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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람세스 이세 부조, 신성문자(Hieroglyphs)에 새겨진 새 모습, 그리고 김해 예안리 85호 무덤에서 나온 편두 흔적이 있는 머리뼈입니다.
 사진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람세스 이세 부조, 신성문자(Hieroglyphs)에 새겨진 새 모습, 그리고 김해 예안리 85호 무덤에서 나온 편두 흔적이 있는 머리뼈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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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일본 시가현 시가라기 고원에 있는 미호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실크로드를 테마로 이집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이란, 인도, 중국, 일본 등 여러 곳의 고고 유물과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집트 전시실에는 호루스 신전 지성소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호루스 신상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전시실에 전시되고 있는 미술품 가운데 람세스 이세 부조(BC.1279-BC.1213)가 있습니다. 이 부조 그림을 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머리와 콧잔등이 이어져 있고 이마가 거의 돌출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분명 편두의 흔적입니다. 편두는 아이가 태어나서 아직 뼈가 부드러울 때 아이 이마를 돌이나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콧잔등과 머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편두는 이집트, 한반도 및 잉카 문명 지역 등 세계 여러 곳에서 행해졌다고 합니다.

  유리로 만든 이집트 왕 파라오의 얼굴 옆모습입니다. 푸른색 얼굴은 코발트와 구리가 섞인 것이고, 흰 눈은 안티몬이 섞인 것입니다. 눈과 눈썹은 상감 기법으로 끼워 넣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유리로 만든 이집트 왕 파라오의 얼굴 옆모습입니다. 푸른색 얼굴은 코발트와 구리가 섞인 것이고, 흰 눈은 안티몬이 섞인 것입니다. 눈과 눈썹은 상감 기법으로 끼워 넣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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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를 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신빙성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새를 신성시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새를 신성시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머리를 새처럼 만들어서 새와 같아지려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흔적을 한반도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 남부에 있었던 진한에 대해 오래된 기록 가운데 하나로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들 수 있는데 이곳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를 낳으면 돌로 머리를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려 하기 때문에 진한 사람 머리는 모두 그렇다.(兒生便以石壓其頭欲其褊今辰韓人皆褊頭, 삼국지 권 제 30, 42 장 위석 30 오환선비동이전 진한)

그리고 김해 예안리 85호 무덤에서 출토된 사람 뼈를 조사해 본 결과 편두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비록 김해 지역이 변한 지역이지만 편두 풍습이 기록에 남아있는 진한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도 두루 행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예안리에서 출토된 편두 흔적은 사람 뼈 모두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고 10 구 정도에서 그런 흔적이 보였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편두가 일반적인 풍습은 아니고 일부 특정인이나 왕족 등이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새 모양 호루스 신상으로 청동으로 만든 다음 금으로 상감을 해서 끼워 박았습니다. 호루스 신은 이집트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믿는 신으로 이렇게 작은 신상이나 새 눈을 그린 것을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새 모양 호루스 신상으로 청동으로 만든 다음 금으로 상감을 해서 끼워 박았습니다. 호루스 신은 이집트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믿는 신으로 이렇게 작은 신상이나 새 눈을 그린 것을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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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문명은 지금으로부터 5 천 년 전도 더 오래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피라미드나 신전 터나 무덤 안에 등 여러 유물을 남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왕 무덤에서 나온 여러 가지 유물은 당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창문 역할을 합니다.

이집트 왕은 파라오라고 불렸습니다. 파라오는 위대한 집안이라는 뜻입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파라오 왕의 능력이나 존재는 세계가 만들어질 때 신에 의해서 주어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태양신 라의 손자이고, 태양신 라를 이집트 최초의 왕이라고 믿었습니다.

이집트 왕은 태양의 아들로서 태양을 숭배하고 하늘에서 태양까지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새를 신성시하고 숭배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왕족의 편두 풍습을 낳았는지 모릅니다. 한반도 남부에 살았던 사람들이 태양이나 새를 숭배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곳에서 편두 풍습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미호뮤지엄에서는 지금 유리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리가 흔하고 그다지 귀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고대 사회에서 유리는 보석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4 천 년 전부터 유리로 여러 가지 무늬나 모양을 만들어서 사용했던 유리 유물을 한 곳에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은 중국에서 자라고 미국에서 공부한 I. M. 페이가 무릉도원을 소재로 설계했습니다. 입구에서 언덕을 오르고 굴을 지나면 골짜기 너머에 조그마하게 엿보이는 곳이 복숭아꽃이 핀 이상향입니다. 아직 복숭아꽃, 벚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 주 뒤에는 많이 피겠지요. 
 미호뮤지엄은 중국에서 자라고 미국에서 공부한 I. M. 페이가 무릉도원을 소재로 설계했습니다. 입구에서 언덕을 오르고 굴을 지나면 골짜기 너머에 조그마하게 엿보이는 곳이 복숭아꽃이 핀 이상향입니다. 아직 복숭아꽃, 벚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 주 뒤에는 많이 피겠지요.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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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정학, 김해 예안리 85호분 출토 편두골에 대하여, 한우근박사정년퇴임기념사학논총, 지식산업사, 1981
가는 법 오사카나 교토에서 JR 비와코선 전철을 타고 이시야마 역에서 내린 다음 미호유지엄행 버스를 타고 갑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미호뮤지엄, #파라오, #람세스 이세, #유리, #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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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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