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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성우빌딩에서 열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개소식에서 안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안 의원의 뒤로 최장집 이사장과 장하성 소장이 보인다.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성우빌딩에서 열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개소식에서 안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안 의원의 뒤로 최장집 이사장과 장하성 소장이 보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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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독자 정치세력화의 첫발을 뗐다. 향후 안 의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정책 연구소 '내일'이 9일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발기인과 이사진에는 지난 대선 캠프 출신 전문가 및 교수들이 대거 포진해 '안철수 신당'으로 진화할 모태의 형태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성우빌딩 사무실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안 의원과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소장을 맡게 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 후원회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조광희·금태섭 변호사, 김성식 전 의원 등 지난 대선과 4.24 재보선 당시 핵심 참모들이 모두 총출동했다. 또 안 의원의 대선 캠프 국정자문단에서 활동했고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역임 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참석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후보단일화에 나섰다가 부정 경선 공방 끝에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희철 전 의원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각계 인사들과 취재진까지 몰리면서 사무실 안은 북새통을 이뤘다.

북새통 이룬 개소식... 안철수 "중심 연구 과제는 민생"

안 의원은 이날 개소식에서 내일의 중심 연구 과제는 '민생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정치시스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시스템, 사회격차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시스템, 글로벌하게는 각국의 이기주의에 사로잡혀서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는 정치경제환경 등 이런 모든 분야들이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모든 사람들이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사회의 전반적 구조개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출발점인 만큼 (내일의) 연구 과제는 격차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나라 공동체의 복원"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내일'의 활동 방향에 대해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지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저희는 열린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예전에 선거에 참여했던 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돼 있다"며 "여러 좋은 정책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연구소를 통해 정책 제언을 받아들이고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현장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개소식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사무실에서 열려, 안 의원과 최장집 이사장이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개소식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사무실에서 열려, 안 의원과 최장집 이사장이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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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는 정책 산출에 있어서는 그런대로 좋은 정책 대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계층이나 여러 직능 부문의 소리들이 제대로 대표되지 못하고, 대표되지 못한 소리들이 매우 약하게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들이 정책 과정에 많이 참여하는 측면이랄까, 참여의 균형 측면을 연구하는 게 목적 중 하나"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날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을 두고 벌어진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 논란에 대해서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개소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최 교수는 "그간 정치학을 연구하면서 정당 정치에서 노동의 참여를 강조해온 것은 사실이고 새로운 정당에서 노동이 주요 이슈로 다뤄져야 한다고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노동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과 노동을 대표하는 노동자 정당 혹은 진보정당을 만든다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전체 인구 중 대부분이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노동자인데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어떻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느냐"며 "노동 문제는 불균형,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중요하지만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신당 문제에는 신중... 민주당과 경쟁 본격화

'내일'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은 연구소가 안철수 신당 창당의 모태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장집 교수는 "연구소에서 책임을 맡게 된 것이 정치권에 가깝게 들어왔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제가 정치인은 아니다"라며 "연구소는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만드는데 전념할 것이고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정치 영역에서 풀어나갈지는 정치인으로서 안철수 의원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도 신당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최근 "연구소는 정당 구성이나 선거의 인재풀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개소식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열렸다. 개소식 도중 갑자기 떨어진 '정책네트워크 내일'이라고 적힌 판넬을 안 의원과 최장집 이사장 등이 벽에 붙이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개소식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열렸다. 개소식 도중 갑자기 떨어진 '정책네트워크 내일'이라고 적힌 판넬을 안 의원과 최장집 이사장 등이 벽에 붙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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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에 참여하게 될 새로운 얼굴들도 이날 소개됐다. 이사진에는 소설가 조정래씨와 이옥 덕성여대 교수(아동복지학)가 새로 합류했고 감사에는 백웅기 상명대 교수(금융경제학)가 선임됐다. 조정래씨는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이옥 교수는 육아정책 분야를 담당한 바 있다. '내일'의 발기인으로는 안 의원의 대선캠프 정책포럼에 참여했던 전성인 홍익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등 총 52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34명은 교수 및 전문가 그룹이고 나머지 18명은 안 의원의 대선 캠프 출신이다. 

'내일'은 오는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창립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최장집 교수가 정치 분야,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경제민주화 분야,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복지 분야 주제 발표에 나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시간이 짧아 말씀 드릴 내용이 아주 깊이까지 들어가기는 힘들어도 대략적인 큰 그림부터 차곡차곡 소개하려고 한다"며 "그 다음 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정리된 생각들을 하나하나 말씀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일'이 공식 출범하고 새로운 인물 수혈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의 인재 영입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태그:#안철수,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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