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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보다 자신이 더 예쁘다는 딸
 튤립보다 자신이 더 예쁘다는 딸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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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스스로 핀 꽃은 화려하지 않지만 생명력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사람 손에 자란 꽃은 화려하지만 생명이 길지 않습니다. 봄꽃축제가 온 나라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벚꽃처럼 자연과 사람 손길이 함께한 꽃축제도 있지만, 진달래와 철쭉처럼 산과 들에 스스로 자란 꽃들과 함께 하는 축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온전히 사람 손길만 탄 꽃축제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진주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진주봄꽃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1일 동안 열리는 축제입니다. 튤립을 처음 본 아이들은 푹빠져 들어갑니다.

"아빠 내가 튤립보다 더 예쁘죠?"
"그럼 네가 더 예쁘지. 튤립은 금방 시들지만 너는 시들지 않잖아."

"......"

튤립보다 자신이 더 예쁘다고 자랑하는 딸 아이. 그런 아이에게 "네가 더 예쁘다"고 한 마디만 해주면 모든 게 끝납니다. 가만히 있을 막둥이가 아닙니다.

꽃보다 더 예쁘다고 할 수 없는 막둥이. 꽃보다 더 잘 생겼다고 할 수 있을까
 꽃보다 더 예쁘다고 할 수 없는 막둥이. 꽃보다 더 잘 생겼다고 할 수 있을까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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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는 어때요?"
"넌 안 예쁘지."

"누나는 예쁘다고 했잖아요."
"넌 예쁘기보다는 잘 생겼네."
"정말?"
"그럼."

초등학교 6학년이 되니 잘 생겼다는 말에 감격합니다. 벌써 다 컸나 봅니다. 하지만 요즘도 아빠 손잡고 옆에서 잡니다. 아빠 옆에서 안 자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제(24일) 밤에는 형아와 같이 자라고 했더니 울면서 갔습니다.

"아빠 우리나라 지도예요."
"와 우리나라 지도 맞네."
"튤립으로 우리나라 지도를 꾸며놓으니까. 정말 좋아요."
"그래 꽃은 아름답잖아. 우리나라도 아름다운 나라가 되면 좋겠다."

튤립으로 우리나라 지도를 만들었다
 튤립으로 우리나라 지도를 만들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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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이 아무리 도망가도 부처님 손바닥 안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아무리 다녀도 아빠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끊임없이 아빠 손바닥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튤립으로 만든 손바닥을 본 아이들은 말합니다. "튤립은 내 손바닥 안에 있다"고. 그런데 가만히 보면 자신들이 튤립 손바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빠 튤립이 우리 손바닥 안에 있어요."
"튤립이 너희들 손바닥 안에 있다고? 아닌 것 같은데. 튤립 손바닥 안에 너희들이 있잖아."
"아니에요. 우리 손바닥 안에 튤립이 있어요."
"그래 맞다. 너희 손바닥 안에 튤립이 있다."

튤립은 내 손바닥에 안에 있습니다
 튤립은 내 손바닥에 안에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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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사람들 마음을 예쁘게 합니다. 꽃을 보고 나쁜 마음을 품는 사람은 없습니다. 꽃은 모두에게 사랑을 듬뿍 안겨줍니다. 아이들도 봄꽃 앞에 앉아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잠깐 눈을 돌려보면 꽃들입니다. 이번 주말, 꽃구경 한 번 가보세요. 꽃은 우리에게 웃음을 선물할 것입니다.

꽃보다 더 예쁜 아이들
 꽃보다 더 예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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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봄꽃축제, #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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