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마을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준비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금줄로 쓸 줄을 꼬고 있는 모습, 대나무로 제물 받침대를 만들고 있는 모습, 방안에서 아이들과 같이 놀 호비키를 만들고 있는 모습, 준비가 끝난 산신제 제물을 도코로마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마을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준비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금줄로 쓸 줄을 꼬고 있는 모습, 대나무로 제물 받침대를 만들고 있는 모습, 방안에서 아이들과 같이 놀 호비키를 만들고 있는 모습, 준비가 끝난 산신제 제물을 도코로마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2일 아침부터 3일 아침까지 시가현 가모초 다이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정월이 되면 2일 아침부터 부산하게 새끼줄을 꼬아서 금줄을 만들고 산신제 지낼 제물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어르신들이 아이들과 같이 놀기 위해서 장난감을 만듭니다.

2일 아침부터 시작한 산신제 준비와 아이들 장난감 만들기는 오전에 다 끝납니다. 2일 오후 7시 이 마을에 사는 어린이들이 모두 마을 한 가운데 있는 마을 집회소에 모여듭니다. 어린이는 대략 네 살부터 중학생까지입니다.

마을 어린이들이 어른과 같이 호비키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스무 명이 두 반으로 나누어서 놀고 있습니다.
 마을 어린이들이 어른과 같이 호비키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스무 명이 두 반으로 나누어서 놀고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처음 나이 차이가 많은 어린이들이 한 방에서 어떻게 같이 놀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놀이가 시작되자 이런 의문은 한방에 날아갔습니다. 어른들과 어린이들이 같이 새끼줄을 잡고 노래를 부르고, 노래가 끝난 뒤 새끼줄 끝에 고리가 매달린 어린이들이 상품을 받는 재미에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새끼줄 끝을 쥐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나 당첨되어 상품을 받는 것에는 나이와 관계가 없었습니다. 이 놀이는 호비키(寶引)라고 하는 놀이입니다. 호비키는 일본 다른 곳에서도 하는 놀이지만 다이마을에서는 꼭 정월 초이튿날 마을 사람들이 어린이들과 같이 놉니다.

이곳에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볏짚으로 새끼줄(2 미터 정도)을 꼬아서 만듭니다만 다른 줄을 사용하거나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서 놀기도 합니다. 새끼줄 끝에는 다시 볏짚으로 머리에 이는 똬리 모양을 묶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종류를 준비해서 머리에 똬리 모양이 묶인 것을 잡은 아이가 당첨되어 선물을 받습니다.

시가현 가모초 다이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정월 꾸미개와 먹거리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새끼줄에 나뭇잎과 감귤을 꿰어 놓은 장식으로 주로 문설주 위나 문 옆에 걸어둡니다. 우엉, 검은콩, 멸치조림으로 간식으로 먹거나 새해 인사 때 안주로 먹습니다. 정월에 먹는 마른안주입니다. 일본 청주와 니고리시케입니다. 니고리사케는 특히 축하할 때나 의식용으로 사용합니다.
 시가현 가모초 다이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정월 꾸미개와 먹거리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새끼줄에 나뭇잎과 감귤을 꿰어 놓은 장식으로 주로 문설주 위나 문 옆에 걸어둡니다. 우엉, 검은콩, 멸치조림으로 간식으로 먹거나 새해 인사 때 안주로 먹습니다. 정월에 먹는 마른안주입니다. 일본 청주와 니고리시케입니다. 니고리사케는 특히 축하할 때나 의식용으로 사용합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시가켄에서 지내는 산신제는 대부분 벼농사의 풍작을 기원하는 뜻이 깊습니다. 그래서 벼농사의 결과물인 볏짚을 가지고 금줄을 만들어서 진자에 걸어놓거나 볏짚 꾸미개를 만들어서 걸어둡니다. 이것은 쌀을 생산하는 볏짚으로 기원하는 뜻을 담아서 사용하면 더 많은 결과가 예상된다는 주술적인 뜻이 들어있습니다.

3일 오전 8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마을 가운데 있는 마을 집회소에 모입니다. 전날 준비한 산신제 제물과 준비를 메거나 들고 마을 동쪽에 있는 마을 덴만구(天滿宮) 진자로 향합니다. 진자에 도착하여 제물을 진자 오른쪽 나무 앞에 차려놓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기원을 하기도 합니다.

금줄이나 호비키를 만들고 남은 볏짚을 가져다가 진자 오른쪽에서 태우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진자에 가서 빌기도 하고, 불 앞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볏짚을 태운 불꽃이 사위어 가자 사람들은 산산단 앞에 쌓인 제물을 나누어 먹으면서 집으로 향합니다.

다이 마을은 36호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해마다 나이순으로 산신제 제관을 한 명씩 뽑아서 일을 맡습니다. 제관은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산신제를 지낼 진자를 청소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접대할 술과 음식을 마련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산신제가 오곡풍년과 가내안녕, 마을 번영을 목적으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기 때문에 이어서 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갈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사람살이가 어떻게 변해도 자신이 더욱 행복해지고, 더욱 편안해지기를 소원하는 뜻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준비한 제물을 어깨에 메고 진자로 향하고 있습니다. 진자 왼쪽 나무 밑에 산신제 제물을 진설해 놓았습니다. 마을사람들이 볏짚으로 불을 피워서 불을 쬐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을 피우는 것은 불을 피워서 제물을 익혀서 사용하던 것을 뜻합니다. 마을 연장자가 낫으로 금줄을 자릅니다. 이것은 이제 새해를 맞이해서 일을 해도 좋다는 허가를 뜻합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서 준비한 제물을 어깨에 메고 진자로 향하고 있습니다. 진자 왼쪽 나무 밑에 산신제 제물을 진설해 놓았습니다. 마을사람들이 볏짚으로 불을 피워서 불을 쬐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을 피우는 것은 불을 피워서 제물을 익혀서 사용하던 것을 뜻합니다. 마을 연장자가 낫으로 금줄을 자릅니다. 이것은 이제 새해를 맞이해서 일을 해도 좋다는 허가를 뜻합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시가현 가모초, #다이 마을, #호비키 놀이, #산신제, #새해 맞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