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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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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의 임명을 놓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윤 대변인이 <문화일보>에 근무하던 시절 '세종시 망국론'을 들먹이며 세종시가 수정이 되지 않으면 '공멸의 길'로 갈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충남 논산 출신의 '충청권 배려 인사'라는 당선자 측 설명이 무색해지고 있다.

충남 논산 출신인 윤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 여론에 밀려 어려움을 겪던 2009년 11월 11일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서 '오피니언-시론' 코너에 <'MB 앞에 놓인 '세종시 숙명'>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첫 말부터 "이건 공멸의 길"이라고 시작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문제가 이대로 꼬여 가면 충남 공주·연기는 유령 도시가 아니라 동물들만 뛰노는 '유령 들판'이 되고야 만다"며 "원안도 추진 못하고 수정론도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해 갈피를 못 잡는 최악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세종시를 이렇게 설명한다.

"대통령 이명박을 향해 묻는다. 세종시, 누가 세우려했나? 노무현 아닌가. 왜 만들려했나?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국가 백년지계 대사를 2002년 대선 때 재미 보려는 제물로 삼은 대국민 기만극, 집권해서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분노에 휩싸여 대한민국을 갈아엎을 요량으로 천도(遷都)를 궁리한 끝에 내놓은 기형 도시. 명백하다!"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 "노무현의 대국민 기만극에 종지부를 찍고, 천도용 기형 도시 건설을 막는 데 가장 먼저, 가장 앞장서야 할 인물이 대한민국에 누가 있는가? 대통령 이명박"이라면서 "그래서 보수·우파 정권을 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대통령 이명박은 '세종시 망국병'에 대처하는 방식도 어느 쪽에서도 욕먹지 않으려는 중도실용식"이라며 "욕먹는 일에는 흙 묻히지 않고 생색만 내려는 것으로 투영되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도가 또 주저앉기 시작하고 원안 추진론으로 민심이 뒤집히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그것을 "대통령 이명박에 대한 신뢰의 붕괴 현상"이라고 말하고 "이걸 바로 잡아 논의 틀을 빠른 시일 내에 확확 뒤바꾸지 못하면 대통령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노무현이 파놓은 '세종시 함정'에서 헤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에 바로 공주·연기로 내려가 대선 때 '명품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라, '잘못됐다', '표가 급했다', '용서해 달라'고 말하라"고 충고하고 "'세종시 망국론'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솔직하고 당당한 논리로 국민에게 호소하라, 왜 망국의 길인지 구체적인 통계와 사례를 갖고 애국심에 호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윤 대변인은 2010년 6월 28일자 <박근혜, '친박계 해체' 결단해야>라는 칼럼을 통해 "'벽'을 느낀다, 무려 10개월간의 저항 끝에 세종시 수정안을 끝내 여의도 국회에서 침몰시키려는 박근혜"라고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면 박근혜 현 당선자마저도 서슴지 않고 몰아세웠다.

이 밖에도 그는 또 다른 글에서 "세종시 수정을 끝내 반대해 내년부터 수도가 두 동강난다"고 표현하는 등 세종시 원안추진에 극명하게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민주당 충남도당 "충청권 우롱하는 처사" 반발

윤창중 수석대변인이 문화일보에 논설위원으로 근무했던 2009년 11월 11일 게재한  칼럼 화면 갈무리.
 윤창중 수석대변인이 문화일보에 논설위원으로 근무했던 2009년 11월 11일 게재한 칼럼 화면 갈무리.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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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세종시 원안 추진을 통한 충청권 발전은 물론, 충청권이 제2의 행정수도로서의 기능을 하기를 바라는 충청권 주민들의 염원과는 달리 세종시 원안추진에 극렬하게 반대해 온 그가 충남 논산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충청권 배려 인사'라고 설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당시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매향노'라고 칭하는 등 극렬한 적개심을 드러냈던 것과 같이, 윤 대변인도 마찬가지로 충청권 배려인사가 아닌 충청권을 우롱하는 인사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충남도당은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윤 대변인이 논산출신이라는 이유로 충청권 배려를 운운하는 것은 충청권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도당은 논평에서 "이런 인물을 당선인과 국민이 소통하는 창구가 될 수석대변인에 임명해놓고 국민통합을 운운하고, 충남 논산 출신이라는 이유로 충청권 배려를 운운하는 것이 국민과 충청민에 대한 우롱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면서 "더욱이 윤 대변인 이후 이제 진정한 충청권 인사등용의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개탄했다.

도당은 "박근혜 당선인이 진정으로 충청민을 위하고 국민통합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수현(민주통합당, 충남 공주) 의원도 지난 27일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충청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적극 찬성한 윤창중씨를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은, 박근혜 당선자가 충청인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특히 그를 통해 충청을 배려했다고 '생색내기'를 하려고 한다면 이는 충청을 다시 한 번 우롱하는 것으로 윤 대변인 임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윤창중, #세종시, #세종시 수정안, #수석대변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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