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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대회에서 개성공단 주재원과 입주기업 관계자 등 500여명이 공단 정상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대회에서 개성공단 주재원과 입주기업 관계자 등 500여명이 공단 정상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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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파탄으로 가동 중단 50일을 맞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오는 30일 다시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하면서 "방북이 성사되지 않으면 이제는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다"며 가두투쟁을 예고했다.

개성공단 주재원과 입주기업 관계자 등 500여 명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연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대회는,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사업잠정중단을 선언한 북한과 공단 내 남측 인원 전원 귀환을 결정한 정부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중심으로 꾸려진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의 정기섭 기획분과위원장은 남북 양측의 강경파들을 '개성공단을 망친 주범'으로 꼽았다. 그는 "남한을 싸울 대상이자 경계의 대상으로 삼는 북한의 강경 군부가 (북한 노동자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북한을 잠재적인 인질범으로 보는 안보지상주의 군 출신 인사들이 군사작전 하듯 (남측 인원) 전원 철수를 결정한 것 아니냐"고 했다.

정 위원장은 "자칫 하면 '남남갈등이다', '북쪽에 오래 있으니 이젠 친북좌파가 된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볼 수 있어 우리들의 운신의 폭이 좁다"면서도 "이제는 분연히 일어나서 거리로 나가야 한다. 야외집회든 1인시위든 저부터 하겠다"고 했다. 그는 "개성공단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남·북의 모든 이들에 맞서 우리는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은 "옳소"를 외치며 큰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

이날 촉구대회에서 비대위는 공개적으로 통일부에 방북승인을 요청하는 팩스를 보냈다. 오는 30일 오전 10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258명이 공단을 방문해 시설과 물자를 점검하겠다는 내용이다. 남측 인원 귀환 결정 이후 수차례 방북 신청을 했던 입주기업들은 이번 방북도 무산되면 거리 투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어지는 '눈물의 호소'..."정상화 위해 정말로 노력해달라"

이날 촉구대회에서는 '눈물의 호소'가 이어졌다. 비대위의 유창근 대변인은 개성공단 연혁을 보고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개성공단을 국제화 해 남북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겠다'고 해서 그 공약을 믿었고 희망을 가졌지만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지금 개성공단은 사면초가에 처해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지난 2005년 6월부터 개성공단 주재원으로 일해왔던 최인숙씨도 "개성에 간 처음에는 거기 사람들의 너무나도 다른 문화 때문에 적응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동안 북측 근로자들은 우리에게 많은 걸 보여줬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줬다"면서 "그렇게 9년 젊은 세월을 바치면서 일한 공단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했다.

최씨는 "회사에서 휴직계를 제출하라고 하고, 본사에 나가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도 두달 정도 생활비를 못 받은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에서는 '공단은 곧 정상화될 것이고 그 때부터 다시 출근하라'고 하지만 개성공단이 정성화되지 않으면…"이라면서 말끝을 잇지 못했다. 최씨가 끝내 울음을 터뜨리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로 격려했고, 최씨는 정부를 향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정말로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늦으면 다 죽는다. 북측은 개성공단 출입을 즉각 허용하라!", "남북 당국은 개성공단을 즉각 가동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사를 마쳤다.


태그:#개성공단, #입주기업, #비대위, #방북, #거리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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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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