다.

TV토론 취재를 나온 대만 <유나이티드 데일리 뉴스>의 에바 짜이 기자는 "생각보다 격렬한 토론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과 비교해, 후보자들이 의견을 낼 때 책 읽는듯했다, 특히 박근혜 후보는 부자연스러웠다"고 전했다.

[막전] 뜨거운 장외 유세대결... 박근혜, 토론 시작 20분 전 도착

박근혜·문재인 후보 지지자 각각 30여 명은 오후 6시부터 KBS본관 앞에 집결했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모두가 잘사는 세상! 100% 국민행복' '함께 사는 대한민국! 내 꿈을 이루는 나라!' 등의 피켓을 들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은 다채로운 색깔의 가발을 쓰고 '그댄 나의 대통령' '여의도에 달이 떴다' 등의 피켓으로 맞불을 놓았다.

오후 6시 30분부터 25분 간 KBS본관 맞은 편 여의도 공원에서는 문 후보의 유세단이 4.5톤 유세차량에 올라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췄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육성으로 "박근혜를 청와대로!"라고 외쳤다. 문 후보 유세단의 유세가 끝난 후, 지지자들 간의 육성 구호 대결이 펼쳐졌다.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을 외쳤다.

각 후보 지지자들은 양자토론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성(51)씨는 "박 후보는 여성·교육 분야에 대해 강점이 있다, 그러한 장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승순효(52)씨는 "박 후보는 준비된 답변만 하기 때문에, 문 후보의 돌발 질문에 버벅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들이 도착할 시간이 되자, 경찰들이 KBS본관 앞에 인간 벽을 세웠다. 경찰 지휘관은 기자와 시민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선 밖으로 나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대만 매체의 기자 10여 명도 동시통역사와 함께 TV토론 취재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오후 7시 21분께 KBS본관 앞에 도착했다.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2차 토론과 비슷한 시각에 도착했다. 상기된 표정의 문 후보는 곧바로 대기실로 향했다. TV토론에 임하는 자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보시죠"라고 짧게 답했다. 진선미 대변인은 "토론이 갑작스레 양자토론으로 바뀌어 후보가 불안해했다"며 "하지만 토론을 잘 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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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오후 7시 39분 KBS에 도착했다. 2차 토론과 비교해 40여 분 늦게 도착했다. 윤상현 수행단장은 "차가 막혔다"고 귀띔했다. 박 후보는 2차 토론에서 논란이 된 갈색 가방과 파일을 들고 대기실로 향했다. 경찰은 기자들이 박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지 못하도록 막아서서 기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박 후보는 대기실에서 "파이팅"이라고 외친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환영을 받았다. 박 후보는 대기실에서 2분가량 머무른 후, 오후 7시 42분 스튜디오로 향했다. 문 후보는 5분 뒤 대기실 밖으로 나왔다. 두 후보 관계자들은 대기실 문을 닫아 기자들의 취재를 막았다. 1차 토론 당시 민주통합당은 대기실을 공개한 바 있다. TV토론 중 두 후보 쪽은 최대한 차분하게 지켜봤다.

하지만 관계자들로부터 전해들은 대기실 분위기는 다소 차이가 났다. TV토론 중반 대기실 밖으로 나온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막 공격하는 사람이 없어서,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문 후보 쪽 김경수 수행팀장은 "문 후보가 박 후보의 공약까지 설명해줘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니, 다들 헛웃음을 지으며 TV토론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막후] 굳은 표정의 박근혜 후보, 웃음 숨기지 않은 문재인 후보

오후 9시 58분께 문재인·박근혜 후보가 차례로 스튜디오를 나왔다. 문 후보는 밝은 표정이었고, 박 후보는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문 후보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휴, 늘 아쉽죠"라고 말했다. "양자토론이었는데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기존 것보다 좀 더 나은듯한데..."라며 말을 아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3~4명이 취재진이 스튜디오에서부터 차량까지 50미터를 따라가며 "소감을 말해 달라"고 했지만, 끝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박 후보가 KBS본관 밖으로 나오자, 구호를 외치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밤이라서 보이지가 않네요"고 말한 후, 차량에 올랐다.

현장에서 만난 양 진영 관계자들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윤상현 수행팀장과 조윤선 대변인은 "토론 평가를 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후보가 토론을 잘했다, 양자토론이 되니까 훨씬 더 알차고 정책토론이 되고 비교가 더 잘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잘한 점을 꼽아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반값 등록금 부분과 관련해 민주당과 비교해 잘 어필한 것 같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등록금 문제뿐만 아니라 팩트에 대해 우리 정책을 잘 얘기했을 텐데, 그게 안됐다"고 답했다.

박 후보가 4대강 사업에 대해 말을 할 때 머뭇거렸다는 기자의 지적에는 "현 정부가 한 일이기 때문에 맘에 있는 말을 다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4대강 법안을 공동 발의한 것은 다 아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반대해도 공동 발의하는 것이다, 답변에서 약간의 주저함이 있었다면 그런 문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전 의장은 전교조를 언급했다가 문 후보에게 역공을 당했다는 질문에는 3초간 침묵한 뒤 "어휴, 가야되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선관위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TV토론을 마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선관위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TV토론을 마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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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쪽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문 후보가 잘했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하하하' 웃으면서 "문 후보가 잘했다, 많이 참았다, 맨 마지막에 '박 후보가 열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라고 했는데, 우리가 왜 박근혜 후보 자식인가, 자식 되기 싫다"고 말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차별화가 됐다, 수준 차이가 너무 났다"고 말했고, 신경민 미디어단장은 "현실에 대한 이해, 팩트에 대한 이해 등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경민 단장은 이어 "문 후보는 '신사의 품격'은 유지하되 틀린 것은 분명히 지적했다"며 "끝까지 부동층인 분들이 있는데, 오늘 TV토론을 보시고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본다, 기초 상식이나 기본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박근혜, 이해부족과 동문서답"- "문재인, 시비조 질문공세"
양 진영 대변인, TV토론 후 상대 후보 헐뜯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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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직후 양 진영은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며 자신들의 후보가 잘했다는 논평을 냈다.

박근혜 후보 쪽 이상일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는 1차, 2차에 이어 3차 TV토론에서도 준비된 후보·경륜 있는 후보·품격 있는 후보라는 면모를 잘 보여줬다"며 "교육, 저출산·고령화, 범죄 등 사회분야 여러 현안에 대해 실현성 있는 정책을 제시했고, 과학기술분야에 대해 강한 의지와 설득력 있는 해법을 잘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상일 대변인은 문 후보에 대해 "마지막 토론을 통해 박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듯, 조바심을 드러냈다"며 "본인의 정책·비전을 말하기보다 공격적이고 시비조로 질문공세를 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 쪽 박광온 대변인은 "명쾌한 국정운영 철학과 국정운영 능력을 자신감 있게 보여준 토론이었다"며 "오늘 주제인 교육·환경·사회안전·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서 정확한 문제의식과 분명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누가 봐도 대통령을 가장 잘할 후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에 대해 "사안에 대한 이해부족과 동문서답으로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을 갖게 했다"며 "전혀 준비되지 않은 정책 무지·무대책·무책임·환경 무관심 등 4무 후보임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태그:#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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