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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 강화를 발표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총기 규제 강화를 발표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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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총기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 사용 금지, 총기 구입자 신원 확인 강화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긴 총기 규제안을 공개했다.

새로운 총기 규제안은 반자동 소총과 같은 공격용 무기(assault weapons)와 대용량 탄창의 판매를 금지하고, 총기 구입자의 신원 조회를 개인 간 거래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총기 관련 범죄자 대부분이 개인 간 거래로 총기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불법 총기 구매자 처벌 강화, 총기 관련 범죄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폭력성이 담긴 비디오 게임 제한 등 총기 규제를 위한 23개 항목의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이는 의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즉시 실행이 가능한 것으로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공화당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사고 희생자들과 국가를 위해 모두가 옳은 일을 해야할 때"라며 "의회도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곧바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역대 가장 강력한 총기 규제안을 발표하고 행정명령까지 강행한 것은 향후 국정 운영을 놓고 공화당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승부수라고 풀이했다. 

이날 뉴욕주도 총기 구입자의 정신감정을 강화하고 탄창 용량을 10발에서 7발로 제한하는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켰다.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새로운 총기 규제법이 의회를 통과하자 곧바로 법안에 서명하며 시행에 들어갔다.

미국은 지난달 코네티컷주의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고, 최근에도 총기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총기 규제 강화에 나선 것.

미국총기협회 "대통령 딸은 무장 경호" 비난

오바마 대통령을 위선자라고 비난하는 미국총기협회 홍보 동영상
 오바마 대통령을 위선자라고 비난하는 미국총기협회 홍보 동영상
ⓒ 미국총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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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정면 승부에 공화당과 미국총기협회(NRA)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공화당의 스티브 스톡먼 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총기를 규제하면 무기 소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를 위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NRA는 공식 홈페이지에 홍보 동영상을 올리며 "대통령의 두 딸은 비밀 무장 경호원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보통의 자녀들은 무방비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엘리트 위선자"라고 비난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NRA의 홍보 동영상에 대해 "대통령 자녀의 안전을 정치적 논쟁의 주제로 끌어들인 것은 혐오스럽고 비열하다(repugnant and cowardly)"고 반박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 420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NRA는 총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총기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에 무장 경호원을 배치하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태그:#버락 오바마, #총기규제, #미국총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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