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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 주최로 열린 세계노동절기념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 주최로 열린 세계노동절기념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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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박근혜 정권에 더이상 기대할 게 없습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양질의 고용율 70%, 중산층 70%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해고자가 넘쳐나고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사회공공성이 파괴된 사회에서 고용률을 높이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제123회 세계노동절인 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 주최로 3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민주노총 사수를 외쳤다.

이날 노동자들은 "최저시급으로는 밥 한 그릇 사먹기 힘든 현실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은 스스로 잔업과 특근을 자처할 수밖에 없다"며 "건설, 화물, 간병, 대리운전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침이 무색하게 학교비정규직과 칠곡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해고투쟁은 계속되고 이주노동자들은 일상적인 폭언과 폭행, 저임금에 시달리지만 사업장을 변경할 자유도 없이 노예처럼 살아간다"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 참가한 일부 참가자가 이주노동자들의 불법단속 반대와 고용허가제 폐지 피켓을 들고 있다.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 참가한 일부 참가자가 이주노동자들의 불법단속 반대와 고용허가제 폐지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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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에 나선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노동기본권이 무시되는 사회에서 중산층이 증가하는 곳은 전세계적으로 한 군데도 없다"며 "박근혜 정권이 말하는 고용율 70%, 중산층 70%는 기만이고 우리 노동자를 속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길우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장은 "70년대 전태일동지가 분신할 때 근로기준법 지키라고 했는데 우리 건설노동자는 아직까지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건설노동자들도 일요일 쉬거나 일을 하면 특근 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 소속도 아니지만 일을 한 뒤 60일이 지나서야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며 "우리는 정규직도 좋고 비정규직도 좋으니 근로기준법 적용받고 노동자 대접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천재곤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오늘은 노동자들의 생일이라 축제를 벌여야 하지만 현실은 노동자들이 투쟁을 다짐하는 날이 되었다"며 "더욱이 공무원, 교사들은 노동절 휴가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지부장은 120여 년 전 텍사스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불렀던 노동가요의 가사를 읽어내려가며 노동절의 유래와 의미를 되새긴 뒤 "사회공공성에 해당하는 철도, 수도, 의료, 가스 등의 민영화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기계를 멈추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는 노동자들.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기계를 멈추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는 노동자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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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대구지역 해고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대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대구지역 해고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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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노동자들은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고용허가제 폐지와 강제추방, 불법단속을 멈추라는 손피켓을 들었고 건설노동자들은 '단결'이라 쓰인 망치모양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문화공연도 이어졌다. 노동가수 지민주씨의 공연과 건설노동자, 금속노조 등으로 구성된 무용팀은 '기계를 멈춰'라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대구지역 해고노동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기획된 노조파괴공작으로 희생된 영대의료원, 상신브레이크,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 노동자 등 30여 명의 해고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또 "우리는 세계노동절을 맞이하여 123년 전 미국의 노동자들이 그러했듯이 빼앗긴 노동의 권리, 짓밟힌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며 "박근혜정권 1년차의 철저한 노동배제 전략에 맞서 불꽃같은 투쟁으로 노동해방을 선언하자"고 외쳤다.

이어 빼앗긴 노동의 권리를 되찾는 투쟁에 적극 나설 것과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철회투쟁, 건설노동자 총파업투쟁, 생활임금 쟁취, 민주노조 사수투쟁 등을 결의했다.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노동절 노동자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행진을 하는 모습.
 대구시 중구 반월당에서 노동절 노동자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행진을 하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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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당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는 건설노동자들.
 반월당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는 건설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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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유인물을 통해 저임금에 불안정한 일자리 대신 인간다운 삶을 위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하고 3000여 명의 정리해고와 2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쌍용자동차에 대해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반월당에서 경북대병원을 거쳐 칠성시장까지 약 2.7km를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경북에서도 민주노총 경북본부 주최로 13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노동절 집회를 했다.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노동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태그:#노동절, #민주노총 대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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