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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도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한 아동이 유엔본부에 찾아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직접 만난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다.

주인공은 청주 청남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임성희(13)양. 성희양은 경북 칠곡의 조은비(12)양, 경북 안동의 황유석(11)군과 함께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났다. 

이번 특별한 만남은 KT 등 22개 기업과 단체들이 모여 저소득층 아동들을 후원하는 기업 네트워크인 '드림투게더'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키워가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드림투게더'는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100일의 기적' 행사를 주관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100일 전부터 한 사람당 1만 원씩 성금을 모아 주변환경으로 인해 꿈을 이루기 어려운 아동들의 크고 작은 소원들을 한 가지씩 이루어주는 기부 릴레이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이상희 전 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해 가수 김종국·손담비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 시민들이 함께 하며 나눔 기부의 의미를 더했다.

성희양은 반기문 총장에 대한 책을 읽고 영운지역아동센터에 반 총장처럼 UN 총장이 되고 싶다는 독후감은 제출했고, 센터는 '크리스마스 100일의 기적'에 성희양의 독후감과 함께 추천서를 보낸 결과 성희양이 다른 두 명의 아동과 함께 반 총장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의 주인공 자리를 꿰 찰 수 있었다.

성희양 첫 질문 "싸이 때문에 2위로 밀려 났는데 1위 되찾을 수 있는 방법 있냐"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기념사진 찍고 있는 임성희 양.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기념사진 찍고 있는 임성희 양.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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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해 12월 31일 성희양을 만났다. 만나자마자 반 총장의 첫인상에 대해 물었다. 성희양은 "처음에 뵐 때는 무서웠는데 막상 얘기해 보니까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자상하고 다정하셨다"면서 "(반 총장과 만났던) 30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고 아쉬워했다.

성희양은 반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첫 질문이 뭐였냐는 물음에는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이었지만 가수 싸이 때문에 2위로 밀려 났는데 1위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덕분에 한국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게 자랑스럽다. 싸이 같은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방법은 모르겠고 2위로 밀려나도 전혀 섭섭하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초등학생치고 질문이 당돌하고 당차기까지 하다. 전화 통화와 인터뷰 당시에도 성희양의 당찬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 댈 때는 영락없이 '수줍은 소녀'였지만, 대답할 땐 단답이라 조금 아쉬웠지만 똑부러지고 눈빛은 살아있었다. 이런 성희양의 모습을 보면서 학교성적과 지역아동센터 생활이 궁금해졌다. 성희양은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다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동생들과 잘 놀아주며 주어진 일에는 책임감 있게 맡은 일을 잘하는 등 리더십이 있어 센터에서는 반장 역할도 맡고 있다.

김경태 영운동지역아동센터장은 "5년 전에 센터가 설립된 이후 성희양을 4년 동안 봐왔는데, 기특한 것은 본인 스스로 주어진 일을 잘 한다는 것"이라면서 "방과 후 다른 학원도 다니지 않고 지역아동센터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성적이 떨어지지 않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성희가 주어진 일에 책임감 있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희양 미래의 꿈은 '최초의 여성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것

청남초에 재학중인 임성희 양.
 청남초에 재학중인 임성희 양.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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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양의 궁극적 미래의 꿈은 '최초의 여성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다.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과목 중에서도 제일 잘하는 과목도 영어인지라 조건과 적성은 준비되어 있는 상태다.

김 센터장은 "센터에 영어로 자원봉사 해 주시는 선생님께서 성희를 칭찬했다. 조금만 더 잡아주면 초등학교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희는 외교관 여성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센터장 입장에서는 이 아이가 그 꿈을 더욱 활짝 펼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고, 성희가 그렇게 자랄 수 있도록 센터에서 디딤돌이 되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 총장에 대해 책을 통해 접하고 그를 직접 만나며 성희는 지금 커다란 꿈을 꾸고 있다.

"원래는 꿈이 없었어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 관련된 책을 보면서 반 총장님이 여러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노력하셔서 유엔 사무총장까지 되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 받았어요. 저 또한 반 총장님처럼 되고 싶다고 다짐했어요."

센터에서 '크리스마스 100일의 기적'에 보낸 성희양의 추천서에는 바쁜 부모님을 이해할 줄 알고 남동생을 잘 돌볼 줄 알며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고 적혀 있다. 이런 성희양이 어려운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웅비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자신의 큰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날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역아동센터에 관심 가져주세요" [미니인터뷰]김경태 영운동지역아동센터장
김경태 영운동지역아동센터장.
 김경태 영운동지역아동센터장.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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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태 영운동지역아동센터장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보람에 대해 "센터에 있는 아이들은 방과 후 센터에 안 오면 사교육(이곳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을 못 받는다. 대부분 차상위 가정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워 학원에도 못가기 때문이다. 학원도 못 가면 친구가 없다"면서 "아이들이 다행히 이곳에 와서 사교육도 받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활기찬 모습으로 지낼 수 있다.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에 기쁘고 감사 할 뿐"이라고 말했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식사와 센터의 각종 행사에 대한 자랑도 놓치지 않았다.

김 센터장은 "맞벌이 부모가 일 나가고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면 균형 잡히지 못한 식습관 때문에 영양상태가 결핍 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곳에서는 규칙적인 식단도 제공하고 균형 잡힌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여기서 공부하고 미술 대회, 글짓기 대회, 자격증 심사 등에서 학교에서 우수상을 받을 때마다 보람도 느낀다"면서 "아이들이 센터에서 생활하면서 상도 받고 자신감도 생기고 소외감도 덜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지역아동센터가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성희양도 이곳 지역아동센터의 장점에 대해 "방과 후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보호해 주고, 맛 있는 식사를 제공 해 주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김 센터장은 서울의 한 법무법인 회사에서 일했지만 뜻한 바 있어 고향에 내려와 시민단체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청소년 간사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접촉 빈도가 잦게 되었고 결국 아이들에 대한 꿈을 품고 아동센터를 열게 됐다.

김 센터장은 "지역아동센터는 100%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상근자에게 최저임금 밖에 못 주는 현실이라 이직률이 다른 직업에 비해 높은 편"이라면서 "사명감만으로 일하기에는 무리다. 하지만 앞으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평가가 나아질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관계 당국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유엔, #지역아동센터, #반기문, #충청리뷰, #임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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