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공공 임대주택 공약인 '행복주택'이 서울의 오류, 가좌, 공릉, 목동, 잠실, 송파와 안산 고잔 등 수도권 7곳에 들어선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20일 서울 오류동역 시범지구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행복주택 사업안을 발표했다.
이들 지역에는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인 임대주택 1만 가구와 상업시설 등 친환경 복합주거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대부분 역세권에 과거 아파트값 급등을 주도한 지역들로 과거 보금자리 주택보다 한결 주거조건이 나아졌다는 평이 나온다.
한창섭 국토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양호하고 주변에 학교나 상업시설 등 주거편의시설이 충분히 구비된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행복주택 사업의 시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맡으며 이르면 2016년부터 이곳 지역의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철도부지, 유수지 이용... 도심지역에 공공 임대주택 건설당초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행복주택사업은 철도 유휴부지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발상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사업안은 기존 개념에 유수지까지 활용의 폭을 넓혔다.
이날 국토부는 구체적인 부지 선정과 함께 향후 추진 계획도 밝혔다. 7개 시범지구중 철도부지 4곳을 우선 추진하고 오류, 가좌, 공릉지구는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개발 방향을 보면 오류동역 일원을 활용한 오류동지구는 총 사업면적 10만9000㎡에 1500호의 행복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국토부는 이 지역 노인들과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취업 지원센터와 사회적 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가좌역사 부근을 활용한 가좌역 지구는 총 면적 2만6000㎡에 650호를, 공릉역 부근에 조성되는 공릉지구에는 사업면적 1만7000㎡에 200호를 건설한다. 연세대, 과학기술대 등 비교적 대학가와 가까운 이 두 지구에는 대학생을 위한 주거공간과 소규모 공연장, 공원 등이 설치된다.
유일한 경기권 사업지인 안산 고잔지구는 전철 4호선 철도부지 4만8000㎡에 1500호의 임대주택을 짓는다. 개발 콘셉트는 '다문화 소통'. 국토부는 문화예술공간과 함께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다문화 교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철도부지를 활용한 네 곳에는 모두 선로 위에 데크를 씌우는 방식으로 소음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국토부측은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로 위는 공원과 개방된 공간으로 이용하고 주택은 선로 옆으로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개유수지인 목동지구에는 10만5000㎡에 임대주택 2800호가 건설된다. 또한 물과 문화를 주제로 자원순환센터, 문화예술거리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총 면적 7만4000㎡인 잠실지구에는 주택 1800호와 함께 체육공원이, 사업면적 11만㎡인 송파지구에는 주택 1600호와 오픈마켓이 지어질 예정이다.
월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50~60% 수준이번에 발표된 '행복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심지역에 건설된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 등 도시 외곽에 건설돼 저소득층 진입이 어려웠던 보금자리주택과는 달리 실질적인 서민 임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행복주택이 도심에 자리잡으면서 인근 지역의 임대시세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행복주택 월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50~6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수지를 활용하는 목동, 잠실, 송파 탄천 등 3곳은 과거 아파트값 급등을 주도한 '버블세븐' 지역인데다 철도부지 활용 사업지에 비해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기 때문에 기존 주택 수요자의 반발이 빈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7개 시범지구를 시작으로 지방 대도시권까지 행복주택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의 수혜계층을 늘리기 위해 금년 내에 LH의 미매각용지등을 포함한 유휴 국·공유지를 좀 더 발굴해서 추가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