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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교동성결교회, 사랑의 떡 나눔 행사
▲ 성탄절 떡 나눔 북교동성결교회, 사랑의 떡 나눔 행사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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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 낮에 목포시 달성동에 사는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성탄절을 맞이해 '사랑의 떡'을 나누기 위함이었죠. 그곳은 비좁은 골목길에 눈도 켜켜이 쌓여 있어서 미끄럽기 그지 없는 동네였습니다.

어떤 곳은 집터만 남아 있는 집들도 있었고, 다른 집들은 대들보마저 쓰러져 있는 집도 있었습니다. 대낮이라 그런지 대문이 꽁꽁 잠겨 있었죠. 드문드문 인기척이 있는 곳들은 다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뿐이었습니다.

60을 훌쩍 넘긴 할머니 권사님, 포장한 떡을 한 박스 한 박스씩 차로 옮기고 있습니다.
▲ 성탄절 떡 나눔 60을 훌쩍 넘긴 할머니 권사님, 포장한 떡을 한 박스 한 박스씩 차로 옮기고 있습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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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시오?"
"예, 북교동교회에서 왔어요."
"뭐한디요?"
"네, 성탄절을 맞아 교회에서 떡을 나눠주려고요."
"아이코, 고마워서 어쩐대요이."
"고맙기는요, 예수님의 사랑을 나눌 뿐이예요."
"이거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는디요."
"받으셔도 됩니다. 예수님도 기뻐하실 거예요."

이날 나눈 떡은 보통 떡집에서 주는 가래떡으로 치면 2천 개는 족히 될 것입니다. 달성동을 비롯해 남교동, 양동, 북교초등학교 둘레, 그리고 목포극장 인근에 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나눈 것이었죠. 5개 지역 주민들에게 그 떡을 나누는 데 참여한 분들이 족히 40명은 되는 듯 합니다. 그 분들 가운데는 60세가 훨씬 넘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본래 이 일은 김주헌 담임목사가 한 달 전부터 추진한 일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교우들이 자비량으로 쌀 한 포대씩을 자원하여 헌신토록 했던 것이죠. 그렇게 해서 모인 게 80kg 짜리 쌀 8포대가 쌓였던 것입니다. 물론 그 뿐만이 아니었죠. 어떤 분들은 쌀 대신에 떡을 만들어 나눌 수 있도록 현금을 내 놓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혼인한 신혼부부도 참여하다
▲ 성탄절 떡 나눔 이번에 혼인한 신혼부부도 참여하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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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너는 이름이 뭐니?"
"유지아인데요. 이번에 중학교에 올라가요."
"아, 그렇구나. 엄마와 아빠도 같이 살고 있고?"
"네. 같이 살아요."

달동네인 줄로만 알았던, 그래서 젊은 분들이 모두 떠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만 살고 있는 그런 씁쓸한 동네인 줄로만 알았던, 그곳 달성동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떡하니 문을 열어 줄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입니다. 너무나도 반가운 나머지 녀석을 꼭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녀석은 교회에서 주는 사랑의 떡을, 잘 먹겠다며 아주 고맙게 받아주었습니다.

북교동에 있는 노인정 할머니들에게 나누다
▲ 성탄절 떡 나눔 북교동에 있는 노인정 할머니들에게 나누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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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성탄절도 기쁘고 즐거운 날이지만, 성탄절 전날인 오늘 24일은 더욱 뜻깊고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북교동 교회에 부목사로 와서, 이웃에게 사랑의 떡을 나누는 일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앞으로도 이런 일이 더 많아진다면, 세상은 더 살갑고 따뜻해지겠죠. 북교동 교회 화이팅.


태그:#북교동교회, #사랑의 떡, #달성동, #성탄절, #김주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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